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더불어 사는 하나님나라 꿈꾸는 생태여성신학자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1-01-26 23:05:54    조회 : 139회    댓글: 0
- '생태여성주의'가 지금 이 시대에 어떤 통찰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우리가 몸담은 문명이 전적으로 새롭게 탈바꿈해야 한다. 그러려면 상상력의 층위가 달라야 한다. 전통적인 가부장적 자본주의, 가부장적 과학주의, 가부장적 합리주의 갖고는 안 된다. 그래서 생태여성주의가 필요하다.

1960년대에 이미 그 움직임이 있었다. 두 명의 여성이 인류 문명사에 큰 발자국을 남겼다. 한 명은 베티 프리단(Betty Friedan, 1921~2006). <여성의 신비 The Feminine Mystique>(평민사)를 통해 '여성다움의 신화'를 폭로하면서 여성운동에 불을 질렀다. 다른 한 명은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 1907~1964). <침묵의 봄 Silent Spring>(에코리브르)을 써서 '지구의 날'이 선포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이 책은 앨 고어(Albert Arnold Gore Jr., 1948~) 전 미국 부통령의 추천작이기도 하다.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 An Inconvenient Truth'(2006)로 유명한 노벨평화상 수상자 말이다.

작년 11월에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한국 생태 문명 회의가 열렸다. 나도 참여해 발표할 기회가 있었는데, 거기서 엘 고어의 딸 카렌나 고어(Karenna Gore, 1973~)를 만났다. 물론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 '줌'(Zoom) 화상회의를 통해서였지만. 그녀의 제안이 인상적이었다. 국제 정책을 다룰 때는 세 개의 의자가 더 있다고 상상해 보란다. 첫 번째는 탄소 배출을 가장 적게 하지만 가장 크게 불이익을 당하는 가난한 사람들, 두 번째는 고갈되는 자원과 약탈당하는 토지, 세 번째는 미래 세대 인간과 인간 이외의 다른 생명체들.

세상을 바꾸는 건 이런 상상력이다. 근대라는 시간이 자연에 걸린 마법을 풀고 자연을 마구잡이로 이용해 기후 재앙과 같은 지구 문제를 낳았다면, 이제는 '재마법화'가 필요하다. 뉴질랜드 정부가 2017년에 황거누이강과 타라나키산을 헌법상 법적 주체로 인정한 게 그 보기다.

현 인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라 불리는 이 무시무시한 인간종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지질학자들이 현대를 '인류세人類世'(Anthropocene)라 부르지 않나. 지구를 종말에 이르게 할 변수가 인류라는 의미다. 이걸 깨달아 알면, 새로운 인간종으로 변신해야 한다. 그 이름을 나는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라고 부른다. '더불어 살 줄 아는 인간'이라는 뜻이다.

저명한 유대 랍비 아브라함 헤셸(Abraham Joshua Heschel, 1907~1972)은 <누가 사람이냐>(한국기독교연구소)에서 "인간은 자기 본성을 기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본성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다른 생명체와 구별된다"고 말했다. 인간은 창조주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자신의 본성을 창조할 수 있다.

예수는 하나님나라를 상상하라고 가르쳤다. '총, 균, 쇠'가 아니라 상상력으로 세상을 바꾸셨다. 유대인의 창의성의 원천은 '티쿤 올람'(Tikkun Olam)이라고 하더라. '네가 옴으로 인해 세상이 더 나은 곳으로 바뀌었냐'는 물음이다. 지금 우리는 이 숙제를 받아 들었다.(계속)

[출처: 뉴스앤조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하나님나라 꿈꾸는 생태여성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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