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9일 기쁜 만남

작성자 : 디딤돌    작성일시 : 작성일2015-06-09 07:02:48    조회 : 397회    댓글: 0

◈ 연중 제19주간 화요일 
 
2015년 나해 6월9일 연중 제10주간 화요일

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예!”도 되시면서 “아니요!”도 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그분께는 늘 “예!”만 있을 따름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2서 말씀입니다. 1,18-22

복음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3-16
 
오늘은 교구의 원로이신 임 응승 사도요한 신부님의 장례미사가 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독학으로 ‘수맥’을 보는 법을 배우셨습니다. 신부님께서는 물이 필요한 곳에 우물을 찾아 주셨고, 건물을 지을 때도 좋은 자리를 정해 주셨습니다. 신부님께서는 드러나지 않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합니다. 어느 신부님께서 성당 신축을 할 때, 찾아 오셔서 적지 않은 금액을 기꺼이 희사 하였다고 합니다. 신학교에 오셔서 신학생들을 위한 장학금도 주셨다고 합니다. 신부님께서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셨다고 생각합니다. 신부님께서 이제는 천상에서 우리들을 위하여 기도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지난주에 기쁜 만남이 있었습니다. 1992년 예비자 교리를 가르쳤던 자매님을 만났습니다. 저는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그 자매님은 저를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당시에 대학교 1학년이었다는 자매님은 지금은 40이 넘었으니, 어찌 알아 볼 수 있었을까요? 자매님은 제가 교리를 가르치던 모습, 본당에서 미사를 드리던 모습, 본당 신부님과 함께 산보를 하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언제가 한번 만나고 싶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었다고 무척이나 기뻐하셨습니다. 서초동에 있는 ‘힌물결’이라는 건물에서 공연기획도 하고, 잡지를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일을 하는 자매님을 보는 것도 큰 기쁨이었습니다. 새삼 세상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주에는 또 다른 만남이 있었습니다. 제가 용문 수련장에 있을 때 서울에 갈 때는 용문 역에서 기차를 타곤 했습니다. 어느 날 한 자매님께서 제게 서울 가는 방향을 물어보셨고, 저는 제가 서울로 가기 때문에 저를 따라 오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서 투병 중에 있는 형제님을 위해서 기도할 수 있었고, 제가 명동으로 옮겨서도 만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매님께서는 중국에서 ‘다도’를 공부하셨고, 제게는 늘 ‘차(茶)’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자매님께서 주신 차를 한잔 마시는 것은 제게는 기쁨입니다. 자매님께서는 새로이 서울에 집을 마련하셨고, 저는 자매님과 가족들을 위해서 기도를 해 드렸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연한 만남을 통해서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자매님의 말씀으로는 기차역에서 저를 보았을 때, 맑은 모습이었다고 하였습니다. 새삼 세상을 맑고 밝게 살아야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하십니다. 인류를 구원할 큰 업적을 남기는 것일 수도 있고, 사업에 성공해서 큰 재물을 얻는 것일 수도 있고, 높은 자리에 올라 이름을 남기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합니다. 들에 핀 작은 꽃도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드러나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었다면 그것도 빛과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정직하게 살고, 주어진 일에 감사를 드리며, 살아가는 모습에 그리스도의 향기가 난다면 그 또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최 민순 신부님의 아름다운 시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두메 꽃

“외딸고 높은 산 골짜구니에
살고 싶어라.
한 송이 꽃으로 살고 싶어라 

벌 나비 그림자 비치지 않는
첩첩산중에
값없는 꽃으로 살고 싶어라.  

해님만 내 님만 보신다면야
평생 이대로
숨어서 숨어서 피고 싶어라”
 
- 서울 대교구 성소국장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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