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시보 연재 “신앙과 경제”를 요약하며

작성자 : admin    작성일시 : 작성일2013-12-14 14:00:45    조회 : 570회    댓글: 0
수원 교구 교구장이신 이용훈 마티아 주교님이 가톨릭 시보에 연재하신 "신앙과 경제"를 요약하였습니다. "공생공빈 밀알 협동조합" 과 "빛의 영성과 Empowerment Society(역량강화 사회)"의 신앙적이며 사회적이고, 경제적, 윤리적, 생태적 영성적 관점의 차원에서 이해와 그 근거를 찾아보며 본당 공동체의 신앙생활 생명공동체 실천 운동을 생각합니다.
 
가톨릭 시보 연재 “신앙과 경제”를 요약하며
 
 
천주교 수원 교구장이신 이용훈 마티아 주교님께서 그리스도인으로 세상을 살아가며 부딪치는 다양한 문제를 신앙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신앙과 경제에 관한 시리즈 기획(1-80)을 가톨릭 시보에 연재한 것을 “빛의 영성과 Empowerment Society"를 지향하는 본 홈페이지 영성에 관한 중요한 근거로 여겨져 대략 요약 발췌하여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상당히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리스도교 신앙에서 보는 사회 안에 경제 질서의 쇄신과 바른 윤리 질서를 통해 모든 개인과 가정 사회의 선익을 위해 극복해야 할 가난 문제, 근대 산업화 과정과 세계화에서 부의 불평등한 분배 등으로 부익부, 빈익빈 문제, 시장중심주의, 물질만능주의. 경제제일주의와 세계화 현상에서 실업과 비정규직, 양극화, 빈부격차 문제 등을 지적하며 가난한 나라들이 몰려있는 제3세계, 저개발국의 서민층, 농촌과 농업, 자영업 붕괴 등에 관한 사목적 관심과 연구, 대안의 모색 등이 긴박하고 절실한 교회적 과제임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신자유주의적 질서에서 초래되는 비정규직과 간접고용으로 대변되는 노동유연화정책, 저명한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설명되는 ‘누적 우위’ 이론이라고도 일컫는 ‘마태오 효과’를 양극화 현상을 이해하는 중요 핵심 용어를 언급합니다. 이에 급격한 기술혁명과 세계화로 인해 경제적 이익을 둘러싼 많은 문제들에 그리스도교적 가치와 윤리를, 시대의 징표를 정확하고 분명하게 분석하고 바라보며 온당한 식별력과 지혜로 경제생활을 배우고 실천하는 그리스도의 자세의 절실함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리스도적 가치를 토대로, 우리 사회에 팽배한 개인주의와 물신주의를 극복하려는 사회적 기업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지역 사회를 근거로 사회적이고 상업적 목적을 추구하며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사회적 기업의 그 다양한 모델과 이론적 근거를 설명합니다.
 
