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에 동참을
2015. 08. 16발행 [1327호]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9월 1일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선포했다.
지난 6월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 발표에 이어 전 세계 신자들에게 가톨릭 신앙의 관점에서 생태 문제를 성찰하고 회개하여 행동할 것을 촉구하며 기도를 호소한 것은 위기에 직면한 지구 생태계에 관한 교황의 예언자적 인식에 기인한다.
교황은 인간이 초래한 생태 위기의 근원으로 기술만능주의와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한다. 지구 온난화와 식수 오염, 다양한 종의 생물 멸종, 낮아진 인간 삶의 질, 세계적인 불평등 모두가 인간의 무분별한 욕심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교는 ‘창조 신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피조물에 대한 인류의 책임은 성경에 바탕한다. 성경은 자연 생태는 모든 인간이 동등하게 누리고 유산으로 물려줄 책임이 있음을 분명하게 선포하고 있다. 또 창조 질서를 깨뜨리는 것이 바로 ‘죄’임을 명시하고 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금 지구촌이 겪고 있는 생태 위기를 ‘죄의 현상’으로 인식해 피조물 보호를 위해 회개하고 기도할 것을 호소하는 것이다.
인간은 지구를 지배하는 생태계 최상위 생물체가 아니다. 단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계를 관리하는 존재이다. 인간이 이 지구를 책임있게 잘 관리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건전한 윤리와 생태 영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교황은 이를 ‘생태적 회개’라고 생태 회칙에서 표현했다.
생태적 회개는 생활 습관과 소비 방식을 친환경적으로 바꾸고 공동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지난해 교황 방한 행사 때 봉사자로 활동했던 서울대교구 청년들이 최근 일회성 용품을 줄이고 ‘손수건 사용’ 캠페인을 자발적으로 벌이기로 한 것이 생태적 회개의 좋은 예이다. 기도는 실천이다. 우리 모두 친생태적 생활 습관을 키우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