문정현 신부의 봄바람 순례…강정해군기지에서 가덕도신공항반대·비정규직투쟁 현장까지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2-03-11 23:12:24    조회 : 181회    댓글: 0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82)가 노동, 인권, 생태, 평화를 위한 순례에 나선다.

문 신부와 평화행동은 “3월15일부터 4월30일까지 ‘다른 세상을 만나는 순례 - 봄바람’을 진행한다”고 10일 알렸다. 이들이 내건 구호는 “빼앗긴 노동, 인권, 생태, 평화의 새 바람, ‘봄바람’, 일어나, 함께 해요”, “지금 당장 기후정의! 차별을 끊고 평등으로! 전쟁 연습 말고 평화 연습! 일하다 죽지 않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이다.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가 15일 노동, 인권, 생태, 평화를 위한 순례에 나선다. 평화행동 제공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가 15일 노동, 인권, 생태, 평화를 위한 순례에 나선다. 평화행동 제공

순례는 15일 낮 12시 제주 강정 해군기지에서 시작한다. 노동, 인권, 생태, 평화를 위한 투쟁 현장을 방문한다. ‘제주 칼호텔 매각 반대 투쟁 현장’(15일)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호운동 현장’(16일) ‘가덕도 신공항 반대 목요행동 집회 현장’(17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서진 이엔지’(18일) ‘코로나19 의료공백으로 사망한 정유엽 2주기 추모식장’(19일), ‘월성 원자력 발전소 인접주민 이주대책 요구 출근 투쟁 현장’(21일), ‘<평등길1110> 공동체 상영 및 여성노동자들과의 간담회장’(22일), ‘새만금 신공항 예정지 수라갯벌’(25일), ‘하제마을 미군공여 반대, 팽나무 지키기 팽팽문화제’(25일)를 찾아 연대한다.

4월30일 종착지인 서울에서 ‘다른 세상을 만드는 4·30 대회’를 연다.

문 신부는 박정희 군사정권 때부터 독재에 저항했다. 1974년 정의구현사제단 결성에 앞장섰다. 늘 억압받고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했다. 일회성 방문은 하지 않았다. 강정 해군기지 반대 투쟁 현장을 14년째 지키고 있다. 용산참사 때도 현장에서 숙식하며 철거민들과 연대했다. 노동, 인권, 생태, 평화에 관한 문제라면, 이른바 진보 정권이든 보수 정권이든 상관 없이 일관된 기준·원칙으로 불편부당하게 싸워왔다.

평화행동은 “현장 연대 일정은 계속 업데이트한다. ‘순례 길동무 신청’도 받는다”고 했다. 참여 신청 링크는 spring.lrl.kr이다.

다음은 문 신부와 평화행동의 순례 제안문이다. 이 제안문은 20대 대선 투표일 이전 작성됐다.
 

■지금 당장 기후정의! 차별을 끊고 평등으로! 전쟁 연습 말고 평화 연습! 일하다 죽지 않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
 

천만 비정규직의 시대, 차별과 불평등이 만연한 시대, 기후위기로 생태계 균형이 흔들리는 시대, 평화보다는 전쟁을 연습하는 시대. 누구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순간을 위기의 시대라고 합니다. 하지만 위기는 누구에게나 똑같지 않습니다. 가장 힘없는 곳에서부터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공항 또 짓는다고 갯벌을, 섬을 파괴합니다. 서울에 더 많은 전력을 보내기 위해 시골 마을은 온통 송전탑에 둘러싸이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무너지고,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들이 거리로 나앉고 있습니다.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외침에는 여전히 ‘나중에’라고 합니다. 기후재난으로 위협받는 사람들의 권리는, 기업의 이윤 앞에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비는 최고치를 경신해 55조에 육박하고 세계 6위의 군사력을 자랑하며 분쟁지역에 무기를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위기는 가까이 있는데, 정치는 너무나 한가하게 서로를 헐뜯는 것에만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누가 덜 나쁜가를 두고 서로 경쟁할 뿐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외침에 화답하는 정치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위기의 시대 속에서도 작은 희망을 틔우며 다른 세상을 향해 값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위기가 불평등하게 도래할 때 그 불평등을 깨트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만이 미래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하지 않습니다. 위기를 직면하고 다른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자 합니다. 다른 세상을, 그리고 먼저 온 미래를, 지금 여기서 살며 투쟁하는 사람들 속에서 찾고자 합니다. 노동의 존엄을 찾는 사람들, 차별을 넘어 온전한 나 자신을 찾는 사람들, 인간과 자연의 연결을 회복하려는 사람들, 경제 성장이 아니라 삶의 성숙을 일구는 사람들, 전쟁연습이 아니라 평화를 연습하는 사람들. 기후위기 현장에서 정의로운 전환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 투쟁하며 미래를 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배우며 멈추지 말고 만나 보자고,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고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가 권력을 잡던, 대리 권력에 우리의 힘을 맡겨 두고 요청하지 않으려 합니다. 우리 각자가 삶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과 힘을 스스로 실천하며 다른 세상을 선언 하려 합니다. 3월15일 제주에서 출발해 4월30일 서울로 향하는 그 길에 함께 해 주시길 바랍니다.

문정현 신부의 봄바람 순례…강정해군기지에서 가덕도신공항반대·비정규직투쟁 현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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