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지구, 인간의 변화와 실천 재촉하네

작성자 : jo    작성일시 : 작성일2015-12-05 09:28:16    조회 : 439회    댓글: 0

위기의 지구, 인간의 변화와 실천 재촉하네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 공부·해석하는 포럼·세미나 잇따라
2015. 12. 06발행 [1342호]


홈 > 평화신문 > 기획특집 > 일반기사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 공부·해석하는 포럼·세미나 잇따라

▲ ▶11월 30일 열린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세미나에 앞서 참석자들이 ‘우리의 지구를 위한 기도’를 바치고 있다. 임영선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회칙을 다양한 관점에서 공부하고 해석하는 포럼과 세미나, 심포지엄 등이 잇따라 개최되고 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유흥식 주교)가 11월 30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회칙 「찬미받으소서」에 비추어 본 21세기 한국 사회에서의 통합 생태’를 주제로 정기세미나를, 이에 앞서 24일에는 정평위 환경소위원회가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찬미받으소서」를 성서ㆍ생태신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가톨릭 에코포럼’을 열었다. 정기세미나와 에코포럼에서 발표된 내용을 △공동의 집 △신학적 성찰 △통합의 생태 △성서신학과 「찬미받으소서」 등 네 가지 주제로 정리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공동의 집

공동의 집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까?

회칙 「찬미받으소서」 첫 장의 제목이다. 어떻게 하면 교황이 말한 ‘공동의 집’에서 모든 피조물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

‘생태 위기와 공동체 해체 시대, 「찬미받으소서」가 주는 울림에 대하여’를 발표한 박승옥(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은 공동의 집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덕목을 이야기했다. 내가 소중하듯 이웃 또한 소중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웃과 평화롭게 지내고, 재물과 음식을 탐하지 말고, 자비를 베풀고, 풀 한 포기 생명체도 허투루 다루지 말고, 음식과 물건들을 절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이사장은 “「찬미받으소서」는 예수님이 일깨워주셨던 이런 평범함과 상식의 힘을 부활시켜야 한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웃과 함께하는 ‘연대’를 강조하며 “공동의 집’이 없는 개인 구원은 불가능할뿐더러 신기루 같은 환상”이라고 했다. 박 이사장은 “「찬미받으소서」는 공동의 집에는 사람만이 아니라 이웃 생명체인 풀과 나무와 벌레와 짐승 모두가 들어와 함께 살 자격과 권리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구원과 사회 구원, 생태 구원은 하나라는 것이다.

박 이사장은 “단순히 분석과 비판만 하고 행동과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의 생각과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며 “오직 삶과 현실을 바꾸는 실천만이 하느님이 주신 피조물들의 다채로운 무지갯빛 우애의 집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실천하지 않으면 우리의 공동의 집은 파괴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신학적 성찰

개신교 신학자는 「찬미받으소서」를 어떻게 바라볼까.

‘복음서로서 창조 세계 : 「찬미받으소서」에 대한 신학적 성찰’을 발표한 최광선(호남신학대 영성신학 교수) 목사는 “기술 관료적 패러다임, 인간중심주의, 반생태적 문화에 대한 교황의 비판은 타당하며 생태 위기의 근본 원인을 잘 인식하도록 도와준다”면서 “다만 왜 그동안 그리스도교 신학과 영성이 기술ㆍ산업 사회가 공동의 집인 지구를 파괴하는 동안 침묵했거나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진단이 있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최 목사는 또 “「찬미받으소서」는 ‘다양한 관계를 드러내는 전체로서 우주는 하느님의 다함 없는 풍요로움을 드러낸다’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통해 다양성이 궁극적 신성을 드러내는 방법임을 강조한다”면서 “다양성에 대한 교황의 가르침은 존재하는 모든 것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발견할 수 있고, 자연 전체가 하느님 현존의 장소이자 하느님을 현시하는 곳임을 거듭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생태적 권고의 부족함’을 「찬미받으소서」의 아쉬운 점으로 들면서도 “우리의 공동의 집에 관해 모든 이와 대화를 나누는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인류 문명사와 지구 역사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통합의 생태

교황은 「찬미받으소서」 4장에서 ‘통합 생태론’의 다양한 요소에 관한 성찰을 제안한다. 교황은 통합 생태론을 “모든 것이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오늘날 문제들이 세계적 위기의 모든 측면을 고려하는 시각을 요구하기 때문에 인간적 사회적 차원을 분명히 존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통합의 생태를 향한 한국천주교회의 노력-쇄신, 복음화, 대화’를 발표한 박동호(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신부는 ‘통합의 생태’를 위해 한국 교회는 쇄신하고, 복음화하고, 대화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신부는 “사실 쇄신과 복음화와 대화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사제의 교역과 생활에 관한 교령’에서 언급됐기에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면서 “공의회가 폐막한 지 반세기가 지났음에도 생소하다면 그동안 한국 교회가 ‘쇄신, 복음화, 대화’를 회피ㆍ무시했거나, 우리 교회의 요새가 너무 높고 견고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신부는 또 “무엇보다도 성직자와 봉헌생활자들의 책임과 ‘사회적 부채’에 대해 고통스럽게 성찰해야 한다”면서 이는 “(쇄신, 복음화, 대화에 있어) 성직자와 봉헌생활자의 책임과 부채의 무게가 무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회의 복음화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모든 사람과 정직하고 공개적인 대화에 나서기 위해서는 그들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 에코포럼에서 ‘생태신학의 관점에서 본 「찬미받으소서」’를 발표한 이재돈(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신부는 “회칙은 우리가 생태운동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데 필요한 생태적 회개와 생태교육, 생태영성, 더 나아가 시민적이고 정치적인 사랑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성서신학과 「찬미받으소서」

잘못된 성경 해석이 생태 위기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가톨릭 에코포럼에서 ‘성서신학의 관점에서 본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발표한 최승정(가톨릭대) 신부는 성서적 관점에서 생태 문제를 바라본 2장(피조물에 관한 복음)을 분석하며 이런 주장에 대한 답변을 내놓았다.

회칙 67항은 “사람들은 인간이 땅을 ‘지배’(창세 1,28)하게 했다는 말이 창세기에 나온다는 것을 근거로 인간을 본성적으로 지배적이고 파괴적인 존재로 묘사하면서 유다-그리스도교 사상이 무분별한 자연 착취를 조장했다고 주장한다”며 “이는 교회가 이해한 바른 성경 해석이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최 신부는 “생태론자들은 성경의 인간 중심적 사고가 오늘날 생태적 위기를 초래했다고 비난하곤 했다”면서 “그리스도교가 말씀을 부정확하게, 인간 중심적으로 해석했기에 생태론자들의 비난은 타당하다고 볼 수 있으나 그것이 성경을 인간 중심적이라고 결론 내리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최 신부는 이어 “성경은 하느님 중심, 즉 신 중심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느님에게 있어서 인간 역시 피조물이며 따라서 인간에게 여타 피조물에 대한 절대적 지배의 권한을 준 것은 아니다”면서 “창세기 1장 28절의 ‘지배’의 개념은 (땅을) 일구고 돌본다(창세 2,15)는 의미로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