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탈핵1)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9-03-03 15:44:58    조회 : 173회    댓글: 0


우리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탈핵1)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가 일어나자, 독일은 핵발전소 18기중 노후화된 핵발전소 8기의 즉각적인 폐쇄는 물론, 2022년까지 순차적으로 핵발전소를 영구히 폐쇄하겠다는 탈핵 선언을 하였습니다. 독일 하원에서 핵발전소를 영구 폐쇄하는 법안이 통과되는 6월 30일 즈음, 한국의 탈핵운동가들과 함께 독일을 방문하였습니다. 그곳에서 인상 깊게 들었던 사실이 있습니다.

 

   독일에는 공영과 민영 방식의 에너지 전력회사들이 있는데, 그 중 친환경 에너지 중심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쇠나우 전력회사’와 ‘그린피스 에너지’가 있습니다. 이 두 전력회사에서 생산한 전기는 다른 전력회사에서 생산한 전기보다 비쌉니다. 그런데도 전체 가구 중 25%가 그 전기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그들이 비싼 비용을 감수하면서 두 회사의 전기를 사용하는 것은, 환경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노동자를 착취하지 않으며, 인간의 생명과 존엄, 미래를 위협하지 않는 방식으로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독일이 완전한 탈핵을 목표로 한 2022년이 3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독일은 핵발전소를 폐쇄하면서 석탄화력발전소의 축소도 병행하여 2050년에는 ‘탄소 제로’ 사회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차근차근 시행하여, 이 목표가 지속가능한 사회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이와는 양상이 다릅니다. 현 정부는 야심차게 ‘탈핵 한국’을 선언하였지만, 신고리 5, 6호기 건설 재개 공론화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다, 신고리 5, 6호기 건설뿐만 아니라 신고리 4호기 운영허가, 신울진(신한울) 1, 2호기 운영허가 심사 예정을 앞두고 있는 등, 이전 정부에서 넘겨받았지만 결국 핵발전소 5기를 증설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2월 14일, 법원은 다시금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허가 처분과정에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의 법정 기재사항이 누락된 부분에 대한 심사를 거치지 않아 안전성을 확인하지 않은 점 ▲자격 없는 원안위 위원 2명이 의결에 참여하여 건설허가 자체가 위법이지만, 공사중단으로 특정 산업이나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건설은 계속되어야 한다며, 취소 소송을 기각하였습니다. 돈 없는 이들에게는 서릿발같이 차가운 법원이 돈을 많이 가진 이들에게는 온정을 베푸는 판결을 한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최소 10만 년 이상 격리해야 하는 고준위핵폐기물이 1만 톤 이상 적체되어 있고, 매년 700톤 이상의 핵폐기물이 나오는 불안한 상황입니다. 정부는 핵폐기물을 처리할 기술과 시설도 없으면서 무책임하게 핵발전소를 증설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너무나도 무관심한 상태입니다. <계속>

 

글. 양기석 스테파노 신부(교구 환경위원장·지동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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