사회적 기업을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고유자산으로 키워내는 영국형 사회기업 모델과 소속 구성원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며 공동체를 문제를 해결하거나 목적 달성을 위한 새로운 계획을 만드는 전통적인 협동조합 형태를 띠는 ‘이탈리아형’ 사회적 기업을 설명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정책적 배려가 전제된 유럽형 사회적 기업과는 다른 민간의 자발적 기부 문화에서 시작되는 정부 차원의 명문화된 제도적 지원이 없는 미국과 캐나다 등의 ‘믹국형 모델’을 설명합니다. 이런 미국형 사회적 기업은 그 사회적 기업을 위한 컨설팅을 하는 또 다른 사회적 기업을 통해서 더 영속적이고 지속적 지원을 하는 중요 활동도 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기업은 사회 공동체를 살리는 또 하나의 생명과 사랑 나눔의 학교라 설명할 수 있는데 효율성과 경쟁력을 함께 연결하는 합리적 선택을 하며 사회적 지지와 성과를 중시하며 빈곤 퇴치, 소수민족, 청소년 교육 등 지역 사회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며 글로벌 금융기업과 휴렛패커등 등 기부자들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이러한 우리 일상으로 깊숙이 다가선 사회적 기업은 정부나 개인의 힘만으로 극복하기 힘든 사회적 경제 현상에 대한 해결책과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기업의 사회 공헌과 사회 운동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얻고자 하는 그리스도교적인 애덕의 실천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사회적 기업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점차 활성화 하려는 뜻에서 정부에서 ‘사회적 기업 육성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엔 재정지원 서비스를 하는 은행이나 창업 투자회사 역할을 하는 사회적 기업이 없음을 지적합니다. 따라서 노동부를 비롯한 정부 차원에서 단순한 인력 지원만이 아닌 재정 지원 체계를 빨리 구축하여야 하며 교회 차원에서도 시대의 징표를 잘 읽어냄으로써 우리 시대가 필요로 하는 현장에서 주님의 도구가 되어 이 세상에 하루빨리 경제적 평화가 정착되는 하느님 나라가 오도록 늘 깨어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교회와 지역공동체, 그리고 정부가 서로 협력해 상호 소통의 장 역할까지 하는 사회적 기업의 확산은 계속 되어야 하며 그리스도인은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이 땅에 하느님 나라의 진리를 전하시고 그 나라를 세우기 위해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전 생애를 걸고 따르는 사람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오늘날 가톨릭교회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회적 기업(경제) 오랜 수도원 전통을 밑거름으로 한 협동조합의 정신과 철학에 출발했다고 볼 수 있는데 종교적 사랑에 근거한 나눔과 연대 정신에 기초한 경제 공동체의 모습을 지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대료적 사회적 이업은 살트르 성바로 수녀회가 세운 위캔(We Can) 센터, 광주 대교구의 직업재활시설인 엠마우스 산업, ‘대전 민들레 의료생협’ 하상복지회에서 운영하는 ‘도서출판 하상점자’ 등이 있으며 이들은 사회통합, 사회적 약자 배려, 공동체적 가치 제고 등을 통해 복음 정신의 사회적 실현에 앞장섬으로써 사회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성장해온 사회적 경제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면서 세상에 짙게 드리우고 있던 그늘이 한 꺼풀씩 벗겨져 나가고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은 이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어 사회적 협동조합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현재 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사회적 경제는 많은 부분 가톨릭 정신과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무한경쟁시대에 착한 대안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협동조합은 우리 사회 저변에 깊숙하게 자리 잡은 승자독식 문화와 신자유주의, 양극화를 극복해 사람 냄새 나는 공동체를 이뤄갈 수 있는 씨앗으로 기대를 모으며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미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주위에서 친근한 대안경제 체제와 조직을 갖춘 협동조합은 영리회사의 독과점에 대응해 고품질의 재화와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무한 경쟁시장에서 지대한 순기능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의 경쟁력은 원가경영과 조합원의 공동 운영과 단합된 행동강령 실현에 있는데, 그 형태 또한 소비자협동조합, 생산자협동조합, 신용협동조합, 노동자협동조합, 사회적 협동조합, 신세대협동조합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협동조합이 국민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나라로 꼽히는 핀란드, 뉴질랜드, 스위스,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은 전 세계적으로도 살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늘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운동이 가장 활발하게 벌어지는 나라가 뛰어난 경제 발전과 복지 수준을 동시에 유지하고 있는 것은 공익우선과 나눔정신이 바탕이 된 그리스도교 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경제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협동조합은 경제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익을 추구하지만 이윤 동기에 의해서만 움직이지 않고 공동선을 먼저 고려합니다. 협동조합이 잘 발달돼 있는 국가와 지역에서 그 좋은 예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느 동네의 가게나 가까운 편의점에 가도 쉽게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오렌지주스 썬키스트(Sunkist)가 협동조합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태양(Sun)의 입맞춤(Kissed)’이라는 뜻을 지닌 썬키스트는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오렌지 브랜드입니다.
 
