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국회’를 만들 준비가 됐습니까?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0-04-18 11:38:59    조회 : 132회    댓글: 0

[주님 보시니 좋았다] (15·끝) ‘기후 국회’를 만들 준비가 됐습니까?

기후위기대응법 제정하고 탈탄소 사회로 나아가야 할 때

발행일2020-03-22 [제3187호, 17면]

“국민과 시민단체의 압력이 없다면 당국은 언제나 개입을 꺼릴 것입니다. 특히 문제를 긴급히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는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정치가가 이러한 책임과 함께 그에 따르는 비용을 감내하는 일은 오늘날 경제와 정치를 지배하는 효율과 단기적 성과의 논리와 충돌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럴 용기를 낸다면 정치가들은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주신 인간 존엄을 증언하게 될 것입니다.” (「찬미받으소서」 181항)

서로를 돌보는 작은 몸짓으로 넘치는 사랑은 또한 사회적 정치적 사랑이 되며,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하고자 하는 모든 행동으로 드러납니다. (「찬미받으소서」 231항)

지난해 9월 21일 기후위기비상행동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기후 위기 상황에 대한 시급한 대책을 요구하며 피켓을 들고 있다.녹색연합 제공


최근 영국의 ‘멸종저항’, ‘기후를 위한 학교파업’, 유엔기후정상회의를 앞둔 작년 9월 세계 각국 750만 명의 기후시위 등 급진적인 기후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기후위기를 경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에 따르면 온실 가스가 빚은 파국적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산업화 이후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추세라면 8년 뒤 1.5도의 한계를 넘어설 것이라 보고 있다.

전 세계 각국은 올해 말까지 유엔에 2030년과 2050년의 온실가스감축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제출기한이 1년도 채 남지 않았지만 한국 정부는 평온하기 그지없다. 2030년 온실감축목표를 1.5도 상승 이내로 제한하는 경로에 한참 못 미치는 5억 3600만 톤으로 세웠고, 2050년 목표상 배출 제로는 사실상 ‘할 수 없다’라는 식의 검토 안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녹색성장 및 글로벌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라는 국제회의를 개최해서 기후위기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허울 좋은 이야기만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기후 악당’이라는 불리는 이유다.

한국 국회는 어떨까?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연대체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작년 각 정당들에게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대응책의 필요성 등에 대해 질의를 하고 답변을 받았다. 그 결과 “국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 정당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시급한 정책추진에 대한 인식 매우 미흡하다”라는 평가가 나왔다.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지금, 각 정당들은 인재영입을 하느라 바쁘고, 바뀐 선거제도하에서 필승전략을 짜느라 혈안이 되어있다. 몇몇 진보정당들을 제외하고는 기후위기를 정치 의제화 하는 움직임은 전혀 볼 수 없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8년뿐이다. 과감한 기후위기 대응정책이 필요하다. 4월 15일 이후 바뀔 국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1대 국회의 4년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후 국회‘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세계 각국의 정부와 의회가 ‘기후위기비상선언’을 하고, ‘탄소 배출 제로’를 선언하고 법제화에 나서고 있다. 우리도 국회부터 ‘기후위기비상선언’을 실시해야 한다. 현재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기후위기대응법’을 제정해야 한다. 그 안에는 기본적으로 지구온도상승 1.5도 제한 목표, 탄소예산에 입각한 배출제로계획, 사회경제 시스템의 근본적인 전환의 내용이 담겨야 한다. 또한 국회 안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기존 상임위원회를 넘어서서 기후위기를 우선에 놓고 다룰 특별위원회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국회는 예산편성, 법제도 개편 등을 통해서 탈탄소사회로 과감하게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 77%가 기후위기 대응공약을 제시하는 후보나 정당에게 투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가운 결과다. 이제 우리의 의사를 선거에 반영시켜야 한다. 정당과 후보에게 물어야 한다. “기후 국회를 만들 준비가 되었습니까?”



※이번호로 가톨릭신문이 녹색연합과 진행한 공동 생태·환경캠페인을 마무리하며, 다음 달부터는 좀 더 다양하고 심층적인 생태환경 탐사 기획기사를 게재합니다. 그동안 공동 생태·환경캠페인을 통해 독자들의 생태·환경 의식을 한 단계 높여 준 녹색연합에 큰 감사를 드립니다.

녹색연합 박수홍 기후에너지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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