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은 생명" 공감대 형성에 교회 앞장서야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7-01-11 18:00:00    조회 : 251회    댓글: 0


"탈핵은 생명” 공감대 형성에 교회 앞장서야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이후 생태 환경 운동에 새 활력 얻어


발행일2017-01-01 [제3026호, 20면]


최근 국내 영화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판도라’. 2016년 12월 21일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이 영화는 개봉 보름 만에 누적 관객 수 338만2084명을 기록했다. 재난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뻔한 스토리 전개방식에 반복되는 계몽적 대사 등으로 세련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완성은, 대한민국이 ‘지금’ 당면한 ‘현실’에 있다는 평가가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비극적 참사는, 오늘날 한국 사회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개연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 교회의 ‘탈핵’ 노력

 한국교회는 핵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제 분명한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2016년 경주 지진은, 국민들이 “만약 원전이 터진다면…”이라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한국에서 탈핵 운동이 시작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핵발전과 핵폐기장 반대운동은 핵에너지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에 밀려났다. 국내에서는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우려 섞인 관심이 급증했고, 여기에 밀양송전탑 반대운동이 이어지면서 탈핵은 주요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다.

2013년 10월, 당시 주교회의 의장이었던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는 “우리는 생명을 선택해야 합니다”라는 담화를 냈고, 곧이어 주교회의는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핵발전에 대한 한국 천주교회의 성찰」이라는 제목의 소책자도 펴냈다. ‘탈핵’이 한국교회의 입장임을 분명하게 밝히는 행보였다.

교회의 탈핵 운동이 신앙이나 윤리적 영역인가?

교회는 다양한 사회교리 문헌들을 통해 핵무기와 핵발전이 인간 존엄성을 훼손한다고 지적한다. 경제적 이익이 생명의 소중함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생태계와 환경파괴의 위험성, 개인과 민족, 지역의 소외와 착취를 수반한다는 점에서도 탈핵의 정당성을 강조한다.

동시에 교회는 탈핵과 동시에 에너지 전환을 대안으로 제시해왔다. 굳이 핵발전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전력 수요 관리와 지역 재생에너지 전환 등을 통해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은 실제 각종 연구와 구체적인 사례들로 증명되고 있다. 교회 안에서도 구체적으로 ‘즐거운 불편’과 같은 생활 실천 운동을 비롯해 에너지 절약, 태양광 시설 설치 등을 포함하는 ‘친환경 성당’의 효용성이 검증된 바 있다.


2016년 8월 27일 ‘탈핵희망도보순례단’이 순례를 마치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마련한 기자회견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 2017년, 탈핵을 위해 중요한 시기

 가톨릭교회를 비롯해 국내 탈핵 진영은, 2017년을 가장 중요한 전환점으로 본다.

탈핵 운동은 필연적으로 정치 활동과 연관되어 있다. 국가 에너지 정책, 산업 정책 등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2017년은 대선이 예정돼 탈핵 진영의 보다 집중적인 활동이 요구된다. 2016년 12월 15일 탈핵천주교연대와 에너지정의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연 ‘탈핵, 에너지 전환 시민사회 로드맵 착수 보고회’도 바로 이런 점을 겨냥해 마련한 자리다. 구체적으로 시민사회 전반의 탈핵 공감대를 형성하고 일관된 활동 목표와 과제를 공유, 이를 대통령 선거 정책으로 내세우자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이후 한국교회의 생태 환경 운동은 새롭게 활력을 얻었다. 핵발전소 문제는 영화 ‘판도라’에서 제기하고 있듯, 워낙 치명적인 국가 재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만큼 시급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특히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회 구성원들 모두가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탈핵’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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