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회 열린사랑음악축제'를 마치고 (2011.10.30 소식지)

작성자 : 다윗    작성일시 : 작성일2014-01-02 16:41:35    조회 : 507회    댓글: 0
'제 9회 열린사랑음악축제'를 마치고
 
김명준 올리비에(청년 성가대)
 
...Dona Nobis Pacem....Pacem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
청년 성가대의 마지막 곡 Agnus Dei(하느님의 어린양)의 끝 소절을 마치자, 터져 나오는 우렁찬 박수소리, 지휘자 선생님의 손짓과 흐뭇한 미소, 이제 다 끝났다는 안도감과 아쉬움, 짜릿했던 그 순간의 기억은 나에게 있어서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이토록 높은 수준의 곡을 직접 불렀다는 것도 가슴 벅찼다. 6개월이 넘는 연습기간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성실과 노력, 젊음의 열정을 보여준 우리 청년들의 모습에서는 하느님의 놀라운 신비를 보았다.
이번 열린사랑음악축제 연습을 시작하면서 강정우 프란치스코 지휘자님과 손세명 아녜스 반주자의 뛰어난 실력에 놀랐다. 그리고 그분들과 함께 이번 축제를 준비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 감사했고, 연습을 계속 하면서 성심성의껏 지도해 주시는 두 분과 더불어 이번엔 뭔가 큰일을 내보자 하는 각오로 열심히 연습하는 청년들에게 진한 감동과 사랑을 느꼈다. 사실 그동안 청년들에게 의지와 열정은 있었으나 우리를 이끌어줄 선생님에 대한 목마름 같은 것이 있었는데, 그 부족했던 부분이 이번 축제에서는 확실히 메워지고 기대 이상으로 신자들께 보여드린 것 같아 자부심도 생겼다.
라틴어로 된 재즈 미사곡은 다소 생소하고 어려운 곡이었지만, 처음 연습 시작부터 한 명, 한 명 소리를 들어보시고 그에 걸맞은 파트를 지정해주시는 지휘자님의 세심함, 어떻게 모두가 하나의 목소리로 아름답게 노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문적 가르침,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시는 모습에서 주님의 사랑을 느끼며 이번 축제를 준비하는 기간 내내 우리 모두 감사함으로 연습하며 행복해 하였다.
연습 기간이 길었던 만큼 에피소드도 많았다. 처음엔 너무 진도가 안 나가고 어려워서 한 곡을 두 달 가까이 연습하기도 했고, 남녀 화음을 내야 하는 부분에선 남자 파트가 너무 못해서 부르지 못하고 가까스로 넘어가기도 하였다. 또 연습기간 내내 열심히 해주었던 엘리사벳이 축제 당일 개인적인 일로 함께 하지 못했을 때에는 정말 아쉽고 허전했다. 그러나 연습 후반부에 기적처럼 나타나 함께 해 준 헬리아 덕분에 다소 약했던 부분이 해결되기도 하였다.
축제 당일의 긴박함은 아직도 나를 떨리게 한다. 평일에 진행된 축제였기에 직장에 다니는 청년들은 퇴근하자마자 부리나케 달려와야 했고, 나 역시 일이 늦게 끝나서 그날의 최종 리허설도 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도착했을 때는 이미 축제가 시작된 뒤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서로서로 잘하자 격려하며, 조용히 하느님께 기도 드렸다. 우리 모두 실수하지 않고, 갈고 닦고 숨겨온 실력들을 유감없이 뽐내게 해달라고.
마침내 우리 청년들의 무대가 완벽하게 끝나고 인사하는 순간 성당은 뜨거운 박수소리와 함성 소리가 가득 채워졌다. 그렇게 뿌듯함을 안고 우리는 무대에서 내려왔다.
모두의 마음속에 ‘제 9회 열린사랑음악축제’가 2011년 ‘시월의 어느 멋진 날’로 기억되길 바라고, 앞으로 더 많은 젊은이들이 주님을 찬양하고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청년회와 함께 했으면 하는 소망도 가져본다.
그리고 이 모든 은총 허락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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