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회칙 실천 위해선 생태영성 계발·정립 먼저
생태적 회개와 성찰 필요, 행동으로 이어져야
2015. 07. 05발행 [13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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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회개와 성찰 필요, 행동으로 이어져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회칙 「찬미를 받으소서」를 발표하자 교회 내에서 ‘지속 가능한’ 생태적 대안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사목적 고민이 커지고 있다.
교회의 생태 사도직은 환경파괴와 오염에 대한 저항운동만은 아닌 데다 ‘즐거운 불편’이나 ‘탄소 줄이기’와 같은 활동을 확산시키는 방안 마련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교황이 회칙에서 강조한 대로 매일의 삶 속에서 절제를 통해 자발적 가난의 삶을 선택하는 공동체가 되려는 사목 과제가 만만치 않은 실정이어서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사제들과 각 교구 환경사목 담당 사제들은 조만간 회합을 갖고, 교황 회칙이 제안한 ‘새로운 생활양식’을 구체적 사목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논의한다. 특히 오늘의 상황이 환경만이 아니라 사회와 복합된 위기이기에 모든 창조물과 화해하기 위한 ‘생태적 회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환경 사목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인간이 초래한 지구 생태계 위기에 대한 성찰을 통해 창조물에 대한 존중과 돌봄, 감사의 마음을 키우는 생태 영성을 계발하고 신학화하며 ‘온전한 생태학’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해붕(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 신부는 “회칙 「찬미를 받으소서」를 구체적 삶의 자리에서 실천하기 위한 창조 영성 프로그램을 만들어 교사 교육에 활용해야 한다”며 “이에 앞서 온전한 생태학의 정립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아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계층별 환경생태 교육의 필요성도 날로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 △교구 내 환경학술전문위원회 구성 △신학교 생태신학 과정 편성 △예비신자 및 주일학교 교리 생태 영성 내용 게재 등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환경사목부와의 유기적 협력 사목 시행 △본당 환경 분과 조직 제도화 △교회 건축물 신ㆍ개축 때 친환경으로 개선 추진 등 다채로운 실천 방안도 제시됐다. 나아가 교회 여성생태운동단체와 지역 풀뿌리 창조보전 단체를 활성화하는 방안 또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교구 밀양 감물생태학습관장 유영일 신부는 “농촌 사목을 하면서 환경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직접 체험했다”며 “공동체 회복과 자연과의 조화를 배우는 생태신학 기초과정이나 생태 체험, 청소년 수련과정이 없어 감물생태학습관을 열어 더욱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생태 영성을 체험하는 장을 통해 영적 경건과 함께 소유나 탐욕에 대한 절제, 자발적 가난과 청빈을 배우고 신자유주의나 유물론으로부터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양기석(수원교구 환경위원회 위원장 겸 창조보전연대 대표) 신부는 “인간 탐욕 때문에 벌어진 위기이기에 악을 키운 상황에 대한 생태적 성찰과 회개가 필요하고, 교회 또한 신앙과 교리의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선포해야 한다”면서 “더 많은 소유에 대한 끊임없는 욕구에서 벗어나 절제를 통해 신앙인답게 사는 것은 분명히 세상에 커다란 환경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