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추모가 없으면 미래가 없다 김종한 수필가·전 상주문화회관장 승인 2022년 11월 03일 16시 02분 지면게재…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2-11-05 21:46:35    조회 : 210회    댓글: 0
김종한 수필가·전 상주문화회관장김종한 수필가·전 상주문화회관장

’그대 가슴에 얼굴을 묻고 오늘은 울고 싶어라’ 로 시작되는 슬픈 노래 트로트 애모(哀慕)는 노래방이나 동창회 여행 갈 때마다 줄기차게 불렀다. 나는 ‘머나먼 고향’ 아내의 18번은 ‘애모’다. 자라난 생가는 경북 군위이지만 태어난 곳은 대구 성모당 남산동 출신으로 나눔을 실천한 김수한 추기경님도 열림음악회 애모 불렀다. 종교계 신앙에 어른이지만 소박하고 꾸밈없는 구수한 이웃 아저씨 같아 친근하고 포근했다.

‘세월의 강 넘어 우리 사랑은 눈물 속에 흔들리는데 얼 만큼 나 더 살아야 그대를 잊을 수 있나 한마디 말이 모자라서 다가설 수 없는 사람아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로 마무리 하는 ‘애모’를 사랑 노래로 알고 있었으나 국어사전에 ‘죽은 자를 사모함’으로 돼 있어 놀랐다. 애모가 아내 유일한 18번 부를 때마다 나만 끔찍이 사랑하는 노래로 고맙고 뿌듯했다.

애모(哀慕)의 뜻 말하니 가톨릭 신자인 아내는 미소 지으며 이승에 산자와 저승 죽은 자 모두를 사랑하는 노래로 알고 불렀단다. 나는 한 대 맞은 기분 묘하다. 노래는 기쁠 때도 부르지만 사랑·이별·다· 변심·죽음이 난무한 슬픈 노래가 대부분이다. 인생살이가 고달프고 힘들기 때문이다. 위로와 힘을 주기 위하여 슬픔을 달래는 노래가 근심과 걱정을 녹여준다. 기뻐도 눈물 슬퍼도 눈물 좋다고 눈물 나빠도 눈물 환희의 눈물 고통의 눈물 뒤범벅인생이다.

코로나시대로 눈물이 많아졌다. 인생사 생로병사 수순 희로애락의 연속이고 따지고 보면 종말은 죽은 자의 추모다. 설이나 명절 제사에도 죽은 자 애도한다. 축하식과 기념식에도 묵념이 있다. 교회나 절 추모기도 성당미사도 매일 죽은 자에 대한 제사다. 위령미사가 1등이라고 신부님 강론 맞다. 죽은 조상이 있으니 내가 태어났고 나중에는 나도 죽은 조상이 되기에 그렇다.

애모의 가려진 속뜻을 알고 애모를 부르니 더 슬퍼진다. 죽은 자의 시행착오를 본보기로 하며 더 착하고 열심히 살기를 다짐도 한다. 지금도 연로해서도 가지만 코로나로 지구촌에 수많은 사람을 하늘로 가신다. 추모의 노래 ‘이 몸이 떠나거든 아주 가거든’ 으로 시작되는 이미자 빙점, 김수희 애모, 김지애 무명초, 이남이 울고 싶어라 등 공전의 히트 트로트 많이 부르자.

“죽은 자 추모가 없으면 산자의 미래가 없다”는 말을 세기며 명심하자. 애도하고 추모하여 죽은 자 천당·극락 가고 우리도 뒤따라간다며 부르자. 코로나19로 하늘나라 행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코로나시대 치과 기공사하는 초등학교 친구가 카톡으로 보내온 ‘공수래공수거-왔다 떠나는 인생’ 글 감동 받아 옮겨 본다. ‘알몸으로 왔다가 알몸으로 떠나는 인생 무엇이 아까와 힘겹게 이고 지고 안고 사는가 무슨 염치로 모든 것을 다 가져가는가 발가벗은 몸으로 세상에 태어나서 한세상 사는 동안 이것저것 걸쳐 입고 맛있는 것 골고루 먹고 세상구경 잘했으면 고맙고 감사해서 큰절해야지…. 어차피 알몸 빈손으로 떠나는데 그 재물·권력·불만·아집 부질없는 욕심 버리며 다 접어야지. 이승의 것은 이승의 것 행여 미련 두지마! 떠날 때는 알몸 덮어주는 무명천 하나만 걸쳐도 손해 본 것 없다. 그대여 건강 잘 챙기세 화살같이 빠른 시간 모두 다 자투리 인생 건강이 행복이다’ 하면서 마음 편히 사는 것이 장땡이다. 지족제일부(知足第一富·티끌에도 만족하는 사람)가 큰 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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