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뱃속의 지혜 (2012.3.18 소식지)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3-12-19 21:17:55    조회 : 514회    댓글: 0
 「물고기 뱃속의 지혜」
(루돌프 슈테르텐브링크, 김선태 역, 분도출판사, 2005)

“요나는 주님을 피하여 다르싯으로 달아나려고 길을 나섰다.”(요나 1,3)
  요나 예언서를 펼쳐 들고 읽어 내려가다 보면 뜻밖에 나오는 위의 구절이 참 당황스럽게 합니다.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한 예언자가 주님의 명을 듣고 난처해하거나 자신 없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다른 예언서의 소명 사화에서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지만, 이렇게 주님의 명을 정면으로 거슬러 달아나려고 했다는 것은 매우 뜻밖의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요나 예언서는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중요한 메시지와 진리들을 아주 흥미로우면서도 보통 사람들의 삶 안에 아주 가깝고 다정하게 다가섭니다. 요나서 안에서 요나 예언자의 내면 상태를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지는 않지만, 요나 예언자의 예기치 못한 행동들과 그의 앞에 펼쳐지는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그의 복잡 다단한 내면의 과정을 엿볼 수 있게 해줍니다. 또한 그렇게 하느님과 정반대의 길을 가려고 하는 요나의 마음에도 불구하고, 꺾이지 않고 이끌어가시는 하느님 계획의 항구함, 그리고 복잡하고 변덕스러운 요나에게 인내와 사랑으로 깨우침을 주시는 하느님의 탁월한 화법이 우리를 매료시킵니다.

 예수님께서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실만큼 회개와 표징의 모범? 혹은 상징이 되고 있는 이 요나 예언서는 우리가 진심으로 회개하고 십자가의 거룩한 표징 안에 동참하는 이 사순시기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묵상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이 사순시기에 이 요나의 이야기를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이 책의 저자인 루돌프 슈테르텐브링크는 도미니코회 신부로써 요나 예언서 안에서 드러나는 요나의 심리 상태와 영적인 여정을 아주 깊이 있고, 알기 쉽게 서술해 주고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이 이야기들을 통해서 묵상할 수 있는 하느님의 섭리와 우리들의 일상 안에서 너무나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영적인 질문들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물고기 뱃속에서.. 심연의 어둠 속에서 하느님을 신뢰하고 다시 생명을 얻은 요나처럼.. 인생이라는 많은 고통의 걸림돌과 내면 안에 침잠하는 우리의 영적 여정 끝에 참 하느님을 만날 수 있음을 기억합니다. 어쩌면 사순시기는 우리 모두 이 물고기 뱃속에 들어갔다가 주님과 함께 영광스러이 부활하고자 하는 희망을 더욱 선명하게 그려보는 시간이 아닐까요?

「요나 이야기를 깊이 묵상하면, 요나가 우리와 너무 비슷하여 그와 우리를 떼서 생각하기 힘들 정도다. 요나 이야기가 교훈을 주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요나 이야기는, 우리가 어떻게 삶의 위기에 빠지는지, 그럴 때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를 잘 묘사하는 동시에, 그런 위기에서 성숙하고 강인한 모습으로 벗어나는 길도 제시한다.」(저자 서문 중에서...)

                                                    글  김만희 요셉 보좌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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