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 회의 생태환경위 2024 사순시기 강론 자료 1.2.3.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4-02-24 21:23:01    조회 : 12회    댓글: 0

[첨부1] 2024년 사순 시기 강론 자료 1 


정의와 회개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창세 3,19) 이제 우리 교회는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사순 시기를 시작합니다. 재를 머리에 얹 는 예식을 통해,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존재라는 사실을 새김으로써, 참회와 보속으 로 부활하실 예수님과의 만남을 준비합니다. 부활을 기대하는 기쁨의 때 사순 시기에 가식 과 탐욕으로 생기 잃은 고목과도 같은 세상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변’이라기 보다 우리 모두의 잘못된 삶의 방식이 만들어낸 결과임이 확신으로 바뀌고 있는 요즘, 더 이상 남의 일이 아 닌 나의 일임을 체감합니다.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라는 말은 옛말이 되었고, 모든 것의 경 계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자연의 순환에 기대어 살아가는 농어민들에게는 심각한 수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 세상의 형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코린1 7,31)에 본질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라는 사도 바오로의 경고가 더욱 섬뜩하게 다가옵니다. 지난 2023년 전 세계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자 수는 약 17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2022년 대비 70%가 증가한 수치로, 폭염과 홍수가 그 주요 원인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UNDRR 유엔 재해 위험 감소 사무국 보고서 참조). 사망자뿐만 아니라 피해자들도 약 1억 명에 달하며 경제적 손실 역시 약 2,000억 달러(한화 270조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ICRC 국제 적십자 위원회 추산). ‘경제적 부’만이 최고의 가치라 여기며 환경을 희생시켜 왔지만 둘 다 잃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아이러니 합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교종 프란치스코는 “인간의 삶과 활동을 이해하는 특정한 방식이 왜 곡되어 현실을 파괴하는 지경”(찬미받으소서 101항)에 이르렀다고 언급하며, 우리들의 빗나 간 삶의 태도를 성찰해 볼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성찰 없는 현대 문명의 이기’1)가 지 닌 파괴적인 힘이 공동의 집인 우리 지구에 돌이키기 힘든 재앙을 몰고 왔다는 사실을 냉 철하게 지적한 것입니다. 이러한 교종의 지적을 가슴에 새기며,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보시니 참 좋았던(창세 1,31) 본래의 모습을, 하느님을 닮아 생겨난 존재로서의 품위를 여전히 지니고 있는가? 지배하라(창세 1,28)는 명령에 따라 지배자로 있는가? 아니면, 일구 고 돌보는(창세 2,15) 이로 있는가?’(찬미받으소서 67항 참조) 스스로에게 던지는 이 질문 들은 우리들을 참으로 불편하게 합니다. 이 불편함은 ‘하느님 모상’으로서의 품위를 내 던 진 채 자신의 안위만을 탐하는 우리 죄에 대한 고백일 것입니다. 이 불편함을 벗어 던져버 1) 과학기술이 인간의 창의성인 동시에 권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 기술주의 패러다임이 현 세계를 장악하 고 있다는 사실, 그릇된 인간 중심주의가 인간 스스로를 대상화 시키고 있다는 사실; 찬미받으소서 102-136 항 참조. 려야만 할 것입니다. 절망적인 현실에 낙담하고 말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동기부여를 통해 희망을 살려가야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단순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느 님 정의’의 관점에서 지금의 생태 위기 상황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에 우리는 밥을 지을 때면 땔감을 직접 구해와 아궁이에 직 접 불을 지피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특정 지역 특정 사람들의 삶을 볼 모로 밥을 짓는 것이 현실입니다. 전기를 만들기 위해 특정 지역에 핵발전소2)를 만들고, 또 그 전기를 도시로 전달하기 위해 고압 송전탑들을 세우면서 수많은 이들의 삶을 병들게 만듭니다. 합당한 비용을 지불한다고 하더라도 과연 정의로운 일인가 반문하게 됩니다. 다 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 결코 합리화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애써 이런 현실을 외 면합니다. 그렇게 불의한 일을 저지릅니다.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도 이러한 불의는 당연한 것처럼 묵인되고 있습니다. 산업화 과정에서, 소위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의 환경파괴가 분명 해 보임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한 고통은 개발도상국이 더 짊어지고 있습니다(찬미받으소서 2항-61항 참조). 이러한 부정의가 빈곤한 이들, 소외된 계층의 삶을 더욱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 고, 서로 책임의 관계에 있는 인간과 자연을 갈라놓는 일을 멈추어야만 합니다. 우리를 돌 보며 지켜 주는 누이며 어머니인 대지가 우리들의 무책임함으로 고통받고 있음을 기억해야 만 합니다(찬미받으소서 1-2항 참조).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창세 3,19)는 말 씀이 피조물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하나로 이어져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 깊숙이 결속되어 있음을 증거할 수 있도록, 우리를 둘러싼 세상과 의 관계에서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생태적 회개가 필요합니다. 우리 신앙인들에게 있어 이는 선택이 아닌 당위의 문제입니다(찬미받으소서 217-218항 참조). 존망의 기로에 선 지 구상의 모든 피조물들을 위해, 곧 나 자신을 위해, 삶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결단을 내림으로써 공동선을 실현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우리의 죄를 대신해 겪으신 예수 그리스도 의 고난과 희생에 하나 되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렇게 회개를 통해 우리는 정의로운 존재 로 거듭날 것입니다. 2) 현재 부산 기장군, 울주군, 경주시, 영광군, 울진군 지역에 25기 운전 중, 1기 상업용운전허가, 2기 신규 건 설중.


