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속의 명상 (2012.3.4 소식지)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3-12-19 21:16:23    조회 : 468회    댓글: 0
「고독 속의 명상」
(토마스 머튼, 장은명 역, 성바오로 출판사)

'뜨겁지도 차지도' 않아 탁 털어놓고 사랑하지도, 탁 털어놓고 미워하지도 않는 영혼의 미온성은 곤경에 빠지지 않고 가상의 자존심을 유지하기 위하여 표면적으로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척하면서 실은 하느님과 하느님의 뜻을 거부하는 상태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간과 우리의 삶이 펼쳐지는 이 곳이 모두 하느님께로 향하여 있는 영적 여정의 도정이라는 것을 때로는 자주 잊고 살아갑니다. 매일 주어진 일들에 급급하여 살아가거나, 자기 성취에 도취되어 덕행을 쌓는 대에 투신하기보다는 많은 업적을 이루어 내는 대에만 관심을 가지게 될 때가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영적 생활을 하고 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영적생활을 하고 있는지, 또한 그렇지 않다면 우리의 내면에 어떤 것들이 영적생활을 방해하고 있는지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저자가 말하는 영적생활이 우리에게 깊은 동의를 주고, 지쳐있는 혹은 메마름으로 판단되는  영적생활에 다시금 활기를 불어 넣어줄 수 있는 자극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자는 영적생활을 자신의 ‘모든 것’, 즉 전 존재를 통하여 이루어 나가는 여정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인간적인 자신의 감정, 의지, 육체적 조건, 기질, 성격, 지적 활동 등 모든 것들이 함께 어우러져서 하느님과 함께 살아갈 때 비로소 참된 의미로서의 영적생활이 된다는 것입니다. 지적인 노력으로만 신학에 대하여 논하거나, 논리와 추리에 의존하여 묵상을 하거나 하는 것들은 온전한 기도가 되지 못하며, 한 쪽 날개를 잃은 영적생활이 될 것입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볼 때에도 저의 힘으로 하는 기도와 묵상은 금새 지쳐버리고 맛을 잃고 방황하게 됨을 체험하게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자신의 영적 상태가 어떠한 모습으로 머무르고 있는지 바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영신생활이라는 것은 단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새로움은 영적생활이 에스컬레이터와 같이 한 방향으로 계속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 번 극복하거나 뛰어 넘었던 문제라 하더라도 계속되는 삶 안에서 다시금 나를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고해성사를 볼 때에 같은 죄를 짓지 않도록 다짐하며 기도하면서도 다시 같은 죄를 지을 때에 느끼는 자기에 대한 초라함을 이럴 때에 느끼게 됩니다.
  한 번의 체험이나 다짐이 우리를 성덕으로 이끌지 않습니다.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다름이 아닌 삶입니다. 삶 안에 참으로 영적인 충만함을 찾아갈 수 있도록 저자가 소개하는 영적생활, 고독의 명상을 이 사순시기에 실천한다면 더없이 좋은 은총의 시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영적으로 산다는 것은, 우리가 믿지만 볼 수 없는 하느님을 위하여 사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렇게 살기 위해서는 볼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갈망을 포기해야 한다.”
                                                      글  김만희 요셉 보좌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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