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록 (2012.2.12 소식지)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3-12-19 21:13:46    조회 : 474회    댓글: 0
「고백록」
(성 아우구스티노, 최민순 역, 바오로딸, 1965)

  “오, 영원한 진리여, 참스런 사랑이여, 사랑스런 영원이여, 그대 내 하느님이시니 그대를 향해 밤낮으로 한숨짓노라. 내 처음 그대를 알았을 제 그대 나를 맞아들여, 내가 볼 것이 무엇인지, 그러나 나는 아직 볼 자격이 없는 것을 보여주었나니.”

  아우구스티누스가 그리스도교 진리에서 떠나 명예와 학식 등을 좇아 방황하다가 다시금 하느님께로 돌아왔을 때를 회상하며 적은 말입니다. ‘아직 볼 자격이 없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그의 말을 곱씹으며 이전에 방황하던 아우구스티누스의 내면을 다시금 떠올리게 됩니다. 자신이 한없이 작고 미약한 존재임을 깨닫는다는 것이 생각과 말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기에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그 오랜 시간을 방황하며 먼 길을 돌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젊은 시절에 성인이 겪었던 솔직한 생각들과 느낌들을 읽는 것이 거의 1700년 떨어진 우리의 마음에 무수한 동감과 위로로 다가옵니다.
  성인이 옛 날들을 회상하면서 중심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이 바로 자기 마음의 위치가 아니었던가 생각됩니다. 영원한 것에 마음을 두지 않고 헛된 것에 마음을 두는 것, 그것을 성인은 인간 내면의 위기라고 단언합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얼마나 많이 좌절하게 되는 대목입니까?
  외적인 즐거움들은 순간순간 나를 기분 좋게 해주는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이 때문에 얼마나 많이 내면의 진솔한 마음들을 외면하고 살아가는지 성찰하게 됩니다. 즐거움을 위한 말들은 자주, 단지 그 웃음만을 위하여 뱉어내게 되고 이것은 진심과는 상관없이 꾸며낸 말이거나 상대방을 괴롭히는 말이 되기 쉽습니다. 나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TV프로그램, 광고, 영화와 같은 것들은 보고 있으면 감성적 즐거움 때문에 우리를 빠져들게 만듭니다. 이런 것들에 시간을 많이 보내면 보낼수록 영원한 것, 진리, 하느님에 대한 생각은 저 멀리 치워지게 되고, 기도생활을 자꾸만 뒤로 미루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이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안타까워하는 것이 바로 이러함 때문이 아니었는지. 연극과 당시 유행하던 문학들에 빠져있던 성인은 자신이 헛된 것들에 빠져 있었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성인들에 대해 소개해드리고 있는 요즘, 어떤 성인전보다도 가장 그 성인의 내면을 깊이 바라볼 수 있는 성인의 자서전을 권해드리고자 합니다. 한번쯤은 꼭 읽어봐야 할 교회의 고전 중에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자신의 삶 안에서 하느님을 찾아 나섰던 여정과 그 진실한 고백이 담긴 이 ‘고백록’은 성인이 얼마나 하느님과 깊이 영적인 일치를 이루고자 했는지 깊이 느낄 수 있는 영적독서가 될 것입니다.

  “이분을 사랑들 하자. 온갖 것 지으신 분, 그러나 멀리 아니 계시는 분, 만드시고 멀리 떠나지 아니 하사 모든 것이 그분한테서, 그분 안에 존재하느니라. 그이 계시는 곳, 진리가 맛스러운 곳. 마음의 가장 안에 계시건만 마음은 그러신 분을 떠나버렸구나. 죄지은 자들아. 마음으로 돌아오라. 너희를 내신 그분께 달라 붙거라. 그분과 함께 있거라. 머물러 있으라. 그이 안에 쉬어라.”
                                                          글  김만희 요셉 보좌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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