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6일 우리를 위해 당신의 살과 피를 내어 주신

작성자 : 안나    작성일시 : 작성일2015-08-16 07:14:16    조회 : 265회    댓글: 0

◈ [인천] 우리를 위해 당신의 살과 피를 내어 주신

2015년 나해 8월16일 연줃 제20주일

제1독서 
<내 빵을 먹고 내가 섞은 술을 마셔라.>
○ 잠언의 말씀입니다. 9,1-6

제2독서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깨달으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5,15-20

복음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51-58

사제가 되기 전에는 사제가 되면 어떠할지를 많이 상상했었습니다. 온 마음을 다해 경건하게 미사를 집전하고 열심히 강론을 하는 모습, 신자들과 함께 기도하는 모습, 선교를 하면서 많은 신자들을 성당으로 이끄는 모습, 신자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는 모습 등등……. 그런데 막상 사제가 되고 보니 제가 상상했던 것 외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들이 제게 주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 아직까지도 저를 낯설게 만드는 것 중의 하나는 혼인 주례입니다.

사제로 살기에 결혼을 할 수가 없는데, 결혼 한 번 해보지 못한 사람이 다른 사람 혼인 주례를 선다는 것이 정말로 어색하겠습니까? 그것도 사제서품 받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에는 30살밖에 되지 않았으니, 저와 나이 차이도 별로 나지 않은(때로는 저보다 많을 때도 있었지요) 신랑 신부 앞에서 사제라는 직분 때문에 하는 혼인 강론은 정말로 죽을 맛이었지요.

아무튼 그렇게 어색한 혼인 주례를 정말로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전에 있었던 본당에서 제가 주례를 섰던 부부 모임도 생겨서 일 년에 한두 번 모여서 좋은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특히 그들의 결실인 아이까지 데리고 오기 때문에 항상 북적 북적대는 모임입니다.

사실 이 부부들이 처녀총각 시절에는 술도 많이 마시고, 집에도 늦게 들어가곤 했지요. 그 모습이 결혼을 하고서도 그리 바뀌지는 않더군요. 하지만 결정적으로 바뀔 때가 언제냐면 바로 아이를 가지고 나서입니다. 술을 마시지 않고, 담배를 끊고 또 집으로의 귀가도 빨라집니다. 그리고 좋은 생각과 좋은 것들만 보려고 노력합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뱃속에 있는 사랑하는 아기를 위해서입니다. 아기를 위해서 평소에 즐기던 것들을 모두 끊고 바른 생활을 하는 것이지요.

이 부부들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미사 때마다 주님을 모시는 우리의 모습을 생각하게 됩니다. 주님께서 내 안에 계시는데 과연 우리는 어떠한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을까요? 평소와 똑같이 아무런 변화 없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주님을 사랑한다면, 주님께서 내 안에 계시면 당연히 변화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보다 더 좋은 생각과 말을 하려하고 좋은 것만을 보려하는, 즉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우리를 위해 당신의 살과 피를 내어 주신 주님의 사랑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내 안에 들어오기에 당연히 우리 역시 사랑의 삶을 살아야만 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욕심과 이기심을 채우는데 급급한 삶이 아닌, 주님께서 명령하신 삶을 쫓아 살아갈 때 진정으로 주님의 살과 피는 참된 양식과 참된 음료가 되어 구원의 길로 들어서게 해 줄 것입니다.

미사 때 내 안에 모시는 주님을 다시금 기억합시다. 그리고 주님을 모신 내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묵상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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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포기하고 단 한 가지에만 집중하면 성공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크리스티아누 호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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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

 긴 널빤지의 한가운데를 괴어, 그 양쪽 끝에 사람이 타고 서로 오르락내리락하는 놀이 기구를 무엇이라고 할까요? 맞습니다. ‘시소’지요. 어렸을 때에 참 많이 탔었는데, 그리고 지금도 아파트의 놀이터를 보면 빠지지 않고 있는 것이 이 ‘시소’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시소가 영어인지를 몰랐습니다(무식하죠?). 우연히 책을 보다가 알게 되었네요. ‘SeeSaw’라고 합니다. 즉, 올라갈 때는 풍경이 보이고(See), 내려올 땐 풍경이 보였다(Saw)는 의미랍니다. 그냥 무조건 단순히 ‘시소’라고만 생각했는데, 의미를 알고 나니 더욱 더 새롭게 시소를 보게 됩니다. 이렇게 의미를 알면 그 대상은 다르게 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사 때 느끼는 것이 별로 없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왜 성당에 가야하는지를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십시오. 혹시 그 의미를 알려고 노력을 했었는지를……. 미사의 의미, 성당 한 가운데에 있는 십자가의 의미, 성당 마당의 성모상의 의미, 기타 등등 그 의미를 하나씩 알아나간다면 주님이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그리고 성당에 가는 것이, 미사에 참석하는 것이 너무나도 기쁠 것입니다.

- 인천교구 조명연 마태오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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