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찬미받으소서 주간 강론 자료 1
교황 권고 「하느님을 찬미하여라」 이해하기
지난 2023년은 기상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었습니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이 기록이 올해 바로 깨질 것으로 예측하는 중입니다. 앞으로 기후 위기는 점점 더 굳어질 것이고, 그 피해는 더욱 파괴적으로 커질 것이며, 피조물의 세계가 짊어져야 하는 고통 역시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이렇게 상황이 심각해질수록 창조 질서 보전에 관한 가톨릭교회의 소명 역시 더욱 커져만 갑니다. 중대한 선택의 시점에서, 교황님께서는 지난 2023년 10월 4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축일에 교황 권고 「하느님을 찬미하여라」(Laudate Deum)를 반포하셨습니다. 이 문헌은 “기후 위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선의를 지닌 모든 이”를 대상으로 하는 교회의 호소입니다.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 각 장의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면서 권고문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찬미받으소서」와 「하느님을 찬미하여라」의 관계
새 교황 권고 「하느님을 찬미하여라」(Laudate Deum)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2015년에 반포된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찬미받으소서」는 교회 역사상 최초의 생태환경 회칙이었습니다. 이번에 반포된 「하느님을 찬미하여라」는 「찬미받으소서」의 후속 문헌입니다. 단, 「찬미받으소서」가 생태환경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전반적으로 다 다루었다면, 「하느님을 찬미하여라」는 기후 위기라는 특정 주제에 집중합니다. 교황님께서 이렇게 하신 이유는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가는 가운데, 기후 위기를 되돌이킬 수 없는 지점은 점점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2항을 보면 교황님의 솔직한 심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가 반포된 지 벌써 8년이 흘렀습니다. 그때 저는 고통받는 우리 지구의 형제자매들인 여러분 모두와 함께 우리 공동의 집을 돌보는 일에 관한 저의 진심 어린 염려를 나누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저는 우리가 충분히 행동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무너져 가고 어쩌면 한계점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1장 세계 기후 위기 [5-19항]
「하느님을 찬미하여라」는 총 6장 73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분량은 적은 편이지만, 담고 있는 내용과 시급성은 중대합니다. 먼저 1장의 소제목은 “세계 기후 위기”로, 「찬미받으소서」에서도 그러하였듯이 과학적 근거를 들어 기후 위기를 규명하는 데에 집중합니다. 그러니 “세상이 무너져 가고 어쩌면 한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교황님의 판단 근거가 1장에 있습니다. 일례로 「찬미받으소서」 저술 당시에도 탄소 배출량은 400ppm으로 역사상 최고치였는데, 2023년 6월에는 423ppm에 이르렀다는 내용이 나옵니다(11항). 상황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1장에서는 이러한 종류의 과학적 사실이 나열되는 한편, 이를 부정하거나 축소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염려도 이어집니다(6-9항). 심지어 「찬미받으소서」가 반포된 지 8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얕잡고 억지스러운 의견”은 교회 내에서도 발견됩니다(14항).
권고문을 보면 교황님의 답답한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는 구절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기후 위기를 돌이킬 수 없는 시점, 이른바 티핑포인트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본다면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고 위급하기 때문입니다. 교황님 말씀처럼 “더 크고 비극적인 피해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16항)
제2장 증대되는 기술 지배 패러다임 [20-33항]
피조물의 세계가 이렇게까지 내몰린 큰 원인 중의 하나는 바로 기술 지배 패러다임에 있습니다. 이미 교황님께서는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기술 지배 패러다임에 관하여 경고하셨습니다. “실재와 선과 진리가 이러한 기술과 경제의 힘에서 저절로 생겨난다고”(105항) 여기는 생각이 세상을 지배할 정도가 되었고, 그로 인한 왜곡이 심해져 “현실을 파괴하는 지경에 이를 정도”(101항)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그로부터 8년이 지났고, 「하느님을 찬미하여라」에서 교황님께서는 이러한 패러다임이 그간 더 증대되었다고 판단하십니다. 어느덧 “인간의 능력과 가능성이 기술의 도움으로 무한히 확장될 수 있다고”(21항)까지 여기는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러한 패러다임은 자연을 공존과 공생이 아니라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시켜 버립니다. 확장에는 대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간이 지닌 힘은 기술로 확장되면서 더욱 강력해졌지만, 윤리적 타락과 함께 그간 남용되어 왔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인상적이고 놀라운 기술 발전을 이룩하였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매우 위험한 존재가 되었으며 많은 생명체의 생명과 우리 자신의 생존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였습니다.”(28항)
제3장 국제 정치의 취약성 [34-43항] / 제4장 기후 회의: 진전과 실패 [44-52항]
이러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정치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교황님께서 역사가 퇴보의 징후를 보인다고 표현하실 정도로 국제 정치는 현재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못합니다. 여전히 국가들은 세계적 공동선보다 자국의 이해관계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그러한 결과로 수십 년째 기후 문제에 관하여 여러 차례 회의가 있었으나 아직도 획기적이고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지는 못했습니다. 따라서 교황님께서 제안하시는 방안은 다자주의를 새롭게 다시 형성하는 것입니다. “국가들 사이의 다자간 협약에 우선권이 주어져야만”(「모든 형제들」 174항) 하며, 이 다자주의는 “세계 공동선, 기아와 빈곤 근절, 기본 인권의 확고한 수호”(「모든 형제들」 172항) 등에 기반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정치의 변화는 결국 개인의 각성에서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이야말로 인류공동체의 구성원들이 마음과 행동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그러한 까닭에 저는 “시민들이 국가와 지역과 지자체의 정치적 권력을 통제하지 않으면 환경 피해를 막을 수 없다.”라고 거듭 주장합니다.”(38항)
제5장 두바이에서 열릴 제28차 당사국 총회에 무엇을 기대합니까? [53-60항]
2023년 11월 30일부터 12월 12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있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이 총회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있기를 기대하시면서 그보다 앞선 10월 4일에 「하느님을 찬미하여라」를 반포, 여론을 환기하셨던 것입니다. 특히 제5장을 총회 관련 내용으로 할애하셨습니다. 가장 중요한 내용은 총회에서 “효율적이고, 강제적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