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을 비롯한 고독과 애수가 깃든 시들을 썼다. 1935년 〈내 청춘의 배는〉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6.25 전쟁 때 서울에 남아 있다가 부역했다는 이유로 9.28 수복 때 투옥되었다가 여러 문인들의 도움으로 감옥에서 나왔으나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이때의 심경을 노래한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는 현실에 대한 혐오감과 심한 고독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녀의 자기중심적인 내면세계는 이후 일관된 시세계를 이루었다. 그녀의 시는 고독을 극복하려는 의지보다 그곳으로 함몰하는 모습이 더욱 강하여 절망과 허무에 이르곤 했다. 남색 치마, 흰 저고리를 즐겨 입고 약간의 골동취미도 갖고 있었으며, 다른 여성 시인들과 구분되는 명확한 시세계를 갖고 있었다. 평생 독신으로 지내다 1956년 뇌빈혈로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