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쌀플레이션'까지?... 최대 쌀 수출국 인도 벼농사 '위기'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2-08-09 21:45:36    조회 : 121회    댓글: 0

난 3일 인도 북동부 아삼주 나가온에서 벼를 심고 있는 농부 모습. 나가온=신화

세계 최대 쌀 수출국 인도가 강우량 부족으로 쌀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쌀 생산량이 줄어들면 인도 정부가 향후 쌀 수출을 제한할 수 있어, 가뜩이나 치솟고 있는 전 세계 곡물가를 또 한번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 쌀 생산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북동부 서벵골주와 북부 우타르 프라데시주 등에 비가 내리지 않아 벼 재배 면적이 약 13% 감소했다.

우타르 프라데시주에서 벼농사를 짓는 한 농부는 "6월과 7월에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아 평소 농사짓는 면적의 절반에만 벼를 심었다"며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가뭄으로 인도 벼 재배 면적이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쌀 생산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자 인도에서는 지난 2주간 쌀 가격이 10% 이상 급등했다. 향후 가격이 더 오르는 상황을 대비해 쌀을 미리 비축하려는 수요 탓이다. 인도 수출 회사 스펀지 엔터프라이즈의 무케시 자인 이사는 "현재 톤당 365달러(약 48만 원)인 쌀 수출 가격이 9월에는 톤당 400달러(약 52만 원)로 더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쌀 가격이 오름세를 타면서 인도 물가 관리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안 그래도 인도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식품 가격 등이 치솟아 시름하고 있는데, 쌀 가격 상승은 여기에 기름을 끼얹을 수 있다. 지난 4월 인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79%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 물가상승률도 7.0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노무라 홀딩스의 소날 바르마 경제학자는 "지역별 강우량 차이가 지속될 경우 농작물 생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는 향후 경제 성장률 감소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의 쌀 생산량 감소는 인도 물가만 자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가 쌀 수출을 제한할 수 있어서다. 인도는 자국의 식량 안보를 챙기고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겠다는 이유로 지난 5월에는 밀과 설탕을, 지난달에는 밀가루 수출을 제한한 바 있다. 증권사 코탁 인스티튜션 에퀴티츠의 수보디프 락싯 경제학자는 "장마가 불규칙하고 쌀 가격이 오르면 (인도가)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특히 수출 제한으로 쌀 가격이 급등할 경우 전 세계는 더 큰 식량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밀과 옥수수 가격은 급등했으나 그동안 쌀은 인도 등이 안정적으로 생산해와 전 세계 곡물 가격 안정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해왔다. 특히 쌀 대부분은 아시아에서 재배되고 소비되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의 정치적, 경제적 안정도 흔들릴 수 있다.

블룸버그는 "인도는 방글라데시, 중국, 네팔 등 100개 이상의 국가에 쌀을 수출하며 전체 쌀 무역의 40%를 차지하는 '큰손'"이라며 "인도가 쌀 수출을 제한하면, 쌀을 주식으로 삼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그 피해를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호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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