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외할머니, 채식주의자 -정홍규신부 환경칼럼

작성자 : admin    작성일시 : 작성일2014-03-05 23:40:06    조회 : 413회    댓글: 0


[정홍규 신부 환경칼럼 - 환경과 창조] 192 우리 외할머니, 채식주의자

발행일 : 1996-01-28 [제1988호, 12면]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 외할머니는 나이가 아주 많음에도 불구하고 피부는 그렇게 고울 수가 없다. 내 어릴적 모든 추억과 비밀을 아시는 분이시다. 살아오신 사연 만큼이나 마음 속에 한이 많으셔도 한번도 표현하신 적이 없다. 그 언젠가 우리 어머니 무덤가에 앉아 당신 딸의 죽음을 소리없는 눈물로 연도하시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우리 외할머니는 완전 채식주의자이시다. 난 한 번도 외할머니가 육식을 하시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난 이제 와서 채식의 육체적 정치적 의미를 깨닫는다. 나 역시 채식주의자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이것 저것도 먹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완전 채식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가난한 사람들은 부유한 나라의 고기 상용자에게 계속해서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만약 전형적 미국 육식 지향적 식사 대신에 채소를 먹는다면 1에이커에서 20배나 많은 사람들이 먹여질 수 있다. 고기 소비자를 위한 가축을 기르기 위해 요구되는 물의 양은 매일 4천갤런이다. 채식주의자에게는 매일 3백갤런의 물이 필요하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물 총량의 50%이상이 가축을 위한 사료와 마초를 기르기 위한 땅에 관계한다. 그리고 고기산업은 자체로 국내의 다른 산업보다 해로운 유기물질 수질 오염의 3배 이상이나 된다.

채식주의자는 도덕적 선택이 아니다. 급히 실현되어야 할 요구이다. 이것은 지구의 건강과 관련되고 동물 그리고 다른 인간 이외에 생명체의 보호와 관련이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만약 북미인들이 고기 소비량을 10%만 줄인다면 전 세계적으로 현재 굶주리고 있는 6천만의 사람들이 먹을 음식을 가지게 될 것이다. 올해는 무엇보다도 빈곤 퇴치의 해이다. 퇴치의 방법은 간단하다. 육식을 단지 10%만 줄인다면,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는 듯 하다. 육식이 늘어가고 식사에서 고기 먹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20, 50, 90 아니 100%까지 줄이는게 어떨까? 이런 모든 선택은 실현가능하다.

문제는 한우냐 수입소고기냐가 아니다. 엔트로피의 저자 제레미 리프킨은 소고기를 거절하는 것이 전체 산업 패러다임을 거절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소고기의 제거는 생태적 부흥기, 즉 정의는 가난한 사람을 지향하게 될 것이고, 더 많은 농토와 더 많은 곡물이 잠재적으로 가난한 사람을 지향하게 될 것이라고 나는 예측한다. 이것이야말로 포스트모던적이다. 총체적 환경운동, 걱정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식사에서 육식을 제거하는 과정은 자연과 우리의 몸을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다.

 

정홍규 신부ㆍ우리농촌살리기 대구 본부장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