2024년 사순 시기 강론 자료 2 

생태적 회심으로 거듭난 사랑의 실천(희망의 십자가 수용)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습니다’라는 말은 인간관계와 자연을 대하는 태도가 연결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람을 돌보는 일과 생태계를 돌보는 일이 분리될 수 없습니다(Querida Amazonia, 42항). 인간을 돌보는 태도를 통해 자연을 돌보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 다. 자연의 주인이요 개발자로 군림하는 인간에 의해 생태계는 파괴되고 수많은 이들이 아 픔을 겪고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런 형제의 고통스런 신음 소리를 듣고, 파괴된 생태계를 마음 아프게 바라보며, ‘생태적 회심’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생태적 회심이란 잃어버린 친교를 깨닫고, 훼손된 관계를 복구하고 화해하려는 노력 이며, 근본적으로 다시 사랑하는 것입니다. 늘 사랑이 먼저 있었습니다. 우리가 생명을 얻 고, 오늘을 살아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사랑과 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버이가 있었고, 벗이 있었으며, 소출을 일구는 농부와 부지런히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대자연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자신을 선물로 내어주며, 생명 공동체를 이루고 있음을 깨달 아야 합니다. 교회는 이 아름다운 생태적 친교에 “하느님 찬미받으소서”라고 노래하며, 관 계의 파괴자가 아닌 관계의 보호자로서의 인간 소명을 일깨워 줍니다. 여전히 우리가 쌓아온 재화가 공동선을 지향하지 않고, 오직 개인의 이익과 욕망을 채우는 도구로 사유화되는 것을 봅니다. 그로 인해 커져가는 빈부격차와 거대 자본의 힘 앞에 파괴되어가는 생태계를 보며, 우리는 절망과 무력감을 경험합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이웃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내어주는 구체적인 사랑의 실천이 필요합니다. 무력함과 절망 은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 앞에서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될 뿐입니다. 십자가의 죽음이 거 룩하고 아름다운 이유는 절망을 넘어서는 사랑을 보여주며, 어쩔 수 없었던 그동안의 죄와 화해하고 용서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합리성과 세련됨에 감추어진 깊은 상처와 아픔 을 바라보고, 몸을 일으켜 다가가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며,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 랍니다. 평화와 상생이라는 가치 속에 아파하는 이를 위해 다가가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자 신을 선물로 내어주는 실천적 사랑의 노력이 더해져, 새로운 생명과 미래를 위한 희망의 빛을 밝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생태적 회심과 십자가를 지는 사랑의 실천이 우리의 소외 와 무력함과 절망감을 씻어낼 수 있기를, 생태계의 아픔과 무너짐을 어루만질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해 봅니다. 