성공적인 협동조합의 예로 꼽히는 곳 가운데는 축구클럽도 있습니다. 세계적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가 뛰고 있는 스페인 FC 바르셀로나도 실제로는 17만3000여 명의 조합원이 운영하는 축구협동조합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모습의 협동조합의 존재는 사회적 경제의 풍토가 아직 척박한 우리로서는 부러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달리 보면 주위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하면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좋은 기회이자 은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 구성원이 선한 의도를 갖고 사회적 공동선을 실현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면, 하느님께서 풍성한 은혜를 내려 축복하여 주실 것입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의 성숙을 통해 그리스도의 완덕(完德)에 도달하도록 부름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현세에서 체험할 수 있는 모든 아름다움도 결국은 그리스도의 완전하심을 향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일찍이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사회적 경제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며 세상을 주님의 아름다움으로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사회적 협동조합이 경제시스템 안에서 모범적으로 뿌리내리고 있는 모습들을 살펴보면 협동조합 안에 자리한 그리스도의 정신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럽에서도 협동조합 활동이 매우 역동적인 모습으로 손꼽히는 이탈리아는 ‘협동조합의 나라’라고 불릴 정도로 협동조합이 아름답게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지난 1854년 토리노 노동자들이 만든 소비자협동조합을 시작으로 움트기 시작한 이탈리아의 협동조합은 15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공동선을 목적으로 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주님 보시기에 좋은 열매를 거두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에밀리아-로마냐 지방은 제조업을 비롯해 서비스업 등 거의 모든 업종에 걸쳐 협동조합과 중소기업의 네트워크로 성공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공정과 나눔을 강조하는 민주주의 정신이 기업의 철학과 기능에 스며들어 있으며, 협동조합의 원리가 시장경제를 지배하는 사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이탈리아도 10% 안팎의 높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지만, 협동조합 천국이라고 불리는 이 지역은 해고가 없는 협동조합 중심의 지역경제 특징을 잘 살려냄으로써 약 3%대의 실업률을 유지하면서, 유럽에서 제일 잘사는 5대 도시 중 하나로 꼽히며 행복지수가 높은 도시가 되었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정신을 인식하고 전개하는 협동조합이 공동선이라는 사회적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 모범적인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협동조합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으로 꼽히는 핀란드, 스웨덴, 아일랜드, 캐나다 등의 나라에서는 인구의 절반이 조합원입니다. 국민소득에서 협동조합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나라를 보면 핀란드, 뉴질랜드, 스위스,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이른바 나라 규모는 작지만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강력한 힘을 지닌 강소국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경제나 산업에서 협동조합이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들은 공통적으로 이미 오래 전부터 선진국대열에 올라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삶을 펼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20여 년 전인 지난 1991년에 ‘사회적 협동조합법’이 제정되어 협동조합운동의 모범을 보이며 협동조합의 새로운 지평을 꾸준히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사회적 협동조합(Social Cooperatives)은 ▲사회 서비스, 복지 서비스 및 교육 서비스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A타입’ ▲농업, 공업, 상업, 서비스 등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B타입’ 등으로 대별(大別)되어 있습니다. 또한 제한적이긴 하지만 조합원에게 이윤을 배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코프에서 유통되는 농산물이나 축산물 등은 모두 ‘얼굴이 있는 생산자’가 직접 만들어 공급하는 것들입니다.
코프는 이곳에서 유통되는 상품에 대해서 자체 친환경 인증시스템을 구축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믿음과 신뢰를 판매하는 것입니다. 코프의 제품은 가까운 맛집에서도 세계 4대 와인협동조합 중 하나인 이 지역 ‘리유니트와 치브(Riunite&Civ)’의 와인과 함께 그대로 찾을 수 있습니다. 지역사회에 기반을 두고 지역사회를 위해 이바지한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코프에서 발생한 수익 대부분이 지역문화 활동, 올바른 식습관 형성과 소비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지원,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지원 사업, 의료장비 지원과 장학금 지원 사업 등 사회공헌활동과 조합원에 대한 배당금 등으로 지역사회에 고스란히 재투자된다는 것입니다.
 
협동조합으로 대변되는 ‘사회적 경제’는 사회적 딜레마를 해결해온 인류의 오랜 지혜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랜 옛날 맹수의 공격으로부터 부족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모은다거나 품앗이로 모내기를 한다든가, 저수지나 하천, 숲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규칙을 만들고 지켜온 것 등이 모두 사회적 경제에 속합니다.
사회적 경제는 이렇듯 다양한 영역에 걸쳐 공동선을 위한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사회구성원들의 통합과 전체적 선익을 도모하면서 인간적 향상을 추구하며 공동체 발전에 원동력이 되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인류가 진화시켜온 사회적 경제의 한 모습인 협동조합은 나눔, 사랑, 정의, 평화 등 예수 그리스도께서 몸소 보여주신 가르침을 잘 담아내고 있는 제도라 할 수 있습니다.
 
협동조합들의 협동조합으로 불리는 협동조합 연합체인 ‘레가 코프(Lega Coop)’가 있어 개별 협동조합을 대변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단위 협동조합들은 당기순이익의 3%를 레가 코프에 적립해 ‘조합기금’(coopfund)을 조성하고, 레가는 이를 협동조합에 대한 홍보, 정치적 옹호 및 대변, 협동조합 설립과 발전 지원, 공동 활로 등을 모색하는데 활용합니다. 이뿐 아니라 레가는 단위 협동조합이 파산하거나 어려워질 때 이 기금을 사용해서 실업자를 다른 협동조합에 취직시켜주거나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조합원들은 안심하고 경제활동을 펼칠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협동조합들의 모습을 통해 주님이 주시는 평화가 믿음을 바탕으로 한 나눔과 사랑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습니다.
 
협동조합의 역사와 현재는 경제적 평화가 거저 주어지는 주님의 선물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이 믿음과 사랑, 그리고 실천을 통해 세상 속에서 캐낼 수 있는 소중한 보화임을 보여줍니다.
 
