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들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9-12-14 23:11:43    조회 : 160회    댓글: 0


[밀알 하나]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들 / 양기석 신부


발행일2019-12-08 [제3173호, 3면]

 

2018년 8월에 있었던 경기도 기후변화대응 종합계획(2011∼2020) 평가 워크숍에서는 기후변화 관련 부서 간의 정책연대가 미흡하고, 계획의 법적 구속력과 이행 의지가 부족하며, 광역단체와 기초지자체 간의 협력이 부재하고, 인력과 전문성, 시민의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모여졌습니다. 대체로 지자체와 시민들이 기후 위기에 대해 절박한 인식을 하고 있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그러나 상황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레타 툰베리는 다음과 같이 호소했습니다.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습니다. 죽어가고 있어요.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멸종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전부 돈과 경제성장의 신화에 대한 이야기뿐입니다.”

과학자들이 제시하는 지표상으로만이 아니라 우리가 느끼는 현재의 기후는 우리를 불안하게 만듭니다. 너무나 뜨거운 여름, 예전 같지 않은 겨울, 너무나 짧아진 봄과 가을, 이 모두가 이미 우리가 느끼는 엄청난 기후 위기의 결과물입니다. 우리가 사는 한반도의 기후는 이미 상당 부분 아열대 기후로 변화되고 있다는 추측을 하게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가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비한 결과물입니다. ‘우리 탓’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바뀌면 지금의 상황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사는 지동본당은 모든 행사 중에 플라스틱과 비닐을 이용한 1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식물성 원료로 제작하여 비교적 쉽게 분해되어 자연에 덜 부담을 주는 용기들을 구입해 사용합니다. 상당수의 신자가 개인용 컵이나 텀블러를 사용합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매일 하는 샤워 시간을 1분 줄이면 이산화탄소가 7㎏이 줄어듭니다. 겨울철에 내복을 입고, 실내 난방온도를 1℃ 낮추면 가구당 연간 231㎏의 이산화탄소를, 소나무 한그루를 심으면 연간 5㎏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습니다. 급출발, 급가속 할 때마다 1원씩 낭비되고, 사용하지 않는 전기제품의 플러그를 뽑거나 멀티탭을 사용하면 연중 1달의 전기료를 아낄 수 있습니다. 에너지효율이 높은 등급의 제품을 사용하고, 건강을 위해서 걷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장바구니를 이용하는 습관을 길들이면 탄소배출을 줄여 지구온난화에 대처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먹는 식자재들 또한 식탁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중국산 당근, 마늘, 양파는 567마일, 노르웨이 연어는 5113마일, 호주산 소고기는 5177마일, 필리핀산 바나나는 1624마일, 미국산 오렌지는 5968마일, 칠레산 포도, 와인은 12727마일을 이동하기 위한 에너지를 소비하며 우리 식탁에 옵니다. 이 땅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을 먹는 것이 바로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의 하나입니다. 각 본당에서 우리농 매장을 운영하는 것 그 자체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행동입니다.

 

양기석 신부
(제1대리구 지동본당 주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