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특강2. 사순시기의 의미와 우리의 재계 (2015.03.22 소식지)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5-04-04 21:11:59    조회 : 550회    댓글: 0

2015 사순특강 (2) 사순시기의 의미와 우리의 재계

순(旬) 이라는 한문은 10, 열 번을 의미합니다. 예순, 칠순이 각각 60, 70의 어르신의 연세를 의미하지요. 우리가 지금 지내고 있는 사순 역시 동일합니다. 40일간의 여정을 의미하기에 사순입니다. 무슨 여정입니까? 노아 때 홍수가 내려 세상을 덮었을 때 물이 마를 것을, 새로운 세상을 기다리던 여정이고, 모세가 십계명을 받기 위한 시간이며, 약속된 땅에 들어가기 위해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헤멘 기간입니다. 엘리야가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호렙산으로 걸은 기간이며 예수님께서 복음선포를 시작하시기 위해 단식하신 기간입니다.
우리는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이 40일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준비하며, 우리의 마음을 깨끗이 하는 40일간의 재계를 시작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것일까요.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예로부터 다음의 세가지를 준비하며 영혼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첫째가 단식, 둘째는 자선, 곧 선행이며, 마지막으로 기도입니다.
먼저 단식입니다. 단식은 단순히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의미로 한정지을 수 없습니다. 음식은 나의 생명을 유지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동시에 나의 쾌락을, 나의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곧 단식은 나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 나를 즐겁게 하는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느님을 위해 포기하는 행위, 나 자신과의 관계 안에서의 행위입니다. 나 자신을 알고 나의 욕심을 깨닫고, 하느님과 나를 멀어지게 하는 그 원인을 끊는것입니다. 따라서 단식은 바로 회개입니다.
다음으로 자선입니다. 자선 역시 단순한 애긍의 실천이 아닙니다. 자선은 나의 재화와 시간과 정성을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 사용하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자선은 내가 하기 어려운 것,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나 타인에게는 도움이 되고, 때로는 생명이 될 수 있는 행위입니다. 자선은 나를 위해 수난하시고 죽음까지 불사하신 예수님의 고난을 생각하며, 내가 하기 어려운 것, 내가 좋아 하지 않는 것을 행하는 것입니다. 곧, 나와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의 행위입니다. 나와 나 자신과의 관계에서 깨달은 하느님, 회개와 단식을 통해 얻은 사랑을 타인과 나누는 행위가 바로 자선이며, 회개의 열매인 보속행위가 바로 자선이요, 선행입니다.
그리고 단식과 자선, 회개와 보속은 기본적으로 기도 없이는 이루어 질 수 없습니다. 나를 위해 당신의 목숨까지 내어 놓으신 하느님의 사랑을 가슴으로 느끼고, 그분의 사랑을 더 잘 알고, 믿고, 사랑하기 위해 그분과 대화하는 것. 그것이 기도입니다. 곧, 기도는 나와 하느님과의 관계입니다.
정리하면 나와 나 자신과의 관계 안에서 나의 잘못과 유혹과 그 근원인 나 자신의 욕심을 깨닫고 내가 좋아하는 그것을 절제 하는것이 단식이요, 회개입니다. 단식과 회개를 통해 얻은 재화와 사랑을 기반으로 나와 이웃과의 관계 안에서, 가장 미소한 이에게 해 준것이 나에게 해 준 것이다 하신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내가 만난 하느님, 내가 가진것을 기꺼이 나누는 것. 내가 하기 어려운것을 하느님을 위해 행하는 것이 자선이며 선행이요, 죄에 대한 보속입니다.

 

글   이겨레 다니엘 보좌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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