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길 "생명농업으로 전환해야 인간이 살 수 있다"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1-07-21 21:36:35    조회 : 144회    댓글: 0

[인터뷰] 정한길 "생명농업으로 전환해야 인간

이 살 수 있다"

7월 셋째 주일(18일)은 농민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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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1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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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민들의 수고를 기억하며 봉헌하는 농민주일 기념미사(가톨릭평화방송 DB)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정한길 / 가톨릭농민회 전국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7월 셋째 주일(18일)은 농민주일
가톨릭농민회 △생명농업 △도농교류 △물류기지 구축에 힘써
코로나19 사태로 교류와 판매 막혀 농산물 폐기하기도

가후위기와 감염병 극복 대안은 생명농업으로의 전환
산업화된 관행농업이 농토와 우리 건강 망가뜨려
교회가 농민사목에 더 관심 기울이길 희망


[인터뷰 전문]

오는 주일은 스물여섯 번째 맞는 농민주일입니다. ‘농촌을 잃으면 고향을 잃는다

. 농촌이 망하면 우리 자신이 망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농민의 아픔을 

우리의 아픔과 같이 생각해야 한다’고 하신 김수환 추기경의 말씀이 새롭게 다가

오는데요. 농업과 농촌 문제는 생명과 환경 문제와도 직결돼 있죠.

정한길 가톨릭농민회 전국회장 연결해 농민주일의 의미와 생명농업에 관해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정한길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오는 주일은 연중 제16주일이자 농민주일인데요. 한국 가톨릭교회가 따로 농

민주일을 정한 이유나 배경, 뭐라고 봐야 할까요?

▶한국 천주교회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로 농업이 어려움에 처한 시기에 

이 땅의 모든 농민을 위한 교회 운동으로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을 전개하였습니다

. 그다음에 1995년 농민주일을 7월 셋째 주일로 정했습니다. 땅과 자연, 생태계

를 살리고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이 땅의 모든 농민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미사가

 26번째 26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말 고마운 일입니다.


▷농업과 농민의 소중함을 알고 우리 농촌을 살려야 한다고들 하지만 얼마나 실

천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는데요. 먼저 가톨릭농

민회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농촌살리기운동,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제일 먼저 농사방법의 전환입니다. 보통 일반 가정농에서 생명농업으로의 전

환은 정말 어려운 여정이거든요. 죽어가는 땅을 살리고, 화학비료 대신에 퇴비를

 만들고, 제초제 대신에 김매기를 해야 하며, 농약 대신에 병충해를 잡는 노력들

은 힘이 많이 들고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또 하나는 도농교류사업인데요. 농촌교구연합회 가톨릭분회와 도시 본당이 자매

결연을 해서 서로 왕래하는 것입니다. 서로 만나서 알아가고 마음과 물품을 나누

고 일손도 돕고 함께 묵으면서 도시와 농촌에서 삶을 나누고 진정한 형제애를 나

누는 것입니다.

그다음은 아무래도 생명농실천위원회 가동입니다. 생명농업을 하기 위해서는 생

산규정이 필요하고 생산된 물품을 출하하기 위해서는 출하기준 이런 것들을 논

의하고 결정해서 실천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교구의 물류기지 구축과 본당 나눔터 운영입니다. 생명농업의 결과로

 수확한 농산물을 잘 나누기 위해서 물류기지를 각 교구별로 설치하고, 도시 본

당에는 이 물품을 나누기 위해서 나눔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기

여 차원에서 몇 개의 교구가 학교급식과 공공급식을 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많지

만 이 정도 말씀드리겠습니다.


▷농민들의 그런 노력에 행정적, 정책적 지원이 덧보태지면 얼마나 좋을까 싶기

도 한데요.
현재 농촌과 농민들에 대해 이뤄지고 있는 행정적, 정책적 지원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세요?

▶정부가 1997년에 친환경농업육성법을 만들었거든요. 그때 정부가 가톨릭농민

회의 우리농 생산 규정을 가지고 참고해서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큰 기여를 한 

거죠. 그러나 우리 운동은 교회 안에서 주로 이뤄지다보니까 생협도 아니고, 특

수한 사례이기 때문에 행정적으로 연결과 지원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몇 

개 교구에 물류창고를 지을 때 지자체나 정부에서 지원을 받은 사례가 있고요. 

우리가 생산한 농산물을 수매할 때 수매자금 차입 정도가 전부죠.

현재 5차 친환경농업육성 5개년 계획을 수립 중에 있습니다. 1년 동안 민관이 

함께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고

 있어서 갈등이 있는데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2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한 우리 농촌의 변화 그리고 농민들의 실

질적인 어려움,
어느 정도입니까?

▶코로나19가 주는 교훈은 우리 농업의 중요성인데요.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습

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당장 돌아오는 주일 날 서울교구는 농민주일 

기념미사를 취소한 상태고요. 그로 인해서 만나지도 물품도 나누지 못할 형편입

니다.

가농에서 생산한 농산물은 주로 성당에서 나누는데요. 신자들이 미사에 참례하

지 못 하니까 농산물도 못 나누고 적체가 되고 심지어 폐기하는 사례가 있고요.

