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식용 GMO 수입국 한국, 현 상황은?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7-03-09 15:19:15    조회 : 865회    댓글: 0


세계 1위 식용 GMO 수입국 한국, 현 상황은?

감자부터 참치, 된장까지 위험… 안전한 식품은 없다

1996년 GM 옥수수·콩 도입
20여 년 지나 1024만 톤 들여와

 정확한 성분 표시 시급하지만
 소비 위축 우려해 ‘안전’ 주장
 국민 주식 쌀도 GM 재배 시도


발행일2017-03-12 [제3035호, 20면]


주교회의는 최근 2017년 춘계 주교회의 전에 여는 주교 연수의 주제를 ‘유전자조작농산물’(GMO)로 정했다. GMO가 생태계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성찰해보기 위해서다. 한국인의 밥상도 이미 GMO가 점령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는 무엇을 먹고 있는지 모르는 채, 생태계와 건강에 심각한 해악을 미치는 유전자 조작 식품들을 매일 먹고 있다.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생산량 증대, 유통·가공상 편의를 위해, 유전공학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형질이나 유전자를 지니도록 개발된 농산물을 말한다. 처음 상업적 판매가 허용된 것이 1994년 미국 칼젠사의 유전자 조작 토마토였다. 환경 단체와 소비자 단체는 1996년 미국 몬산토사가 GM 대두를, 스위스 노바티스사가 GM 옥수수를 생산하면서부터 GMO에 주목했다. 우리나라도 그해부터 GM 콩과 GM 옥수수를 수입했다.


■ GMO에 점령된 한국

 한국은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의 GMO 수입국이다. 식용 GMO만 따지면 1위다. 일본은 대부분 사료용을 수입한다. 우리나라가 2015년에 수입한 GMO는 1024만 톤이었다. 쌀을 제외한 전체 식량 작물 생산량 51만 톤의 20배에 달하는 엄청난 수준이다. 그 중 식용이 21%다.

국내 승인을 받은 식용 GMO는 콩과 옥수수, 면화, 카놀라, 감자, 알팔파, 사탕무 등 7개 작물이다. 특히 수입콩의 75%, 옥수수의 50%는 GMO이다. GMO로 만든 가공식품과 첨가물 수입도 120여만 톤에 달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국민들은 1인당 연간 45㎏ 남짓한 GMO를 소비한다. 연간 쌀 소비량 65㎏과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양이다. 또한 농촌과 농업이 이미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져 앞으로도 GMO 수입은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나도 모르게 먹는 GMO 식품

 가장 광범위하게 소비되는 GM 작물은 콩과 옥수수다.

통조림과 옥수수유, 팝콘, 시리얼 등의 가공식품과 물엿, 올리고당 등 단맛 액체 시럽 대부분이 GM 옥수수를 원료로 만들어진다. 과자,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주스, 맥주, 빵 등에 첨가되는 ‘액상과당’과 소주, 막걸리 등의 인공감미료 ‘아스파탐’, 합성 비타민에 들어가는 ‘포도당’도 많은 경우 GM 옥수수 추출 첨가물로 만들어진다.

수입 식용 GM 콩의 99%는 콩기름으로 가공된다. 남은 콩깻묵으로는 간장, 된장 등 장류를 만들고, 콩깻묵에서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걸러낸 분리 대두단백은 라면 스프 등 가공식품들에 쓰인다. 때문에 핫도그, 튀김, 치킨, 돈까스 등 식용유에 튀긴 식품은 물론 두부, 콩나물, 두유 등 콩이 주원료인 식품도 불안하다.

카놀라유(유채기름)는 물량의 절반 이상을 캐나다에서 수입하는데, 그 중 80% 이상이 GMO다. 이 기름은 샐러드드레싱, 과자, 마가린, 마요네즈, 참치 통조림 등에 사용된다.

식재료 농작물뿐만 아니라,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대형할인점과 식당 등에서도 GMO 식품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 주식인 쌀까지 GMO 재배, 상업화 시도

 어떤 경로로든 거의 모든 음식에 GMO가 포함되는 것을 피할 방법이 없다. 더 큰 문제는 내가 먹는 식품이 GMO인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GMO 표시제가 있기는 하지만 예외 규정이 많아서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다.

GMO의 위해성이 어느 정도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GMO 표시제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하는 수준으로 철저하게 시행돼야 한다.

하지만 농촌진흥청, 식품의약품 안전평가원, 식약처 등은 GMO 식품 상업화에 걸림돌인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도리어 GMO 홍보와 소비 촉진에 나서는 지경이다.

한국은 그동안 GM 작물 재배를 금지해왔다. 반면 농진청을 중심으로는 GM 작물 재배 시험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우리 국민의 주식인 쌀을 GM 재배하려고 한다. GMO 종주국인 미국도 주식인 밀에 대해서는 GMO 재배와 판매, 소비를 금지하고 있다.

 

▣ GMO에 대한 교회의 입장

 교황청, 불평등 심화에 주목… 필리핀·브라질은 ‘수입 반대’


교황청은 2003년 11월 10일,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가 GMO를 주제로 국제 세미나를 열면서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직접적인 공식 입장 발표는 없었다.

이에 앞서 2000년을 전후해 필리핀과 브라질, 남아프리카 주교회의는 GMO 식품 수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교황청은 굶주림과 영양실조로 허덕이는 제3세계의 문제 등을 고려해 GMO와 관련해 단정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다.

GMO의 위험성을 제대로 평가해 만약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해악이 보통 식품에 비해 크지 않다면, 아프리카처럼 기아에 허덕이는 인구를 위해서 사용할 가능성도 고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GMO 위해성에 대한 연구가 많아지고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교회는 GMO 산업이 야기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불의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피터 턱슨 추기경은 지난 2011년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와의 인터뷰에서도 “아프리카의 농민들이 무장 분쟁과 오염에서 벗어나 비옥한 땅에서 농사를 짓고 살 수 있다면, 그들은 결코 유전자 조작 농산물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턱슨 추기경은 “농부들이 GMO에 의존하게 하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노예제도’”라고 지적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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