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회 1사회적 기업- '민간 사회 안정망'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7-08-01 17:22:51    조회 : 371회    댓글: 0


“1교회 1사회적기업으로 ‘민간 사회안전망’ 만듭니다”

등록 :2017-07-31 21:11수정 :2017-07-31 21:26

 

【짬】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 총괄본부장 이준모 목사

인천 해인교회 ‘내일을 여는 집’ 이사장 이준모 목사.

인천 계산동에 위치한 해인교회는 신도가 150명쯤 된다. 1986년 ‘해방 인천’ 혹은 ‘해방 인간’이란 뜻을 담아 설립된 민중교회다. 이준모(52) 목사가 94년 7월 전도사로 이 교회에 왔을 때 신도는 한 명도 없었고, 수도와 전기도 끊겨 있었다. ‘6월 항쟁’으로 형식적 민주화를 이룬 뒤 민중교회의 쇠락이 시작됐는데, 이 교회도 그런 흐름 속에 있었다. 이 목사 부임 이후 신도가 꾸준히 늘어 지금은 민중교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 현재 교회의 담임은 이 목사의 아내인 김영선 목사다. 이 목사는 교회가 설립한 사단법인 ‘내일을 여는 집’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2011년엔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 총괄본부장을 맡아 ‘1교회 1사회적기업’ 운동을 이끌고 있다. 오는 9월14일 센터 주관으로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개신교·가톨릭·불교계가 함께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사회적기업 나눔실천’ 행사를 연다. 지난 28일 해인교회에서 이 목사를 만났다.

학생운동하다 ‘목사의 꿈’ 신학대학원
“스승 ‘안병무 신학’ 따라 민중 속으로”
94년 아내 김영선 목사와 인천 해인교회로

외환위기 계기 실업·노숙자 돌봄 나서
 기장 산하 120개 사회복지기관도 총괄
9월 개신교·가톨릭·불교 ‘사회적기업 나눔실천’

해인교회의 안내 전단을 보면 이 목사가 왜 사회적기업 전도사로 나섰는지 이해가 된다. “저에게 딸려 있는 식구가 노인 1270명, 노숙자 40명 등 1300명이 넘습니다.” 내일을 여는 집엔 ‘계양구 재활용센터’와 ‘도농살림’이란 사회적기업 두 곳이 있다. 재활용 물품을 수거한 뒤 판매하고, 농촌 생산자와 도시 소비자를 연결하는 일을 한다. 실직자와 노숙인들 중심으로 일을 하는데, 두 곳 합쳐 고용인원은 5명이다.
내일을 여는 집 산하단체인 인천계양시니어클럽을 통해선 어르신 1200명 이상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3년 전엔 폐지 줍는 어르신 30여명이 회원인 실버자원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어르신들이 모은 폐휴지를 조합에서 직접 수거해 트럭으로 도심 외곽에 있는 고물상까지 운반한다.
그는 교회의 이런 활동을 두고 ‘민간 차원의 사회안전망 만들기’라고 했다. “먹을 게 필요한 사람에겐 먹을 것을, 잠자리와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은 잠자리와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갖추는 것이죠.” 왜? “성경을 보면 예수님은 성서의 가르침을 두 가지로 요약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것과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이죠. 저희는 지금 이걸 실천하고 있어요. 한국 교회가 말만 하고 실천은 잘 하지 않는 일이죠.”
강원 춘천에서 태어난 이 목사는 중2 때 목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다. 이 소망이 확고해진 계기가 있었다. 서강대 총학생회 홍보부장이었던 85년 6월 경찰에 연행됐다. 나흘 동안 고초를 겪으며 학생운동을 해온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았다. 그리고 오래 묻어 두었던 꿈을 다시 들추었다. 경찰서를 나온 뒤 바로 한신대 신학대학원 입학 준비에 들어갔다. “한신대 대학원을 다닐 때 안병무(1922~96) 교수의 강의를 매 학기 들었어요. 선생님 장례식 때 제가 관을 들기도 했지요. 안 선생님은 마음의 스승입니다.” 민중교회 속으로 들어간 것도 스승의 가르침 덕분이다. “안 선생님은 예수님이 민중과 함께 있다고 하셨죠. 예수를 만나려면 민중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죠. 민중 속에서 예수를 만나 구원을 받으라고 하셨어요.” 민중교회 운동이 활발할 때 인천만 해도 민중교회협의회란 단체가 있었다. “지금은 민중교회란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교회가 전국에 60곳쯤 됩니다. 보통 신도 30~40명 규모이죠.”
그가 민간 사회안전망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아이엠에프 구제금융’ 영향이 컸다. “97년 말 신도가 30명이었는데, 아이엠에프 위기로 열 가정이 실직했어요. 신도 절반이 실직의 고통을 겪었죠. 제가 취업 알선에 나서 9명이 일자리를 구했어요. 재취업한 분들이 실업자와 노숙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길을 찾아보자고 해 ‘노숙자쉼터’를 만들었어요. 이게 (사회안전망 구축의) 시작이었어요.”
아내 김 목사는 숙명여대 83학번으로 문과대 학생회장을 지냈다. “신도 150분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돌봄이 필요한 분들입니다. 10년 전부터 교회 장로나 집사님들에게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도록 권했어요. 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기려면 우리가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설득했죠. 교인들에겐 1년에 한차례 사회적 경제 관련 교육도 합니다. 교회 예산의 절반은 재단이나 교회 밖 자선 활동에 쓰도록 규정하고 있어요.”
이 목사는 2008년 한국기독교장로회 복지재단 사무국장으로 스카웃돼, 교단 휘하의 120개 사회복지기관을 총괄하고 있다. 왜 종교계가 사회적기업 활성화에 힘을 쏟아야 할까? “지금껏 교회는 일회적이거나 시혜적 방식으로 이웃을 도왔어요.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은 사회적 약자들이 스스로 기업을 만들고, 이 기업이 지속가능하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교회의 이웃 돕기 방식에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죠.” 그는 전체 사회적기업 1700곳 가운데 기독교계 기업이 10%가량 된다고 했다. “많은 교회들이 1교회 1사회적기업에 공감해주고 있어요. 교회가 사회적기업을 만들어 지역사회를 섬기는 것은 예수 사랑을 실천하는 전초기지를 만드는 것입니다. 교회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도 바꿔나갈 수 있지요.”
새 정부는 사회적기업 활성화에 관심을 쏟고 있다. “(정부가) 노숙인이나 중증장애인, 중독자와 같은 극단적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훈련과 교육에 더 관심을 보여주었으면 해요. 일자리를 다루는 부처간 칸막이 때문에 발생하는 비효율도 개선이 시급합니다.”
글·사진 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religious/805027.html#csidxe8dba770b283840af3d48f2e3c067f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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