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셀름 그륀의 베네딕도 이야기 (2012.2.19 소식지)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3-12-19 21:14:42    조회 : 482회    댓글: 0
안셀름 그륀의 「베네딕도 이야기」
(안셀름 그륀, 정하돈 역, 분도출판사, 2008)

  “그리스도보다 아무것도 더 낫게 여기지 말 것이니,
    그분은 우리를 다 함께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실 것이다.”(RB 72,11~12)
 
  베네딕도 ‘규칙서’의 한 대목입니다. 그 어떤 것도 그리스도에 앞서게 하지 않는 것, 우리가 자주 부르는 성가처럼 ‘주 예수 그리스도와 바꿀 수는 없네. 세상 어떤 것과도...’하는 이 노랫말은 마땅히 주님으로 모시는 그리스도를 앞자리에 놓는다는 의미임에 분명하지만, 그러한 의미뿐만 아니라 베네딕도의 이 규칙에는 구체적인 삶의 지향과 규정이 내포되어 있는 것입니다. 공동체에는 힘써서 함께 도달해야 할 목표가 필요합니다. 공동체 전체적으로나, 공동체 구성원 내적으로나 모든 수도생활, 즉 기도하고 일하고(Ora et Labora), 공동체를 운영하는 모든 일에 있어서 모든 판단과 식별, 계획과 실행이 그리스도에 앞서지 않도록 항상 그리스도를 품는 삶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베네딕도의 이러한 규칙들은 베네딕도 수도회가 교회 역사 안에서 수덕생활의 모범으로서 큰 줄기를 이룰 수 있었던 성공 요건이었습니다.
  깊은 영성으로부터 제시하는 수도생활의 규칙들은 비단 그 수도회만의 보고가 아니라, 마땅히 그리스도를 앞자리에 두고 살아가야 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귀중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사실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도회들이 있어 왔고, 또 그리스도를 따르고자 하는 이들을 육성하는 교육 방법들도 수없이 많이 있어왔지만, 이 베네딕도의 규칙서는 그 수많은 공동체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잘 몰랐지만, 제가 공부하고 수련한 신학교에서도 이러한 수덕생활의 규칙, 공동체의 규칙들이 깊이 베어 있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물론 수도회마다, 그리고 교구 사제양성의 지침에 따라 차이들이 있지만, 공동체성의 중요성과 기도생활의 지침, 공동체의 경영윤리와, 노동의 가치 등은 거의 모든 공동체에서 중요하게 여길 수밖에 없는 것들입니다. 이러한 것들의 주요한 영성적 기반이 베네딕도 규칙서에서 뿌리하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교회 안에 값진 보화들과 중요한 기준들을 제시해준 베네딕도 수도회, 그리고 베네딕도 성인은, 저자가 서문에서 이야기하듯이 사실 사람들에게 아주 친숙하지는 않은 성인인 것 같습니다. 성 프란치스코나 성 이냐시오와 같은 분들에 비해 베네딕도 성인의 이름은 누구나 잘 알지만 어떤 업적들이 있고, 어떠한 영성으로 사셨던 분인지 얼핏 잘 떠오르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함을 염두에 두고 베네딕도회 사제인 안셀름 그륀 신부는 이 베네딕도 성인을 현대를 살아가는 자신의 언어로 소개하고, 그 의미들을 되짚어보고 있습니다. 베네딕도 성인과 친교를 나누며 삶의 좋은 여운과 이정표로 남을 이 책을 권해드립니다.
  “기도하고 일하라!” (Ora et Labora!)                    글  김만희 요셉 보좌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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