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 천연가스 쓰지않고 2050년 탄소중립 가능할까?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2-03-11 22:56:46    조회 : 124회    댓글: 0

올해 수입 3분의 2로 감축 시험대
대체 공급원 찾기 “어렵다” 평가
화석연료로 선회 목소리 커질 수도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에너지 정책이 시험대에 섰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에 더해 8년 안에 러시아산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에서 탈피하겠다는 목표까지 추가되면서다. EU는 석탄·석유보다는 탄소를 덜 배출하는 천연가스를 징검다리 삼아 화석연료를 퇴출하고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탄소중립보다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독립이 더 시급한 과제로 제시됨에 따라 기존의 탈석탄·석유 정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U 집행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올해 말까지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가스 물량의 3분의 2를 줄이고, 2030년 이전까지 러시아의 화석연료로부터 독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 목표가 실현되려면 유럽 국가들은 향후 몇 개월 내에 대체 가스 공급원을 찾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친환경 전력원을 두 배로 늘려야 한다. 비축물량 확보, 공급처 다변화, 에너지 절약, 신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라는 네 가지 과제가 빈틈없이 추진돼야 하는 것이다. 프란스 팀머만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우선 올가을까지 가스 비축량을 현 30%에서 90%로 늘려야 한다. EU 국가들은 노르웨이, 알제리, 아제르바이잔 등의 가스를 가스관을 통해 들여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향후 몇 달간은 미국, 카타르, 호주 등지에서도 해상을 통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BBC가 보도했다. 또 한국, 중국, 인도와 같은 다른 LNG 구매국에서 남는 물량을 유럽으로 들여오려는 협상도 이미 시작됐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유럽 에너지 시장의 가장 큰손인 독일은 최근 연간 80억㎥(8bcm)의 생산능력을 지닌 LNG터미널 2곳을 증설하기로 했다. 유럽과 아시아 양쪽에 가스를 수출하게 될 카타르가 큰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르몽드가 전했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도 더욱 빨라져야 한다. EU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 용량을 2030년까지 지금의 3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2030년까지 바이오메탄 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재생 가능 수소 등의 수입도 확대하기로 했다. 원자력발전 확대 문제는 논란거리다. 일부 국가에선 원자력 확대를 주장하지만 러시아 가스 수입 축소의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 원전을 건설하는 데만 8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결국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탈탄소 속도를 늦추고 화석연료로 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영국에서 이미 그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레그 핸즈 영국 기후·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에너지 안보를 위해 북해 석유와 가스 시추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영국 고위 각료들이 2050년까지 탈탄소 목표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연방 하원의 마르크 헬프리히 에너지 정책 대변인은 “탈석탄 시행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독일 일간 디벨트가 보도했다. 유럽 전역에서 단계적 퇴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던 석탄 역시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콜롬비아 등에서 대체 수입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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