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20일 창립 40주년을 맞아 감사예배를 개최했다. ⓒ데일리굿뉴스▲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20일 창립 40주년을 맞아 감사예배를 개최했다. ⓒ데일리굿뉴스

[데일리굿뉴스] 이새은 기자= 한국교회의 환경운동을 선도해온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40주년을 맞아 감사예배를 개최했다. 매년 기후위기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행보를 격려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창립 40주년 감사예배는 21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진행됐다. 김준표 목사(손잡는교회)가 예배를 인도했으며 성공회 박경조 주교가 ‘탐욕의 사회, 희망은 있는가?’라는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박 주교는 “최근 일어나는 여러 환경문제를 모두 살피면 인간의 탐욕으로 비롯되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문명의 위기라고 느껴지는 이러한 총체적 위기 앞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운을 뗐다.

박 주교는 급격하게 이루어진 산업혁명을 언급하며 과도한 자본주의에 대해서 우려하기도 했다. 환경보전보다 빠른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는 이유다.

그는 “환경이 파괴되는 오늘날 상황에서 예수 그리스도에게 희망을 두고 새롭게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야만 할 것”이라며 “철저히 복종하는 마음으로 피조세계를 살리는 삶을 살기로 다짐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임준형 사무국장이 기독교환경운동연대의 지난 40년의 역사를 보고했다. 1981년에 한국공해문제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단체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로 조직을 확대·개편하여 창조세계를 보살피는 일에 교회가 동참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1984년부터 6월 첫째 주일을 환경주일로 제정하고 저탄소 녹색교회만들기 운동에 힘쓰는 등 교회 내 환경 인식을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교회 내 환경학교를 설립하고 관련세미나와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교회 환경교육 교재 개발과 지도자 양성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지역 연대 조직 및 관련단체와 함께 기후위기 대응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현재 엑소더스 릴레이 기도회를 진행 중이며 작년에는 기후위기기독교비상행동을 조직해 기후위기에 교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날 축사를 전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는 “생명을 위한 정의와 평화를 추구해온 지난 40년은 녹색신앙의 십자가를 붙들고 투쟁해온 역사”였다며 “환경피해로 인해 고통 받은 이들의 목소리가 되어주었고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파괴된 아픔에 연대하는 등 생태 목회 이끌어왔다”고 격려했다.

이어 참여자들은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이홍정 총무는 “기후위기로 인해 지구공동체가 공멸의 위기에 놓여있다”며 “거룩한 투쟁을 통섭하면서 회색에서 녹색으로의 생태적 전환을 이루기 위한 그린 엑소더스를 더욱 가열차게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조 주교 또한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그린엑소더스의 삶을 지향하는 동지들과 친구들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기쁘게 이 자리에 달려왔다”며 “다시 한 번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하고 복종하는 마음을 모아서 함께 길을 걸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양재성 상임대표는 “환경공해운동 연구소 시절부터 40년의 역사를 함께 걸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환경을 살리고자하는 연대와 동행에 함께해서 단순히 한 단체의 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한국교회와 한국사회 전반에 변화를 이끌어오도록 함께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성공회 박경조 주교가 ‘탐욕의 사회, 희망은 있는가?’라는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데일리굿뉴스▲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20일 창립 40주년을 맞아 감사예배를 개최했다. 사진은 성공회 박경조 주교가 ‘탐욕의 사회, 희망은 있는가?’라는 주제로 말씀을 전하는 모습. ⓒ데일리굿뉴스

이하 내용은 참여자들이 선창한 그린 엑소더스 실천 선언문 전문이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생태계의 모든 생명체는 상호의존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도록 지음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이 피조세계 생명들을 가지고 돌봄으로서 창조세계를 온전히 보장해야 할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탐욕과 어리석음에 빠져 성장과 번영을 좇느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를 위기에 빠뜨렸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해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멸종의 위기에 처했으며, 사회의 약자들이 더 많은 고통을 당하는 기후 부정의와 기후 불평등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걸음을 멈추고 모든 피조물들이 각자의 생명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삶의 생태적 전환을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1. 우리는 회색에서 녹색으로의 전환을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기후위기의 비상상황을 살피며 알리는 기도와 예배를 이어가겠습니다. 우리는 탄소배출을 줄이는 실천에 앞장서는 녹색교회를 세워 생태적 전환을 이끌겠습니다.

2. 우리는 탐욕에서 은총으로의 회심을 이루어 나가겠습니다. 우리는 기후위기로 고통을 받고 있는 지구 생태계의 생명체와 기후약자들을 돌보겠습니다. 우리는 기후위기의 원인인 탐욕의 경제를 떠나 은총에 의지하는 생명의 경제를 이루겠습니다.

3. 우리는 절망에서 희망으로의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우리는 기후위기에 절망하지 않고 새롭고 다양한 실천을 통해 희망을 만들겠습니다. 우리는 기후위기로 취약해진 지구 생태공동체를 회복하는 일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기후위기로부터 창조세계의 온전성을 지키고 회복시키는 일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과 연대와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이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