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0일 주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작성자 : 안나    작성일시 : 작성일2015-07-20 07:20:33    조회 : 251회    댓글: 0

◈ [서울] 연중 제16주간 월요일 
 
2015년 나해 7월20일 연중 제16주간 월요일

제1독서 
<내가 파라오를 쳐서 나의 영광을 드러내면,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 14,5-18

복음 
<심판 때에 남방 여왕이 이 세대와 함께 되살아날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38-42
 
이순신 장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는 ‘성웅 이순신’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최근에는 ‘명량’이라는 영화도 있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유명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전쟁에 임하는 결연한 자세를 느낄 수 있는 말입니다. ‘신에게는 아직 열 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 수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위해서 싸우려는 의지를 알 수 있는 말입니다. 이순신 장군은 뛰어난 전략과 통솔력으로 조선을 국난의 위기로부터 구할 수 있었습니다. 전략과 통솔력 이전에 이순신 장군의 강점은 바로 마음자세입니다. 두려움을 모르는 의지와, 죽음을 각오하는 태도는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원동력이 된 것입니다.
 
우리말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날 길은 있다.’고 합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도 합니다. 1990년 저는 고등학생들과 함께 지리산 등반을 하였습니다. 본당에서 고등부 학생들과 함께 여름 수련회를 하였기 때문입니다. 산악 반이었던 저는 자신 있게 아이들과 함께 ‘장터목산장’을 향해서 산행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저는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와 학생들은 선발대로 가서 텐트를 치기로 했기 때문에 주로 텐트를 가지고 산행을 하였습니다. 잠시 멈춰서 짐을 조사해 보니, 먹을 것은 별로 없었고, 대부분이 텐트였습니다. 다행히 아직은 어두워지지 않았고, 길에 걸려있는 ‘리본’을 따라서 산행을 하였습니다. 리본을 따라가면 본길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한참을 오르는데, 반가운 얼굴을 만났습니다. 동창 신학생이 저희를 찾아서 다시 내려오는 중이었습니다. 저를 찾아서 이미 올라갔던 산을 다시 내려온 친구가 고맙고, 반가웠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갈팡질팡 했다면 길을 제대로 찾지 못했을 것입니다. 학생들도 걱정을 많이 했을 것입니다. 학생들은 저를 믿어 주었고, 우리는 결국 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인도의 어느 시골에서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한 가난한 농부에게 어느 날, 큰 일이 생겼습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심장병이 생겼습니다. 빨리 병원에 가야만 치료를 할 수 있고, 치료를 받으면 금세 나을 수 있는 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농부가 사는 마을은 너무나 시골이었습니다. 앞에는 큰 강물이 흘렀고, 강물을 건너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뒤에는 커다란 바위산이 있어서 도저히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아내를 데리고 걸어서 큰 마을의 병원에까지 가려고 하면 56킬로를 걸어가야 했습니다. 도저히 갈 수가 없어서 농부의 아내는 결국 죽고 말았습니다. 그 뒤로 농부는 마을 뒤에 있는 바위산을 향해서 걸어갔고 작은 망치와 정으로 바위들을 깨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 농부가 미쳤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렇게 작은 망치와 정으로 저렇게 큰 바위산을 깰 수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농부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망치와 정을 들고 바위산으로 향했고, 조금씩 길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그 농부에 대해서 잊고 있을 때, 농부가 일을 시작한지 22년 만에 드디어 바위산에는 길이 뚫렸습니다. 넓이 2미터, 높이 3미터의 터널이 생겼습니다. 56킬로를 걸어가야만 했던 길이 이제는 800미터만 걸어가면 되는 새로운 길이 생겼습니다. 그 뒤로 마을 사람들은 가난한 농부가 만들어 놓았던 새로운 길로 큰 마을을 다닐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인도 정부는 그 농부에게 큰 상을 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농부는 그 상을 거절하며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저는 제가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경우에 쉽게 포기한 적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두려움 때문에 포기했고, 남들의 시선을 생각해서 포기했고, 힘이 들어서 포기한 적도 있었습니다. 게을러서 포기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 주십니다. 모세는 광야에서 40년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광야의 체험을 통해서 찾았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눈앞에 펼쳐진 두려움 때문에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하느님의 능력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예전의 노예생활로 돌아가겠다고 말을 합니다.

우리는 참지 못하고, 기다리지 못하고, 인내하지 못해서 좋은 기회를 놓치기도 하고,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깨지기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님께 ‘표징’을 요구합니다. 우리의 마음이 완고하면 하느님께서 표징을 보여 주셔도 우리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게 됩니다. 오늘 우리는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주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주님의 사랑 안에, 주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한 주간되시기 바랍니다.

- 서울 대교구 성소국장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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