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생태 회칙 <찬미를 받으소서> 해설] 7. 서론과 1장 ⑦-1

작성자 : 마태오    작성일시 : 작성일2015-08-09 21:27:46    조회 : 348회    댓글: 0

울부짖음을 초래하면서도 귀를 막는 이들은 누굴까?

 

회칙은 장마다 고유한 주제와 접근법을 갖고 있다고 밝힌다(16항). 이제 1장을 정리할 때가 되었다. 1장은 ‘오늘날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자는 초대라 할 수 있으며, 그 접근법은 ‘생생한 최신의 과학적 분석’(17항)이라 할 수 있다.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내용이 있다. 첫째는 ‘자연’(하늘, 땅, 물, 생물 다양성)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회와 전 지구’의 상황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소개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 사이의 정직하고 참된 토론을 호소하는 셈이다(61항).

둘째는 단순히 과학적 정보를 널리 소개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목표’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고통스러운 자각’과 ‘인격화’ 그리고 ‘행동’이 그것이다(19항 참조). 회칙은 이를 ‘윤리적·정신적 여정’이라 한다(15항). 모두가 참여하는 대화에 대한 호소이면서, 동시에 ‘말 잔치’에 대한 경계라 할 수 있다.

최신의 과학적 분석에 기초한 ‘오늘의 상황’을 몇 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급속한 변화와 심각한 불균형이 초래한 병의 증후군들과 불안(18항 참조). ② 과학기술이 초래하는 사태의 악화와 악순환(20항). ③ 내다 버리는 문화(22항)와 무관심의 세계화(25항). ④ 이미 행성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들을 넘은 인간의 모험적 착취(27항).

왜 이런 상황으로 치닫게 되었을까? 회칙은 이를 “진보와 인간 능력에 대한 비이성적 자신감”(19항)에서 찾는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잘못 인도된 근대정신, 즉 ‘인간중심주의’와 ‘상대주의’에서 그 사상적 배경을 찾는다. 이를 우리는 ‘인간의 무절제한 욕망’의 충족을 행복과 발전이라고 보는 태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며, 학자들은 ‘공리주의적 사고방식과 삶의 양식’ 정도로 정리할지도 모르겠다.

회칙은 현재 상황을 함께 보자고 초대하지만, 격렬한 반발이 있을 것임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래서 한자리에 모여서 ‘정직한’ 대화를 하자고 제안한다. 누가 반발할까? 회칙은 1장 곳곳에서 시사하고 있는데, 참된 ‘윤리성과 영성이 부재한’ 이란 수식어를 붙여 이해하면 될 것이다. 그대로 열거한다.

‘기업의 이해관계’(20, 34항), ‘일부 더 많은 자원과 사회적 권력이나 정치적 권력을 가진 사람들’(26항), ‘폐기하고 내다 버리는 습관이 전례 없는 수준에 도달한 곳’(27항), ‘물 자원을 사유화하여 시장의 규칙에 지배를 받는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려는 이들’(30항), 물을 통제하려는 ‘대형 다국적 기업들’(31항), ‘생명(생활)의 원천들을 비이성적으로 다 먹어치우는 경제 그룹들’(32항), ‘빠르고 쉬운 이익을 좇는 이들’(36항), ‘세계적으로 거대한 경제적 이해관계들’(38항), ‘세계 인구의 대다수가 도달하기에는 너무 높은 수준에서 [모든 문제를, 배제된 이들이 직면한 문제들을] 추론’하는 지도자들(49항), ‘소수의 사람들만 소비할 권리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믿는 이들’(50항), ‘발전된 나라들 혹은 소위 제1세계에서는 절대로 할 수 없을 일을’ 저개발국가에서 하는 ‘다국적 기업들’(51항), ‘정보를 조작하면서까지 정치를 지배하는 과학기술과 금융’(54항), ‘경제와 과학기술 사이의 동맹’(54항), ‘경제 권력들’(56항), ‘강력한 금융이익집단들’(57항), 지난 2세기의 ‘진보의 신화를 집요하게 붙잡고 있는 이들’(60항)이다.

이를 정리하면, “방해자(저항과 관심 결여)의 태도는, 믿는 이들에게도 그런 태도는 있는데, 문제의 부정에서부터 무관심, 태연한 회피 혹은 기술적 해결책에 대한 맹목적 자신감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라 할 수 있다(14항).

그러는 사이, 인류는 ‘사회적 부채’(30항), ‘막대한 인간적·환경적 빚들’과 ‘생태적 부채’(51항)를 눈덩이처럼 불려 떠넘긴다. 미래의 행성에 뿐만 아니라, 동시대의 ‘자연’과 ‘사회’와 ‘사람’에게도 말이다. 물론 현재의 대지와 사회적 약자도 울부짖는다(49항), ‘불쌍한 우리’(2항)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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