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에 맞서며 겪는 쓰라림 / 로버트 미켄스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1-11-21 20:34:49    조회 : 3회    댓글: 0

[글로벌 칼럼] (91) 역경에 맞서며 겪는 쓰라림 / 로버트 미켄스

발행일2021-11-21 [제3270호, 7면]

누군가 무정하게 죽는 것을 보는 일만큼 슬픈 일은 없다. 지난 11월 첫 주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주교들의 죽음을 기억하며 이렇게 언급했다. “신랄하게 비난하며 매사에 실망하며 새로운 것에 비관적인 마음으로 노년에 접어드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교황은 로마에 살고 있는 추기경들과 교황청 주교들이 참례한 가운데 11월 4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지난해 선종한 추기경 17명과 주교 174명을 위한 위령미사를 봉헌했다. 교황은 “주교들 중 일부는 코로나19로 고통을 겪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교황의 강론은 ‘신앙의 스승’ 주교들을 비롯해 우리 모두 죽음이라는 마지막 순간 맞닥뜨리는 영적 본질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교황은 이날 삶에서 겪는 여러 어려운 문제 중 성급함과 낙담, 슬픔, 공격성, 과도한 불만, 하느님에 대한 희망 상실, 역경 등을 언급했다. 교황은 “삶에서 겪는 여러 어려운 문제를 직면했을 때 인내를 갖고 차분해지기는 쉽지 않다”면서 “그럴 때 우리는 쉽게 짜증을 내며 낙담에 빠진다”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우리는 쉽게 비관주의에 빠지게 되며 체념하고, 모든 것을 어둡게 보며 불신에 빠져 불평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러한 삶의 역경에 대처하는 처방으로 인내를 꼽았다. 그는 “호된 시련을 통해 우리는 내적으로 변모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우리가 온화한 마음과 믿음직한 인내심으로 침묵 속에서 기다리는 법을 배우도록 이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우리가 바닥을 찍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결정적인 전환점을 제시해 줄 때라야 이것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이 전환점은 모든 문제가 사라져야 오는 것이 아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이 위기를 통해 우리가 내적으로 정화되는 신비스러운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게 바로 파스카를 경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스카의 경험은 고통스럽지만 어둠 속에서 우리에게 다시 빛을 비추는 영적 탄생으로, 우리는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교황은 질병과 나이듦, 죽음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역경’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우리뿐만 아니라 교황 자신도 개인과 공동체의 삶 안에서 역경과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이 거대하고 가지각색인 가톨릭교회 공동체 안에서 우리가 겪는 역경 중 하나는 바로 교회 내 균열과 쓰라린 분열이다. 그리고 우리는 인내하거나 같은 신앙을 가진 형제자매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이에 대응해 왔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격렬한 어조로 반박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신랄한 비난은 교황이나 반대편 상대방을 향한다. 이들은 교회가 너무 빠르게 변한다거나 혹은 너무 변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너무 전통적이라거나 전통적이지 않다고 비난한다. 상대방을 비난하는 이유는 많다. 교회 내 비난하는 문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이렇게 서로 분열되어 싸우는 공동체에는 아무도 들어오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황은 이날 미사에서 “서로 다른 눈으로 역경을 바라보는 은총을 구할 것”을 요청했다. “주님께 우리가 온화한 마음과 믿음직한 인내심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달라고 기도하자”면서 “소리지르고 소음을 일으키며 서로를 신랄하게 비난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더 나은 응답 방법을 제시했다.

“우리 각자는 삶 안에서 신앙을 증거하는 삶이 필요하며, 이는 유순하게 희망을 갖고 구원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로버트 미켄스 (라 크루아 인터내셔널 편집장)
‘라 크루아 인터내셔널’(La Croix International) 편집장이며, 1986년부터 로마에 거주하고 있다.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11년 동안 바티칸라디오에서 근무했다. 런던 소재 가톨릭 주간지 ‘더 태블릿’에서도 10년간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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