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은지금] 교황 "교회가 겪는 위기는 생명력의 표징"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1-08-11 17:08:09    조회 : 259회    댓글: 0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근영 / 바티칸뉴스 번역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교황의 말씀과 행보, 그리고 교황청의 동향을 살펴보는 코너죠.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와 함께하는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바티칸뉴스 김근영 가비노입니다.


▷ 8월 교황의 기도지향 영상 메시지가 나왔군요.

▶ 8월 기도지향은 교회의 쇄신을 위한 기도입니다. 교황님은 교회가 현재 겪고 있는 위기가 언제나 생명력의 표징이라고 강조하시면서 8월 한 달 동안 교회의 소명에 대해 기도하자고 초대하셨습니다. 이번 영상 메시지에는 특별히 ‘순례하는 교회’라는 제목이 별도로 붙기도 했는데요. 교황님은 먼저 교회의 소명이란 복음 선포이지 개종 강요가 아니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아울러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하느님의 뜻을 식별하고 성령께서 이끄시는 변화에 나섬으로써 교회를 새롭게 할 수 있다고 설명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우리가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우리 자신의 쇄신을 통해 교회를 쇄신하자고 초대하셨는데요. 또한 교회는 항상 시련과 위기를 겪는다는 걸 기억하자면서, 왜냐하면 교회가 살아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살아있는 것들은 위기를 겪지만, 죽은 것들은 위기를 겪지 않는다는 설명인데요. 성령께 우리를 내어맡기면서 교회가 복음의 빛으로 쇄신될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초대하시며 메시지를 마무리하셨습니다.


▷ 교황께서는 7월 여름휴가 겸 수술 후 회복기를 마치고 지난주부터 수요 일반알현을 재개하셨는데요. 교황께선 일반알현에서 교리교육을 진행하고 계시죠. 그동안 무슨 주제로 교리교육을 진행하셨는지 간략히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합니다.

▶ 교황청 공식 누리집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약 8년 반에 이르는 직무 기간 동안 일반알현을 365회 열었습니다. 지금까지 17가지의 주제별 교리교육이 열렸는데요. 첫 번째 주제는 신앙의 해를 위해 사도신경에 관한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님의 성찰을 이어갔습니다(25회). 이후의 주제를 나열해보면요, △성사(9회) △성령의 선물(7회) △교회(15회) △가정(36회) △자비의 특별 희년을 맞아 ‘자비(49회)’가 있었고요, △그리스도인의 희망(38회) △거룩한 미사(15회) △세례성사(6회) △견진성사(3회) △십계명(17회) △주님의 기도(16회) △사도행전(20회) △참행복(9회) △기도(38회)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의 주제에 할애된 ‘세상 치유(9회)’ 등이 있었습니다. 이밖에도 특별 전례 시기나 사도적 순방과 같은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한 일반알현도 있었습니다.


▷ 지난주 교리교육 내용으로 들어가 보죠.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 대해 교리교육을 진행하고 계신데, 이번이 세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무슨 말씀을 하셨나요.

▶ 교황님은 지난 4일 산 다마소 안뜰이 아니라 코로나가 창궐하기 이전처럼 바오로 6세 홀에서 일반알현을 진행하셨습니다. 이날 주제는 ‘복음은 하나’였는데요. 갈라티아서는 모세의 율법인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새 설교자들의 말을 따라가려는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바오로 사도가 다소 가혹할 정도로 권고하는 말씀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교황님은 여러 가지 복음이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복음만 있다면서, 비록 선한 의도라 하더라도 할례를 받아야 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문제처럼 일종의 ‘미로’나 ‘미궁’에 빠졌을 때는 그 자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식별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는데요. 아울러 오늘날에도 복음 전체를 일종의 신심운동 차원으로 축소하는 움직임이 존재한다면서, 비록 그러한 것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때로는 참되고 고유한 영성으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있긴 하지만, 그것은 신심운동 창립자들의 복음일 뿐이며, 결국에는 뿌리가 깊지 않아 결실을 맺지 못한다고 지적하셨습니다. 교황님은 믿음으로 자유로워지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하나인 복음이란 흥정하거나 타협하거나 절충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간단히 말해, 이 점에서 바오로 사도는 타협의 여지를 남기지 않습니다. 타협할 수 없는 것입니다. 복음의 진리에는 타협이 없습니다. 복음을 선포된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복음이 아닌 다른 것을 받아들이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여러분은 복음과 타협할 수 없습니다. 절충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예수님에 대한 믿음은 흥정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닙니다. 복음은 구원이며, 만남이며, 구속(救贖, Redenzione)입니다. 복음은 저렴하게 판매할 수 없습니다.”


▷ 지난 4일은 ‘본당 신부의 수호성인’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기념일이었는데요. 기념일을 맞아 교황께서 특별한 당부의 말씀을 하셨다고요.

▶ 지난 4일 교황님은 수요 일반알현 교리교육을 마치신 다음, 포르투갈어와 프랑스어권 신자들에게 인사하시면서 특별한 기도를 당부하셨는데요. 바로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성인의 모범에서 영감을 받아 구원의 복음을 전파하는 데 사제들이 삶을 바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는 당부 말씀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각각의 본당 신부들과 모든 사제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권고하셨습니다. 특별히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재임기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요한 마리아 비안네 성인을 기억하셨는데요. 지난 2019년 8월에는 성인의 선종 160주년을 맞아 전 세계 사제들에게 장문의 서한을 보내시면서 형제 사제들과의 친밀감을 표하신 바 있습니다.