2024년 사순 시기 강론 자료 3 


기후위기 시대의 생태적 회개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체결을 통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 전 대비 1.5℃ 이내로 제한하는 목표를 설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약속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 았습니다. 오히려 화석연료 사용은 증가하였고, 당연히 온실가스도 증가하였습니다. 유엔의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구 온도는 3℃ 상승할 상황을 향해”가고 있다며, "작 년(2023년)이 기록상 가장 더운 해였지만 (이대로면) 미래에는 가장 멋진 해 중 하나로 기 억될 지경"이라고 경고했습니다(2024 다보스포럼). 2023년 12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28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8)에 서는 결국 화석연료의 영구적인 퇴출을 결의하지 못했습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산유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을 제외한 상당수 국가의 반대로 화석연료의 단계적 사용 중단에 미치 지 못한 탈화석연료 ‘전환’이라는 소극적인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COP28을 앞두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교황 권고 「하느님을 찬미하여라(Laudate Deum)」를 통해 실효적인 방안과 실제적인 검증, 그리고 국제사회의 구속력 있는 조치가 합의되어야 함을 촉구하셨습니다. 기후 위기의 중대한 위협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면서 도 각국의 국내 정치, 경제, 사회의 벽 때문에 실질적인 변화를 이루어내지 못하는 현재의 세계적인 현실에 안타까워하는 호소였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COP28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량의 3배 확대에 동 의하였습니다. 우리나라도 이 제안에 합의하는 서명을 하였습니다. 비용상의 문제를 들어 화석연료 등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지만,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로의 전환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입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024년 다보스포럼의 토론 세 션 '기후와 자연'에서 "세계 각국이 지출하는 화석연료 보조금 중 연간 약 7조 달러(9천425 조여원)를 기후변화 대응 자금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하였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서는 교황 권고 「하느님을 찬미하여라(Laudate Deum)」를 통해 비용 때문에 재생에너지로 의 전환을 미루면 오히려 감당할 수 없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 우리는 지난 300만 년 기간 중 가장 많은 수치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지닌 생태계에서 살고 있습니다. 절제되지 않는 소비 생활과 이를 뒷받침해 온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이 그 원인입니다. 그 결과 기후가 변하고, 극단적인 기상 현상으로 수많은 이들이 조상 때부터 살아온 터전을 떠나 떠도는 난민으로 전락하였습니다. 지금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2050년 에는 10억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2060-2070년이 되면 지구 상에 식용작물이 멸종될 것이라는 예측은 인류와 생태계의 멸절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알려 줍니다. 기후위기는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지구 반대편의 가난한 이웃들이 피해 를 입고 있습니다. 북반구의 산업화된 국가들이 배출한 온실가스 때문에 농업과 어업을 기 반으로 하는 가난한 나라들이 피해를 가장 먼저 입고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농어민들과 취약 계층의 피해가 이미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기후위기는 공정과 정의의 문제라고 우리 가톨릭 교회는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속적으로 전 지구적 인 시민들의 인식 전환과 삶의 방식의 대변화가 이뤄져야 함을 강조하십니다. 가톨릭 교회 가 ‘생태적 회개’를 촉구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보다 돈(노동력)을 우선했던 이집트에서의 고통을 하느님께 호소 하였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느님께서 하신 응답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이었습 니다. 돈(비용)을 우선하는 권력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을 최우선하는 가치로 여기는 세상으로 나아간 것입니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생태적 회개’가 요청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생태적 회개’ 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하느님께서 태초부터 만드신 올바른 질서로 돌아감을 의미합니다. 그러기에 책임있는 응답과 행동이 요청됩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올바른 정책과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 리고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산업계의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런 전환을 이끌기 위해서 시민들과 종교가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어야 함을 프란치스 코 교황님께서는 일깨워 주십니다. 교황님께서는 쉽지는 않지만, 개개인이 가정에서부터 실 천하는 변화의 움직임이 생명 중심의 새로운 문화를 성장시키고, 이것이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신앙인과 선한 시민들의 행동을 촉구하십니다. 인류의 구원을 위해 40일 동안 악마의 유혹을 이겨내시며 우리에게 구원의 길을 알려 주시고, 십자가를 통해 구원의 문을 열어주신 주님의 사랑을 확인하는 이 사순 시기에 우 리 신앙인들이 선택할 길은 ‘생태적 회개’를 통한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이루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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