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뉴딜, 모든 산업 정책에 기후위기 대응 고려해야"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0-05-30 20:47:44    조회 : 157회    댓글: 0

[기후정의를 말한다] 박현정 부소장 "한국형 뉴딜, 모든 산업 정책에 기후위기 대응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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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20-05-26 18:17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박현정 부소장 / 사단법인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매주 화요일 기후변화와 관련한 쟁점과 이슈, 국내외 환경뉴스를 통해 기후 정의를 생각해보는 코너죠.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함께하는 <기후정의를 말한다>

오늘은 박현정 부소장과 함께 ‘코로나 이후의 녹색 미래’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부소장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지구촌 곳곳에서 인명손실과 경제적 타격을 동반하고 있는 코로나19는 최근 우리가 직면했던 재난 중 가장 심각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후위기의 측면에서도 세계적 기상이변 등 재난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어 사회적 불안이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번 사태 이후 재난이 줄거나 없어지면 좋겠지만, 실상은 더 크고 다양한 재난의 발생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통념이 되고 있습니다. 사실 인류 역사는 재난극복의 역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수많은 재난의 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대부분 국가가 재난관리 체계를 구축해왔습니다. 보통 4단계 즉 예방 및 완화, 준비와 계획, 대응 그리고 회복의 국면에서 순차적으로 관리하는 메커니즘을 구성하고 총괄적으로 연계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번 코로나19에 직면하면서 우수한 재난관리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전에 방역체계를 효과적으로 구축하여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고 국민과 함께 생활속 거리두기 방역지침 등으로 예방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회복 국면도 효과적으로 관리된다면 전 지구적 재난에 대한 사회불안요소를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우리의 일상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긴 하지만 지난 몇 개월 동안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해 온 국민과 정부는 이제 코로나사태 이후를 잘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인 것 같습니다. 그럼 어떻게 코로나 이후의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요?

▶최근 뉴스에서 향후 역사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거나 코로나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요. 저는 오히려 코로나 이전의 세계로 되돌아가면 안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재난회복의 방향은 발전적 재건(build back better)입니다. 즉, 재난 전보다 더 나은 생활로의 복구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방향성은 지난 2015년 유엔에서 국제사회가 합의한 재난위험저감을 위한 센다이 계획에 구체적으로 제시된 내용 중 하나입니다. 또다시 이런 아픈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재난에 취약했던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그리고 구조적인 문제점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복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복구에는 많은 돈이 투자됩니다. 주로 공공 투자를 통해 우리의 세금이 쓰여지는데, 더 나은 미래가 되도록 현명하게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재난이라는 위기를 기회 삼아 더 나은 미래로 가야한다는 것에 모두가 동의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 정부는 현재 코로나19의 재난에서 회복하기 위해 한국형 뉴딜정책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한국형 뉴딜이 발전적 재건의 방향성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정책 추진 방향만 제시된 상태라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지만, 간단하게 살펴보면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이 핵심축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제회복, 미래 경쟁력, 일자리와 고용 안전망이라는 목적에 기후대응이라는 목적이 융합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일단, 저는 이러한 방향성에 공감하고 있구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후위기에 다소 소극적인 우리나라가 이번 기회에 선진적으로 대응하는 노력을 보여줄 수 있길 기대합니다.


▷우리나라는 이전에도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경제정책 패러다임이 추진된 경험이 있지만, 대규모 토목공사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아직까지도 사회적으로, 환경적으로 논란이 남아있는데요. 한국형 뉴딜이 이러한 논란을 야기하지 않으면서 발전하기 위해선 어떻게 추진되어야 할까요?

▶아주 타당한 지적입니다. 우리는 현재 코로나19에서 회복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이러한 계획에 코로나라는 재난에서 얻은 교훈뿐 아니라 다양한 정책의 추진과정과 결과에서 얻은 이전의 교훈들도 반영되어야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긴급성이 우선순위에 있어야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미래로의 회복이 우선순위에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간혹 긴급성이라는 우선순위에 매몰되어 미래에 부담이 되는 결과를 야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기후위기의 심화입니다. 현재 세대는 분배가 아닌 성장에 우선순위를 두고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는 충분하게 노력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래의 세대에 불공정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미래세대의 비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더 심각한 것은 기후위기가 현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이제 먼 미래가 아닌 우리 세대가 직면한 어쩌면 코로나보다 더 위협적인 재난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네, 맞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인간에 의해 야기된 문제가 서로 복잡하게 연계되면서 더욱 공격적이고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과학적 연구가 더 진행되어야 알겠지만, 코로나 사태와 기후위기의 관련성을 파악하거나 코로나가 인간의 반환경적 행태에서 야기되었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이 많습니다. 과학적 연구가 없더라도 우리는 더 건강한 지구가 인간에게 더 유익하고 더 안전하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녹색이나 그린이라는 명칭을 사용했지만, 실질적으로는 환경 파괴적일 수 있음을 실패경험을 통해 알고 있고요.


▷우리의 경험과 상식을 바탕으로 한국형 뉴딜이 정말 환경친화적이면서 미래지향적 추진되면 좋겠네요.

▶저도 그렇게 추진되길 희망하는 뜻에서 세 가지 상식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우선, 뉴딜이 미래 선도산업인 디지털에 중점을 두는 것은 타당하지만, 산업 전반의 전환이 동반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온실가스 다 배출, 수출 주도형 산업구조가 유지되면 신산업 창출과의 불균형이 심화되어 경제적, 사회적 갈등이 증폭될 수 있습니다. 둘째, 기후위기 대응을 모든 정책에 내재화하여야 합니다. 기후친화적 투자와 금융을 통해 신산업의 미래 온실가스 배출이 고정되지 않도록 하고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경제적 인센티브를 더 강화해야 합니다. 새로운 행동 양식과 소비패턴이 기후친화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사회, 교육의 전환을 위한 정책도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경제성장 위주의 통계를 수정하여 GDP 성장에만 치중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셋째, 코로나 대응의 경험을 확대 재생산하여 기후위기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특히, 취약계층과 부문의 적응력을 강화하는 노력으로 미래의 재난에 선도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경기연구원 고재경 박사팀이 코로나19위기를 기후위기 해결의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한 보고서를 발간하였습니다. 보고서 앞 장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터뷰 내용이 실렸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스페인 표현에 하느님은 항상 용서하시고, 우리는 가끔 용서하지만, 자연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부분적인 재앙에 대해 우리는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것들이 자연의 복수인지 알 수 없지만 자연의 반응(nature’s response)인 것은 분명하다.“ 저는 코로나에서 회복하는 단계에 있는 우리에게 이 말씀이 커다란 시사점을 안겨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후정의를 말한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박현정 부소장과 함께 `코로나 이후의 녹색 미래`에 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20-05-2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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