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꽃으로 충만한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는가? 산에도 꽃이 있고, 강가에도 꽃들이 도열해 있다. 들에도 꽃이요, 과수원에도 꽃이 한창이다. 빈터에도 꽃이요, 골목 담장 밑도 꽃이다. 심지어 요란한 자동차 길 가장자리에도 꽃이 피어있다. 사람이 심은 꽃도 있고 스스로 피어난 들꽃도 있다.
교회 정원에도 한창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교회 정원을 한 바퀴 돌며 꽃들을 담아 보았다. 5월에 피울 꽃들이 있고 이미 피었다가 진 꽃들도 있지만 지금 핀 꽃들만 소개해 본다. 4월은 꽃의 달이라고 불러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튤립, 팬지, 무스카리, 할미꽃, 철쭉, 영산홍, 흰제비꽃, 유채꽃, 동백꽃, 골담초, 매발톱, 케일꽃, 수레국화, 완두콩꽃 등이 있다. 들풀들도 질세라 앞 다투며 꽃을 피운다. 민들레, 냉이, 살갈퀴, 별꽃, 광대나물 등등. 그 외에도 이름 모를 들꽃들이 여기저기에 피어 있다.
국가정원에서 꽃구경을 실컷 했건만 교회 정원에 있는 꽃들을 들여다보는 게 훨씬 사랑스럽다. 이는 꽃이 움이 돋는 모습부터 떡잎이 나오고 꽃망울이 생기고 마침내 꽃이 피는 전 과정을 날마다 지켜본 까닭일 것이다. 그리고 풀을 뽑고 물을 주어 가꾸었기에 소중하게 여겨짐이 마땅하리라.
내년엔 새로운 꽃들이 더해질 것이다. 이웃집에서 분양 받은 꽃들이 있어서다. 해마다 꽃 가족은 늘어나고 있다. 계절별로 또는 월별로 피는 꽃들을 분류해 두면 꽃을 관리하는데 효율적일 것 같다.
꽃을 심고 가꾸는 일을 한다고 배가 부르거나 돈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도리어 시간을 소비해야 하고 몸의 수고도 뒤따른다. 그래도 봄이면 얼어 있는 땅을 뚫고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보며, 생명력을 느끼게 된다.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 모습에서 인생의 교훈을 얻기도 한다. 향기를 토하며 예쁘게 피어나는 꽃을 보는 순간 그동안의 모든 수고를 한꺼번에 보상 받는 기분이 된다.
꽃은 아름답다. 꽃을 가까이 하는 사람의 마음도 아름다워진다. 꽃을 보며 힐링도 하지만 긍정적인 감정을 증가시킨다. 꽃은 나비와 벌에게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필요하다. 꽃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다.
원예치료라는 장르가 주목을 받고 있듯이 꽃 테라피도 활용될 가치가 충분하다. 꽃 테라피는 복잡한 마음을 평화롭게 해준다. 산책을 즐기며 자연과 소통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꽃의 향기와 색상을 통해 마음을 다독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첫 사람 아담도 에덴에서 꽃들을 가꾸었고 꽃향기 맡으며 아내와 산책하였다. 꽃길을 걸을 때 하나님이 항상 동행해 주셨다. 낙원에 가본 경험이 없어도 꽃밭을 보면 천국을 떠올리는 것은 그런 연유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회복될 복락원도 꽃들이 가득한 세상일 것이다. 에덴엔 생명수의 강이 하나님과 어린양 예수의 보좌로부터 흘러나오고 강을 이루게 될 것이고 강 좌우에는 생명나무가 있고 열두 가지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나무가 있으면 꽃도 있지 않겠는가?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은 아름다운 꽃들로 가득한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