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삶의 궁극적 온전함 의미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5-10-20 17:24:53    조회 : 577회    댓글: 0

 

[문종원 신부의 생태영성] <10>

 
2015. 10. 18발행 [13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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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삶의 궁극적 온전함 의미·그리스도와 성인들 후광으로도 등장

 동서남북은 인간 삶의 순환과 발달·희로애락 등의 뜻을 담고 있어


원과 자연 주기

융(Jung)과 그의 동료들은 원이란 온전함, 무결함, 완전함, 전체성의 보편적 원형의 상징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야페(Jaffe)는 원을 인간과 자연 사이의 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측면에서 정신 전체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본다. 원의 표상이 원시의 태양 숭배, 신화나 꿈, 티베트의 수도승이 그린 만다라, 도시의 평면도, 초기 천문학자들의 천체 개념 등 그 어디에 나타나든, 그것은 항상 삶의 가장 중요한 측면, 곧 궁극적인 온전함을 의미한다. 블랙 엘크(Black Elk)는 말한다. “하늘은 둥글고 지구도 둥글고, 모든 별도 그러하다. 바람은 빙빙 돈다. 새들은 둥지를 원으로 만든다. 태양은 원을 그리며, 달도 같은 방식으로 움직인다. 계절의 변화도 큰 원을 그리며 늘 있던 곳으로 다시 돌아온다. 인간의 삶은 아동기에서 시작해 아동기로 돌아오는 원이며, 그래서 힘이 움직이는 모든 것 안에 원이 있다.”

정방형의 원은 그리스도교 전통을 비롯한 서구 전통에서도 등장한다. 야페는 유럽의 거대한 성당의 장미 문양의 창문들, 성화에 나오는 그리스도와 성인들의 후광, 네 명의 복음사가들에게 둘러싸인 그리스도 등을 유사한 예로 제시한다.

 

계절 주기와 인간 발달

동쪽은 해가 뜨는 곳이다. 긴 밤이 지나 빛을 선사하는 동쪽은 주로 시작, 원천, 탄생을, 식물의 성장 주기에서는 씨앗을 의미한다. 계절로는 봄이다. 새벽은 밤의 끝, 어둠에서 빛으로의 전환이기 때문에 계몽과 깨달음과 연결되며, 그 결과 영과도 연결된다. 우리의 지각과 이해, 특히 유머와 무죄함, 지혜, 그리고 지각을 확장한다.

남쪽은 가장 따뜻하고 밝은, 한낮의 정점에 태양이 있는 장소다. 일 년 내내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매우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식물과 동물의 개화와 성장과 연결된다. 계절로는 여름이다. 또한 인간 영역에 있어 남쪽은 결혼 적령기로 가장 왕성하게 성장하고 개화하는 장소이다. 남쪽은 성장하는 아이의 장난기, 자율성, 희열, 경이감뿐만 아니라 아이의 감정과 언약함과도 짝을 이룬다. 몇몇 심리치료사들은 남쪽이 “내면의 아이”의 장소라고 말한다. 태양의 따뜻함이나 편안함과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남쪽은 신체적, 심리적 치유와 협력하며, 인간 마음의 따뜻함과 정서적 유대감을 나타낸다.

서쪽은 빛에서 어둠으로 넘어가며 하루의 끝을 건네준다. 가끔 무서운 느낌을 주지만 때로는 넋을 빼놓거나 황홀감에 젖게 만든다. 때로는 그림자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되며, 우리를 미지의 세계로 데리고 간다. 계절은 가을이며, 수확의 시작이며 땅의 열매를 걷어 들이는 시기이다. 인간 발달 역시도 이와 같다. 신비와 그림자 영역, 곧 감추어져 있는 것이기에 모호하고, 어둠으로 인해 두렵고, 무서운 것들로 인해 위험하다. 종종 신비, 심원, 비밀과 짝을 이루며, 정신의 감추어진 면, 곧 무의식이나 잠재의식, 상상, 꿈, 환시를 떠올리게 한다.

북쪽은 함축적으로 태양이 지고 사라진 후에 가는 곳, 춥고 짙은 어두움, 고요의 장소이다. 한밤중과 짝을 이룬다. 겨울이 언제나 그렇듯이 고난의 장소이지만, 오히려 고난은 친근하고 익숙해질 수 있다. 위험과 도전이 있는 어둠에 적응해 왔고 능숙하게 조절하는 방식을 찾아왔다. 북쪽은 추위와 어둠에서 잘 자랄 수 있는 지식, 기술, 인내, 그리고 용기를 받아들이며, 인간의 돌보는 능력과 지성적 사고와 짝을 이룬다. 또한 봉사와 관련이 있으며 생식력을 가진 성인의 장소이다.

 

순환

한 바퀴를 돌아서 동쪽으로 돌아올 때 우리는 하루의 끝, 계절 주기의 끝, 인생의 끝에 있게 된다. 그리고 끝은 다시 시작점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삶의 끝에서 우리가 왔던 곳이지만, 보이지 않는 장소인 영으로 돌아간다. 동쪽은 우리의 탄생뿐 아니라 우리의 마지막이며, 육체적인 죽음과도 결합되어 있다. 그것은 새로운 탄생과 노년을 잇는다. 동과 서는 상호보완적인 관계이다. 동은 인식의 외향성이고 서는 내향성이다. 동은 빛이며 서는 그림자이다. 동은 시작이며 서는 끝이다. 동은 상승이며 서는 하강이다. 동은 영과 연결되며 서는 혼과 연결된다. 동-서는 순환의 초월적인 축이다. 남과 북 또한 양극의 관계를 가진다. 북은 생존이며 남은 성장이다. 북은 양육과 지도력이며 남은 아동기와 놀이이다. 북은 지식이며 습득한 기술이고, 남은 감정이며 자율성이다. 북은 봉사이며 남은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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