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멀어질수록 아이는 고통 받는다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5-12-01 11:24:12    조회 : 445회    댓글: 0

[문종원 신부의 생태영성] <16>

자연에서 멀어질수록 아이는 고통받는다
2015. 11. 29발행 [1341호]


홈 > 평화신문 > 사목영성 > 문종원 신부의 생태 칼럼

자연에서 멀어질수록 아이는 고통받는다

어린 시절의 놀이터, 자연

“메뚜기와 도롱뇽과 뛰어놀던 날에, 우리 중 누군가는 메뚜기는 어떻게 그렇게 멀리 뛸 수 있는지, 왜 도롱뇽이 오렌지 색깔의 몸에 검은 점을 가졌는지 물었다. 우리는 나뭇잎들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 듣고 싶어 낙엽을 밟았다. 얼마나 멀리 튀는지 보려고 수면 위에 돌을 던지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운 밤에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들었다. 잠을 자다가 이상한 느낌에 잠을 깨고는, 단지 잠을 자고 있었을 뿐인데 왜 이렇게 한기를 느끼며 깨는지 궁금했다.

위의 글은 어린 시절에 리처드 루이스(Ri chard Lewis)가 자연 속에서 궁금한 것들에 대해 질문했던 이야기다. 이러한 질문들은 놀라운 어떤 것, 신비로운 어떤 것을 알아내는 출발점이 된다. 이러한 질문은 매일 놀라운 일들을 발견하고,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건강한 어린 시절에는 거의 모든 곳에서 놀랍고 경이로운 일들을 경험하고 배우고자 하는 욕구로 흘러넘친다. 매일 메뚜기, 낙엽, 돌, 시내, 다른 아이들, 어둠, 꿈과 같은 자연 사물들과의 만남을 통해 아이는 신비와 황홀감으로 얽히고설킨 복잡한 영역으로 빠져든다. 아이들은 꽃이 피고 활기를 띠는 세상에 삶의 기초를 두고 그것을 탐구해 가면서 자신들이 알고 있는 세상의 경계를 확대해 나간다. 세상의 경계를 넘어 아이들은 창의력을 키워나간다. 물결치는 청록색 바다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피조물의 쾌활한 놀이터이다. 희미한 하늘은 큰 나무들의 웃음이고, 벌레는 지구를 간질이는 작은 움직임이다.

“뒷마당에는 봄의 야생 능금 향기와 색깔, 여름 진흙의 따뜻함, 가을 낙엽들의 바삭거림과 그림자, 겨울눈의 차가움 등이 있었다. 저 너머 자그마한 숲과 좁은 길 끝에 있는 무시무시한 바위 산등성이로 가는 모험들은 2~3년 후에 더 깊은 숲 속으로의 신나는 원정과 미지의 세계로 방랑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친구들과 형제들과 함께했던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활동은 자연 속에서 함께 집을 만들고, 우리가 물려받았던 더 큰 세상 안에 있는 집에 머무는 것을 배우면서 주위를 돌아다니는 것이었다. 숲 속에는 우리가 만든 돌로 된 요새, 통나무, 그리고 버려진 잡동사니, 끝없이 펼쳐진 눈 터널, 그리고 할아버지 농장의 크고 마른 초원에서 숨바꼭질하면서 만들었던 구불구불한 회랑지대 등이 있었다.”

위의 글은 아동기에 빌 플라킨(Bill Plot kin)이 자연 안에서 탐구하며 감수성과 경이감을 키워나갔던 이야기이다. 자연의 황홀함에 빠지는 것은 아동기의 자기 발견뿐만이 아니라 이후의 모든 건강한 성숙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자연은 아이들에게 흘러넘치는 감정들(기쁨, 슬픔, 두려움, 죄책감, 상처, 분노, 사랑)을 제공한다. 아이들은 자연 안에서 이러한 것들을 몸으로 만끽하며 경험한다. 이 감정들은 세상에 소속되는 데 잠재적으로 도움을 주는 보물과 같은 것이다. 거대한 바깥 세계와 인간 삶의 감정 구조, 이 두 가지 주제가 가진 공통점은 무엇인가? 그것들은 모두 자연의 일부라는 것이다. 인간 본성(우리 감정 역시도)과 인간 세상보다 큰 세계인 자연은 우리가 태어난 세상의 기반이며, 따라서 이 둘은 우리가 온전하게 성장하는데 아주 중요하다.

자연 놀이터가 주는 혜택

현대 산업사회는 아이들이 노는 집 밖에 있는 자연 놀이터를 빼앗아 가고 있다. 그로 인해 아이는 다양한 정신 병리로 고통을 받는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연구조사원들은 자연과 접촉하지 못하는 결핍 상태와 아동기에 나타나는 불안 증상, 어려움, 병리 사이의 직접적인 관계를 입증했다. 루브(Louv)는 ‘자연 결핍 장애’라는 용어를 만들었는데, 자연으로부터 소외되면 감각의 둔화, 비만, 주의력 결핍, 과잉 활동 장애(ADHD), 우울증이 야기되고, 리탈린(아동 주의력 결핍 장애에 쓰이는 약)과 항우울제 같은 처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주지시켰다. ‘자연 결핍 장애’는 의학적 질환이 아니다. 그것은 자연으로부터의 소외라는, 인간이 치르는 대가이다. 이 소외는 아이들을 손상시키고 어른, 가족, 공동체의 형태를 변질시킨다. 자연 속에서의 자유로운 놀이의 부재는 평생 환경과 생태 파괴에 무관심하게 만든다. 궁극적으로 자연 접촉의 부재는 자연 상실이라는 결과를 초래한다. 생명에 대한 인간의 사랑이 소외와 생물 공포증으로 대체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