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4일 세상의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는 사람들

작성자 : 안나    작성일시 : 작성일2015-07-14 07:05:32    조회 : 256회    댓글: 0

◈ [서울]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2015년 나해 7월14일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제1독서 
<물에서 건져 냈다고 해서 그 이름을 모세라 하였다. 그는 자란 뒤, 자기
동포들이 있는 데로 나갔다.>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 2,1-15ㄴ

복음 
<심판 날에는 티로와 시돈과 소돔 땅이 너희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20-24
 
개가 사람을 무는 것은 큰 뉴스거리는 되지 않습니다. 개는 사람처럼 이성과 양심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개는 생존본능에 따라서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개를 물었다면 이것은 큰 뉴스거리가 될 것입니다. 사람은 그렇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이 있습니다. 좋은 교육을 받았고, 집안의 가문이 좋으며,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가끔씩 지도층 인사들의 도덕적인 결함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병역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경우, 불법적인 재산 증식, 법과 정의를 따르지 않고 권력과 야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들이 이용하는 공권력 때문에 무죄한 사람들이 억울한 누명을 쓰기도 했습니다. 닭의 의무와 사명은 닭 벼슬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고, 알을 낳는 것이듯이, 사회의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힘과 지위를 이용해서 불법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고, 어둠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제게 깊은 감동을 주셨던 분들이 생각납니다. 비가 많이 내리는 날입니다. 홀로 성당으로 오셔서 열린 창문을 닫고, 빗물이 잘 흘러가도록 하수구에 있는 오물을 걷어내던 교우 분입니다. 방앗간을 운영하면서 아무도 모르게 불우한 이웃들에게 떡을 나누어 주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등록금을 내주었던 교우 분입니다. 본당 신부가 피정을 갈 때면, 매일 성당에 오셔서 청소도 하시고, 수녀님들이 잘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교우 분입니다. 신앙인이기 때문에 조금 억울한 일도 참아내는 교우 분입니다. 마치 수도자처럼 매일 아침이면 주님 앞에 두 손을 모아 기도하시는 교우 분입니다. 그런 분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행복했던 본당 신부였습니다.

제게 참된 수도자의 모습을 보여주셨던 분이 생각납니다. 신자들이 떠난 성당에서 주보를 정리하던 분입니다. 주일 오후에 성당 화장실을 청소하던 분입니다. 아이들을 위해서 약수터까지 가셔서 물을 길어 오시던 분입니다.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을 방문하시고, 손을 꼭 잡아 주시던 분입니다. 수도자가 혼자 사는 것은 더 많이 기도하고, 더 기쁘게 봉사하는 것임을 보여 주시던 분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양의 냄새가 나는 목자’가 되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비록 진흙탕에 빠질지라도, 옷이 더러워질지라도 세상 속에서 복음을 전하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교회라는 울타리에 안주한다면, 섬기려 하기 보다는 섬김을 받으려고 한다면, 오늘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바로 우리들에게 하시는 말씀이 될 것입니다.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신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는 사람들을 꾸짖으십니다. 세상의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는 사람들에게 하느님께 돌아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이 기적을 가장 많이 일으키신 고을들을 꾸짖기 시작하셨다. 그들이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서울 대교구 성소국장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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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떳떳하게 고개를 들고

2015년 나해 7월14일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제1독서 
<물에서 건져 냈다고 해서 그 이름을 모세라 하였다. 그는 자란 뒤, 자기
동포들이 있는 데로 나갔다.>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 2,1-15ㄴ

복음 
<심판 날에는 티로와 시돈과 소돔 땅이 너희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20-24

음식에 대해 가려 먹는 사람을 편식한다고 이야기하지요. 물론 선천적으로 맞지 않는 음식이 있어서 먹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을 먹게 되면 영양소 섭취에 불균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좋지 않다고 말합니다. 특히 몸에 좋지 않은 것들만을 좋아한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음식으로만 식사를 한다면 분명히 몸에 이상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이를 직접 몸으로 체험했었지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강화도의 갑곶성지 개발을 위해서 발령받아서 혼자서 모든 것을 해야만 했었습니다. 그때 가장 힘들었던 것이 바로 음식을 해 먹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주로 먹었던 것이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음식이었고, 이것도 귀찮으면 패스트푸드점을 이용하곤 했습니다. 그 결과 공기 좋다는 강화도에서 또한 매일 땅을 밟으면서 일하는데도 아토피가 생겨서 고생을 오랫동안 했었습니다.

영양소 섭취의 불균형이 몸에 이상을 가져왔던 것이지요. 그때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저는 음식을 골고루 먹는데 노력을 합니다. 또한 외식보다는 집에서 직접 해 먹으면서 건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음식 만드는 것도 많이 늘었지요).

이렇게 내 몸이 편한 것만을 또한 입에 단 것만을 구하다보면 몸에 이상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음식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 삶 안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것만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때로는 내 몸이 힘들고 또한 귀찮을 수도 있지만, 정말로 내 영혼의 양식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모든 것을 극복해서 행동해야 합니다.

바로 주님의 말씀이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사랑의 말씀을 실천함으로 인해 이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비춰질 수도 있습니다. 남들은 다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는데, 내가 괜히 손해 보는 행동을 할 필요가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지 않고 산다면 어떨까요? 순간에는 편하고 약간의 이익도 갖는 것 같지만, 내 영혼에는 결코 좋을 수가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이 기적을 가장 많이 일으키신 고을들을 꾸짖으시지요. 표징을 그토록 많이 보여주었지만 주님의 뜻을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자신의 욕심과 이기심을 내세우는데 최선을 다하면서 주님으로부터 멀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지금 당장 벌이 내려졌을까요?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유한한 이 세상에서의 심판이 아닌, 무한한 주님 나라에서의 심판을 이야기하십니다.

무한한 주님의 나라에서 과연 떳떳하게 고개를 들고 주님 앞에 나아갈 수 없다면 얼마나 슬픈 일일까요? 순간의 편함과 이익을 따르기보다는 영원한 기쁨과 행복을 따를 수 있는 참으로 지혜로운 우리들이 되기를 원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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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 대한 작은 관심과 사랑이 세상을 오래도록 향기로운 꽃다발로 만든다(류노스케 사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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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

유명한 과학저술가 더글러스 러시코프(Douglas Rushkoff)는 “지난 2천 년 동안,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 아주 독특한 대답을 했습니다. 그의 대답은 바로 ‘지우개’였지요. 그리고 그 이유를 묻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우개는 인간의 실수를 수정하고 지워준다. 그리고 지우개는 아픔을 지워지고, 용서해준다. 수정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인류 최대의 발명품이다.”

저도 이 대답에 크게 공감합니다. 신학교 다닐 때 수동 타자기를 이용했었는데, 어느 날 어떤 신학생이 전동 타자기를 하나 구입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전동 타자기의 놀라운 점은 수정테이프가 있어서 오탈자를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었지요. 다들 얼마나 놀라웠는지 모릅니다. 오탈자를 내지 않기 위해서 굳이 애를 쓸 필요도 없었고, 보다 더 깔끔한 문서를 만들 수가 있었으니까요.

지울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최고의 발명품이 아닐까 싶네요. 틀린 것을 고쳐주고, 보다 더 깔끔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우리 삶 안에서도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 과거의 아픔과 상처를 모두 기억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이것만큼 힘든 것도 없을 것입니다. 모든 것을 다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지우개로 지우듯이 잊어버릴 수 있기에 우리의 삶을 계속 살아갈 수 있는 것이지요.

내 삶 안에서 지울 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지울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더욱 더 힘차게 내 삶을 잘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 인천교구 조명연 마태오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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