 학생들도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니까 학교 급식도 중단되고 문제점이 많이 발생

했습니다.

그리고 양파, 마늘 수확시기에 노동력이 부족해서 인건비가 지역별로 차이는 있

지만 70% 인상되었습니다. 농민들이 농사 지어봤자 남을 것이 있는지 걱정입니

다. 작년 같은 경우에는 기후변화로 냉해에다가 54일 동안 긴 장마, 태풍, 가뭄 

정말 힘들었거든요.


▷올해도 기후변화가 재앙으로 오고 있는 것 같아요. 폭염도 그렇고요.
‘생명농업으로의 전환이 기후위기라는 생태적 위기의 극복 방안도 될 수 있지만

감염병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 중 하나다’, 이렇게 주장하기도 하던데

요.
감염병 시대에 생명농업이 가져올 수 있는 희망은 뭐라고 보세요?

▶아무래도 사람들이 욕심을 내서 환경을 망가뜨렸고, 그래서 우리는 26년 전에 

벌써 생명운동으로 전환하면서 실천하고 있는데 이게 바로 대안이죠.


▷‘농업이 제자리를 찾고 농민 스스로 기쁘게 일하며 농촌의 삶이 행복해질 때 비

로소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고 안정적인 공동체로 거듭날 것이다’, 한국천주교 주교

회의 생태환경위원장
박현동 아빠스의 농민주일 담화 내용인데요.
농업이 제자리를 찾는다는 건 어떤 의미라고 보십니까?

▶어저께 제가 아빠스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농민주일을 앞두고 평화방송이랑 

인터뷰를 한다고 하니까 아빠스님께서 힘과 지혜를 모으자는 말씀을 하셨고요. 농

업의 기능은 국토의 환경 보호와 먹을거리 생산 아니겠습니까?

우리 농업은 이미 산업화와 시장개방으로 망가졌습니다. 농업의 주체인 농민의 수

는 줄어들고 고령화 되었고 후계 인력도 없고요. 정부도 농업 예산 3%대가 붕괴되

었고, 농토 또한 50% 이상 농민 손에서 떠나갔습니다. 종자는 본래 농부의 것인데

 거대기업 손에 넘어갔고, 지방 소멸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농민이 다 받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되돌려 놓는 것이 제자리가 아닐

까 싶습니다. 그래도 가톨릭농민회는 제자리를 찾으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살아갑

니다.


▷박현동 아빠스가 담화에서 지적하고 비판했던 게 산업화된 관행농업이더군요.

 산업화된 관행농업이라는 건 어떤 것이고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기에 그렇습니까

?
*관행농업(慣行農業): 화학비료와 유기합성농약을 사용하여 작물을 재배하는 관행

적인 농업 형태.<편집자 주>

▶결국 사람들의 욕심이죠. 정책 실패이기도 하고요. 우리는 어려운 시기에 다 수

확을 하기 위해서 육종도 그렇게 했고 재배를 하면서 많이 생산하기 위해서 밀식

을 했고 또 많이 키우기 위해서 화학비료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까 식물이 약해지

고 병이 오고 병을 잡기 위해서 농약을 사용했거든요. 결국 농약을 뿌리니까 미생

물까지 죽고 그로 인해서 토양은 망가지고 악순환이 계속 거듭된 게 관행농업입니

다.

화학비료는 어디에서 나온 지 다 알 수 있죠. 석유에서 추출하고 농약을 사람이 먹

으면 어떻게 됩니까? 당연히 죽는 거죠. 이것을 화학이라는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

으니 사람들이 병들고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과거 선조들은 농약, 화학비료 없

이도 잘 살았거든요.


▷물론 수고로움이 있었지만 그런 수고로움이 있었기에 지력(地力)이 튼튼해지고

 식물도 살고 사람도 살고 생명도 사는 그런 농촌이었는데요. ‘사람과 사람, 사람

과 자연의 관계와 생명을 회복시키는 생명공동체 운동’에 가톨릭교회와 우리 신앙

인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농촌과 농민을 살리는 일에 가톨릭교회와 신앙인들이 어떤 노력을 보태줬으면 하

고 바라십니까?

▶지속가능한 농업을 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일찍이 농촌살리기 운동을 통해서 아

픈 마음을 달래줬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해주셔야 되겠죠. 농사짓는 농민들은 결

국 일용할 양식을 생산하는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그분들을 존중해야 하고 그런 

존중의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고요.

교회 안에서도 결국은 농민들이 사목 대상입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사목에 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돌아오는 주일이 농민주일인데 2차 헌금이라도 해 주시면 종

자돈으로 신자 교육도 하고 종사자, 실무자들의 처우도 개선하면 좋겠습니다. 1년

 먹을 양식을 수매해서 저장해야 하는데 수매자금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입

니다.


▷지금까지 정한길 가톨릭농민회 전국회장 연결해 농민주일의 의미와 생명농업

에 대해 말씀 나눴습니다. 정한길 회장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cpbc 김원철 기자(wckim@cpbc.co.kr) | 입력 : 2021-07-1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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