▷ 지난 4일은 또한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의 폭발사고 1주기였는데요. 교황께서 이에 관해 특별한 말씀을 하셨다고요.

▶ 교황님은 지난 4일 일반알현의 말미에서, 정확히 1년 전 베이루트 항구에서 끔찍한 폭발사고가 일어났다는 점을 회상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지난 7월 1일 바티칸에서 레바논의 평화를 위한 기도와 성찰의 날을 보내시기도 했는데요. 이날 교황님은 동방가톨릭 그리고 동방정교회 총대주교들과 함께 ‘콘페시오 디 산 피에트로’라 불리는 성 베드로 사도의 무덤을 참배하고 함께 기도하신 바가 있습니다. 이날 기도와 모임 내용은 모두 비공개로 진행됐는데요.

하지만 지난 4일 일반알현에서 교황님은 이날 무슨 기도를 바치셨는지 밝히셨습니다. “그리스도교 종교 지도자들과 함께 레바논 국민들의 희망과 열망, 좌절과 피로에 귀를 기울이며 하느님께 이 어려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희망의 빛을 간구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울러 교황님은 국제사회에 레바논을 위한 도움을 호소하시면서, 말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으로 도와주라고 청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레바논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하시면서, 레바논이 형제애의 메시지이자 중동 전체를 위한 평화의 메시지가 되도록 기도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교황님의 순방지가 레바논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베이루트 항구 폭발사고 1주기가 되던 지난 4일에는 사고의 진실을 밝히라며 현장에서 시위도 벌어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미사도 봉헌됐다는 소식이 있군요.

▶ 마로니트 동방 가톨릭교회 안티오키아 총대주교인 베차라 라이 추기경이 지난 4일 베이루트에서 미사를 거행했습니다. 라이 추기경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여러 가지 소음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는데요. 라이 추기경은 이날 교황님의 말씀을 전하는 한편, 광장에 모인 신자들을 대상으로 특별한 요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바로 ‘진실과 정의’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베이루트 항구에서 발생한 일의 진실이 레바논의 온 국민들에게 밝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아울러 전 세계 여러 나라에게 레바논을 구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아울러 레바논 정치인들을 향해 도덕적 의식이 훼손되지 않는다면 베이루트는 큰 문제없이 재건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메주고리예 국제 젊은이 기도 축제가 열렸는데요. 교황께서 축제 참가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셨다면서요.

▶ 교황님은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열리는 연례 기도모임인 메주고리예 국제 젊은이 축제, 일명 믈라디페스트(Mladifest)에 참가한 젊은이들에게 메시지를 보내셨습니다. 이번 주제는 부자 청년의 물음, 곧 ‘제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슨 선한 일을 해야 합니까?’였는데요. 교황님은 부자 청년에게 제안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도 적용된다면서, 우리의 마음이 재물로 가득 차면 주님과 이웃은 단지 ‘물건’이 될 뿐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의 ‘나를 따라라’라는 초대는 단순히 예수님을 겉으로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은 데서’ 주님께 순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끝으로 예수님께 ‘묶여’ 그분과 함께 걸으며 참행복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재물에서 ‘풀려나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 지난주는 연중 제19주일이었는데요. 이날 교황께선 삼종기도에서 무슨 말씀을 하셨습니까.

▶ 교황님은 지난 8일 연중 제19주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우리 삶의 모든 것에 관심을 두시는 하느님께서 우리와 내밀한 관계를 맺으려 하신다면서, 이런 까닭에 예수님께서 빵이 되신 것은 매우 중요하고 또 매일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이 세상 그 누구도, 비록 우리가 다른 사람을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그를 위해 스스로 음식이 되는 사람은 없다면서,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렇게 행하셨고 지금도 행하시고 계신다고 설명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생명의 빵이라는 의미를 풀이하시면서, 우리말로는 ‘밥’의 의미에 가까운데요. 쉬운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밥이신 주님께서는 반찬으로 밀려나는 것, 소홀하게 취급되거나 한쪽으로 내팽개쳐지는 것, 우리가 필요할 때만 당신을 부르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아울러 하루에 최소한 1번이라도 식구들과 함께 저녁에 함께 밥을 먹도록 하고, 그때 예수님을 초대해서 ‘제집 같은 편안한’ 방식으로 기도하자고 권고하셨습니다. 교황님이 풀이하신 생명의 빵의 의미를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우리는 살기 위해 빵이 필요합니다. 굶주린 사람은 고상하고 값비싼 음식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빵을 요구합니다. 일자리가 없는 사람은 높은 임금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고용의 “빵”을 요구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빵으로, 곧 일상생활에 본질적으로 필요한 빵으로 드러내십니다. 그분 없이는 만사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빵들 중 ‘하나’인 빵이 아니라, ‘유일한’ 생명의 빵이십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그분 없이 우리는, 산다기보다 그럭저럭 살아갈 뿐입니다. 왜냐하면 오직 그분만이 우리 영혼을 기르시기 때문입니다. 오직 그분만이 우리 혼자 힘으로 이겨내지 못하는 악에서 우리를 용서하십니다. 모두가 우리를 실망시키더라도 오직 그분만이 우리가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 주십니다. 오직 그분만이 우리가 찾고 있는 평화를 마음에 주십니다. 지상의 삶이 끝날 때 오직 그분만이 영원한 생명을 주십니다. 그분께서 생명의 본질적인 빵이십니다.”


▷ 네. 교황의 말씀과 행보, 그리고 교황청의 동향을 살펴보는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cpbc 김원철 기자(wckim@cpbc.co.kr) | 입력 : 2021-08-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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