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공부하라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7-03-25 21:14:01    조회 : 206회    댓글: 0

 ■ ‘쓰레기를 공부하라’ - 권세희 수습기자

 이제 쓰레기 줄이기를 넘어
 생태 환경까지 생각하게 됐다
 불편하다는 투정이 사라진다


 사순체험을 하며 어떤 것을 얻을 수 있을지, 초반엔 감이 잘 오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나 그리고 우리가족’이라는 작은 부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더 큰 부분들에 대해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공부’를 하기 시작하면서 어렴풋이 알았던 쓰레기의 무분별한 매립 문제, 쓰레기로 신음하는 생태계, 그리고 안일한 생각으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에까지 생각의 폭이 넓어졌다.

가령, 쓰레기 관련 도서를 찾아 읽으면서 처음에는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에만 신경을 몰두했지만, 이젠 ‘내가 줄인 쓰레기들은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내가 만약 쓰레기를 줄이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쓰레기와 생태계에 관한 내용을 찾기 시작했다. 내가 지구라는 곳에 발을 디디고 서 있는 ‘일부 중 하나’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놓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2012년 TV를 통해 방영됐던 ‘하나뿐인 지구-네팔 쓰레기의 강 바그마티의 재앙’ 프로그램에서는, 급격한 도시화로 흘러든 생활폐수와 쓰레기가 모여 강을 가득 채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심하게 오염된 그 강은, 인근 주민들에게는 삶에서 뗄 수 없는 생활터전이었다. 그곳을 떠나지 못하는 주민들은 떠다니는 쓰레기를 주워 생활하고 있었다. 에티오피아에서도 쓰레기 산이 무너져 내려 사람이 깔려 죽는 일이 발생했다.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는 더 무거운 모습으로 다른 이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었다.

‘쓰레기’ 문제는 우리의 삶과도 멀리 있지 않다고 생각해 작은 노력들을 새로 시작했다.

3일 동안 조리할 음식 목록표를 만들고 다른 날은 남은 재료나 잔반을 이용해 음식물쓰레기를 최대한 배출하지 않는다. 장을 본 후 음식물을 한 끼 분량으로 담아서 구분해놓으면 음식물이 부패해서 버리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또 건조망을 구입해 밑에 신문지를 깔고 물기를 최대한 제거한 음식물쓰레기를 널어 베란다에서 말려봤다. 전기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음식물쓰레기 부피를 줄이고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

또 1주일에 하루는 노쇼핑데이(No shopping day)로 정해 아무런 소비도 하지 않았다. 간단해보이지만 아무것도 소비하지 않는 것은 꽤 불편했다. 사치품은 아니지만 일회용 이쑤시개와 면봉, 화장솜 등을 사지 않으니 갑갑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쇼핑데이를 통해 ‘지출’에서도 새롭게 고민하는 기회를 얻었다.

이제 나와 가족들이 줄이는 쓰레기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하느님께서는 사순 시기 동안 ‘나를 넘어 더 많은 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주시려고 하신 모양이다. 쓰레기에 대해 알수록 더 궁금해지고 더 불편해지고 싶은 마음이 든다. 불편함은 부정적이라고 생각했던 정의가 점점 변해간다. 불편함을 의식할수록, 더 많은 것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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