이탈리아 협동조합들이 민주성과 개방성을 유지하며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철저한 교육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협동조합운동이 활성화된 지역에서는 협동조합들이 어린이집 같은 보육시설을 설립해 운영하는 공동육아도 자연스런 일상의 문화가 된 지 오래입니다.
 
이런 토양 속에서 자란 이들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협동조합의 정신에 젖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나눔과 사랑의 협동조합은 사람과 그 문화마저 그리스도화 하는 놀라운 힘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정신과 전통이 강한 지역이나 문화 속에서 협동조합들이 좋은 열매를 거두고 있는 현실은 협동조합이 단순히 인간이 만들어낸 사회적·제도적 산물임을 뛰어넘어 하느님 나라의 진리를 담고 있는 역동적인 조직임을 보여줍니다.
 
레가는 단위 협동조합이 조성한 ‘조합기금’을 협동조합 발전기금으로 활용해 매년 수십 개의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하고, 수천 명에게 ‘착한 일자리’를 찾아주고 있습니다. 조합원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할 경우 전직(轉職)에 필요한 교육훈련도 협동조합 네트워크 내부에서 이뤄집니다.
 
사람들이 다양한 방향 모색과 실천을 통해 발전시켜가고 있는 협동조합이라는 제도 안에는 주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실천해야 하는 진리가 담겨있는 것입니다. 협동조합이 경제위기 등 다양한 어려움 속에서 오히려 빛을 발하는 것도 바로 협동조합이 지닌 이러한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경제로서 협동조합이 세상 속에서 탁월하고 빼어난 모습을 드러내는 힘은 바로 그리스도교 전통을 바탕으로 한 교육에서 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곳곳에 분포돼 있는 협동조합들은 거의 예외 없이 조합원들에 대해 적절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교육만으로 쉽게 조합원으로 가입해 활동할 수 있는 곳도 있지만, 사회적 책임과 영향력이 큰 협동조합일수록 다양하고 단계적인 교육과정 이수를 통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합의 정신과 전통이 몸에 배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중·고교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초등학교 때부터 정규 교과과정에 협동조합에 대한 교육을 필수과목으로 하는 다양한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교육 내용은 협동조합의 정신과 역사, 작동 원리 등 협동조합을 둘러싼 일반적인 것이지만,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이러한 이론보다 협동조합을 통해 이뤄지는 직·간접적인 체험입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나 형제의 손을 잡고 ‘코프(Coop)’ 등 협동조합 공동체를 오가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협동조합의 체계와 정신 등을 배우게 될 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성을 함께 키워나감으로써 실천적인 나눔과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존재로 성장해 나가는 것입니다.
 
특히 일상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협동조합을 통해 자연스럽게 몸에 체화되는 정신들은 사랑, 나눔, 일치, 협력, 평화 등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 진리에 맞닿아 있어 굳이 누가 강요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가톨릭 정신에 젖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더구나 태어날 때부터 수많은 조합원들의 관심과 배려를 통해 건강한 먹을거리와 따뜻한 정신적 지지 속에서 자양분을 섭취하며 성장해나갈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 마디로 특별한 수고를 더 기울이지 않더라도 일상생활과 밀접한 협동조합 안에서 전인적인 성장이 이뤄지는 것이니, 이만큼 효율적인 교육의 장도 없을 듯합니다. 이처럼 교육과 협동조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기에 ‘교육 없는 협동조합은 없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고역(苦役)과 피땀으로 다가오는 노동은 본래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유지, 보존하기 위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동은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인간의 창조적인 모습을 세상 속에서 드러내며 궁극적으로 하느님께 봉사하는 것이기에 그 자체로 창조질서를 유지하는 도구이며 수단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노동을 통하여 인간이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역사(役事)에 참여한다고 특별히 강조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몸소 보여주신 노동은 바로 아버지 하느님의 일이었으며, 노동의 여러 형태 안에서 창조주요 아버지이신 하느님과 닮은 인간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셨던 것입니다.
 
이러한 연유로 노동은 인간만이 향유할 수 있는 신성한 의무이자 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노동의 가치가 훼손돼 노동이 기쁨이 아니라, 고통과 짐이 되는 현실은 결코 하느님이 바라시는 바가 아닐 것입니다.
 
이렇듯 세상 속에서 하느님의 창조활동에 참여하는 노동의 참 가치를 잘 드러내는 인간의 경제활동 가운데 하나가 (사회적) 협동조합(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협동조합은 사람이 노동을 통해 창조해내는 가치가 형제를 위한 봉사일 뿐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세우는데 귀중한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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