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된 선택과 죄의 연결고리들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9-01-26 17:36:23    조회 : 183회    댓글: 0
생태 에세이 : 수원교구 환경위원장 양기석 스테파노 신부
 

수원주보 2019년 1월 13일자 4면


심판자 하느님 앞에서 위태로운 인간


   “모태에서 너를 빚기 전에 나는 너를 알았다”(예레 1,5).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하느님께서 뜻하시고 사랑하시고 필요로 하시는 존재입니다”(교황 베네딕토 16세, 교황 즉위 미사 강론 中. ‘찬미받으소서 65항’).
   성경과 교리는 인간의 삶이 하느님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 지구 생태계와의 관계에 기초를 두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한없는 존엄”을 부여하셨습니다. 인간을 유일하게 당신을 닮은 존재로 창조하셨고, 하느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에 따라 뭇 생명과 생태계를 돌보고 관리할 사명을 부여하셨습니다. 인간의 존엄은 그냥 성립되는 것이 아닙니다. 존엄하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생명의 존엄을 지키는 행위를 할 때에 그 ‘존엄성’이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인간이 피조물로서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하느님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순간, 창조주와 인류와 생태계의 조화가 깨어졌습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를 왜곡하였습니다. “지배”하고 “다스리라.”는 창세기 1장의 명령은 인간에 의한 다른 피조물들의 “절대적 지배”를 정당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신명 10,14)이 주님의 것이라고 확인하십니다. 그러므로 잠시 지나가는 인류는 소유권이 없어 “땅을 아주 팔지 못한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레위 25,23). 따라서 우리는 이 생태계에서 얻는 재화를 책임있게 사용하여야 합니다. 생태계는 “하느님을 찬미하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존재입니다. 하느님께서 만드시고 “보시니 좋다.” 하신 생태계는 우리가 쓰고 버리는 자원으로서의 범주를 넘어선 존재입니다.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책임지고 돌보고 보호해야 할 내 이웃과 바른 관계를 이루어 유지하는 의무를 저버리면, 나 자신과 이웃과 하느님, 그리고 생태계와 맺은 관계가 망가진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이러한 파탄이 발생하면 인간의 존립도 위협을 받습니다. 또한, 하느님께서는 노아의 이야기를 통해 ‘정의와 평화’의 조건을 계속 충족시키지 못하는 인류에 대한 심판을 경고하십니다. “나는 모든 살덩어리들을 멸망시키기로 결정하였다. 그들로 말미암아 세상이 폭력으로 가득 찼다”(창세 6,13).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시원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미세먼지 가득한 대기와 해수면의 상승, 사막화, 방사능의 위험을 거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쓰레기를 양산하는 편리하게 쓰고 버리는 습관을 포기하지 못해서 바닷물과 식수를 오염시키고, 가난한 나라의 이웃들을 플라스틱과 각종 오염물질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런 모습은 노아 때처럼 심판자 앞에서 위태로운 모습입니다.

 

글. 양기석 스테파노 신부(교구 환경위원장·지동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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