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 해를 맞으며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1-12-30 18:44:28    조회 : 185회    댓글: 0


강대원 신부·천주교 대전교구청 홍보국장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될 때마다 새로운 각오를 통해 지난해와는 다르게 살고자 마음을 먹는다. 우리 각자의 소망들이 이루어지는 새해,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의 삶을 축복해 주시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그런데 우리의 소망과는 참 다르게 2022년은 지난 두 해와 별반 차이가 없을 것 같아 보인다. 전염병이 시작되었을 때 속수무책으로 지내며 치료제와 백신이 나오기를 기다렸고, 백신이 나왔을 때는 재빨리 일상을 회복할 줄 알았다. 그렇게 2년여를 인고의 시간 안에서 기다렸지만, 현실은 별반 나아진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또 똑같은 한 해, 전염병에 시달리며 고통과 아픔을 인내해야 하는 똑같은 시간처럼 느껴질 것 같다. 하지만 2022년은 2021년과 2020년과는 다르다. 왜냐하면 지난 두 해 안에서 이루어진 우리의 노력들과 아픔들이 녹아있는 새로운 시간이기 때문이다.

지난 2년이라는 시간은 다 함께 노력해온 시간이다. 그 안에서 고통을 많이 받은 사람들도 있고 적게 받은 사람들도 있지만, 그 어려움의 시간에서 제외된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다.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온 시간이기에 2022년은 우리에게 다를 수 밖에 없다. 아니 달라야 한다. 희망적인 일들이 많아야 하고 우리가 함께 기쁘게 살 수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은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다. 바로 나부터, 우리 가정부터, 우리 직장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함께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진다.

가톨릭교회에서 가르치는 하느님의 현존형태는 과거형이나 미래형이 아니다. 현재형, 다시 말해 과거의 시간 속에서 나와 만나는 하느님이 아니고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지의 시간 안에서 나를 만나는 분이 아니다. 지금이라는 현재의 시간 안에서 나와 만나시는 분이다.그렇기에 현재라는 시간 안에서 하느님이라는 존재를 만나야 하는 것이고 그럴 수 밖에 없다. 지금이라는 시간이 나를 존재케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이라는 시간을 살고 있는 나는 과거의 영광 속에 빠져 있거나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장밋빛으로 그리며 살아서는 안된다. 바꾸어 이야기 한다면, 지금 우리에게 새로이 다가온 2022년이라는 시간을 지금 내가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두 해의 시간과 다르게 만들 수 있는 시간은 지금 밖에 없는 것이고 그 안에서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주체는 바로 나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지금 시작된 한 해는 과거의 시간과 전혀 다른 시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새롭게 시작된 한 해, 상황은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 상황을 맞이한 나는 다른 사람이다. 과거의 시간 안에 머물고 있지 않는 한 나는 새로운 존재이며 이 시간을 새롭게 바꾸어 나갈 수 있다. 누구에게나 아픔의 시간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 아픔은 나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고 나의 성장을 멈출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그 선택은 지금의 내가 하는 것이다. 훌훌 털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해 보았으면 좋겠다. 많은 종교인들이 우리를 위해, 우리 사회를 위해, 우리 인류를 위해 기도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다.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고 있다.' 이 말을 잊지 않고 새롭게 살아가려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분명 2022년은 새로운 전환점이 되고 이전까지 맞아보지 못했던 새 삶의 기원이 될 것이라 믿는다. 강대원 신부·천주교 대전교구청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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