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CSR의 세가지 조건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9-03-03 16:36:02    조회 : 189회    댓글: 0


[이달의 이슈] 지속 가능한 CSR의 3가지 조건 – 2018 사회공헌 백서를 바탕으로


김 민 커뮤니케이션팀 연구원


2017년 173개 민간기업의 사회공헌 비용은 2조 4,054억 원, 상상하는 규모 이상이다. 커진 규모만큼이나 내용적으로도 점차 발전되고 있다. 과거 단순 기부나 자선 활동 위주였던 틀에서 벗어나 기업 역량에 맞는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파타고니아는 전사적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환경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대표적인 CSR 사례 중 하나다. 2011년 블랙프라이데이 아침 뉴욕타임즈에 게제된 파타고니아의 광고는 재치있고 역설적인 캐치프레이즈로 대중의 눈길을 이끌었다. ‘자켓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의류 브랜드로서는 감히 예상할 수 없는 파격적인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고 오히려 매출은 상승했다. 그러나 해외 사례를 국내에 섣불리 적용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국내 민간 기업 대상의 사회공헌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CSR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해야할지 3가지로 정리해보았다.

 

첫째, 자체 거버넌스 마련 또는 협력관계 구축이 필요하다. 10조 이상의 매출규모를 가진 기업은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추진력 있게 수행할 수 있는 전담조직을 마련하고 있다. 외부에서 사회공헌 정보에 접근하고자 할 때 이를 공개할 의지와 관행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조직 내 기반이 갖춰진 기업만 사회공헌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파트너십을 맺거나 외부 전문가 자문을 통해 내부 거버넌스에서 충족하지 못한 역량을 보완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둘째, 매출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기업이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매출 규모에 따라 사회공헌 지출 비율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매출액이 클수록 비율이 적다’(1천억~5천억 : 0.52%, 5조~10조 : 0.05%)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매출 규모가 큰 대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입하면 사회공헌 규모가 확대되는 것은 분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중견·중소기업이 적극적으로 사회공헌을 실천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중요하지 않을까. 단일종으로 구성된 생태계는 바이러스 침투나 자연재해와 같은 외부 환경 변화에 매우 취약한 것처럼 일부 기업에게 사회공헌이 집중된다면 생태계는 건강하지 않을 것이다.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플레이어가 리더십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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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프로그램 수행단계(출처 : 2018 사회공헌 백서)

 


셋째, 공감을 바탕으로 한 정량적 질적 지표의 개발이 필요하다. 기업 지속 가능 보고서의 사회공헌 결과를 살펴보면 기부금 액수 또는 인원수 등 단순 숫자를 나열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에너지절약을 주제로 한 교육을 진행했다. CSR을 수행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학생 100명의 ‘인식을 제고했다’는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 교육을 수강한 학생들은 동의할 수 있을까? 대상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종의 ‘기후·환경감수성’ 테스트가 있다고 가정하자. 교육 전후 테스트를 실시하여 자신의 테스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면, 정량적인 데이터로 결과가 산출될 것이다. 만약 점수가 향상되었다면, ‘인식을 제고했다’(또는 ‘감수성을 회복했다’)는 결과에 신뢰성을 보장받는다. 다시 말해, 목적 달성여부를 변화평가 단계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해야하는 것이다. 양적 결과를 우선시하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속 가능성’의 개념이 몇몇 기업에서는 비즈니스의 영속성으로 통용되는 것 같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는 ‘미래세대’에 대한 공감이 부재한 결과다.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에 다른 누군가가 동일한 환경적 가치를 누리기 위해서는 미래세대는 어떤 입장일지 역지사지해야 한다. 작년 재활용 쓰레기 대란, 여름철 폭염, 사시사철 우리를 괴롭히는 미세먼지 문제에서 알 수 있듯이, 기후변화는 개별적인 사건들을 통해 파편적으로 대중들에게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사회복지, 환경, 인권, 노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사회공헌이 기후변화 문제를 고려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필환경시대를 살아가는 호모 클리마투스로서, 사회혁신 비즈니스를 지향하는 CSR 트렌드가 정착하길 기대한다.

 

 

※ 참고 : 2018 사회공헌 백서, 한국사회복지협의회/지속가능경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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