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부도낸 어음 이제 지불할 때" 방미 첫 메시지는 기후변화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5-09-25 21:50:28    조회 : 427회    댓글: 0


일반  교황 “부도낸 어음 이제 지불할 때” 방미 첫 메시지는 기후변화

워싱턴|손제민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우리는 지금까지 약속어음을 부도냈는데, 이제 그것을 지불할 때다.(We have defaulted on a promissory note, and now is the time to honor it.)”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에 도착해 처음으로 낸 메시지는 환경문제에 대한 언급이었다. 그는 23일 백악관의 공식 환영행사에서 마틴 루터 킹의 연설 중의 한 문구를 인용해 인류가 지구 환경에 저지른 잘못을 되갚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 문제의 시급성을 인정한다면 기후변화는 더이상 미래 세대에 남겨둘 문제가 아니다. 우리 공동의 집(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지금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온실가스 배출에 있어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배출하고, 1인당 배출량은 가장 많은 나라다. 특히 교황은 기후변화가 취약한 계층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을 환기했다.

“우리는 아직 지속가능하고 통합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 변화할 시간이 남아있다. 그런 변화를 위해서는 내 자식들 뿐 아니라 체계적으로 배제당한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 대한 진지하고 책임있는 인식이 필요하다. 우리 공동의 집은 이 배제당한 집단의 것이기도 한데, 이들은 지금 하늘에 호소하고 있다.”

교황은 “우리는 창조주가 우리를 버리지 않을 것임을 안다. 그는 결코 우리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우리를 창조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인류는 우리 공동의 집을 함께 지을 능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앞서 지난 6월 전세계 가톨릭 주교, 사제들에게 보낸 자신의 두번째 회칙을 기후변화 문제에 할애할 정도로 이 문제에 많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교황의 미국 방문이 25일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과 미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세계 1, 2위이다. 교황은 앞서 쿠바를 방문해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만났을 때에도 생태 문제에 대한 대화를 나눈 바 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미국 정부가 쿠바, 이란 등과 관계를 개선한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끊어졌던 관계들을 복원하고 우리 인류 가족 안의 협력의 문을 새로 여는데 쏟은 노력은 화해와 정의, 자유로 가는 길에 긍정적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또 “이 위대한 나라에 사는 모든 남성, 여성들이 세계의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통합적이고 포용적인 발전 모델을 만들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지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인사말에서 “당신은 미주대륙의 첫 교황(the first Pope from the Americas)”이고, “트위터를 통해 회칙을 공표한 첫 교황”이라고 교황을 소개했다. 오바마는 “교황의 방문에 대한 열렬한 반응은 교황으로서 역할뿐만 아니라 당신이 인간으로서 가진 독특한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바로 겸손함과 격식을 차리지 않는 태도, 부드러운 말과 관대한 정신에서 우리는 예수의 가르침을 모범을 본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아울러 쿠바와의 관계 개선에 교황이 도움을 준 것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우리가 쿠바 사람들과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 것에 소중한 지지를 표한 것에 감사한다”며 “양국 간의 더 나은 관계와 미주대륙 내의 더 많은 협력, 그리고 쿠바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