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연결] 교황 "지구의 절규"…文대통령 "온실가스 40% 이상 감축"
▲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COP26에 참석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이기상의 뉴스공감>
○ 진행 : 이기상 앵커
○ 출연 : 맹현균 기자
기후위기에 따른 재앙을 막기 위해 전세계가 함께 고심하는 시간이죠.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소식부터 전해드립니다. 현장 연결하겠습니다.
맹현균 기자! (네. 영국 프레스센터입니다.)
▷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막했죠?
▶ 그렇습니다. 어제부터 각국 정상들은 공동의 집 지구를 살리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먼저 기후변화협약에 대해 간략히 설명드리면, 29년 전인 1992년 5월 지구 온난화를 막자며 세계 각국이 체결한 협약이 기후변화협약입니다. 1995년 처음으로 당사국 총회가 열렸고요. 이후 과학자들은 지구 온도를 낮추지 못하면 재앙이 올 거라는 경고를 내놨습니다. 그리고 2015년 지구 온도를 2도 이상 올리지 말자는 내용의 '파리협정'이 채택됐습니다. 이번 글래스고 총회는 파리협정을 이행하기 위한 탄소 감축 세부 계획을 합의하는 자리입니다.
이번 총회의 의장국인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의 발언을 보면 심각성을 느낄 수 있는데요. 존슨 총리는 개막식에서 "인류는 기후변화에 있어 오래전에 남은 시간을 다 썼다"며 "지구종말 시계는 자정 1분 전이며, 우리는 지금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 우리나라는 문재인 대통령이 기조연설에 나섰죠. 어떤 계획을 발표했습니까?
▶ 문 대통령은 세 가지를 약속했고요. 하나를 제안했습니다. 첫 번째 약속 NDC라고 부르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2030년까지 얼만큼 탄소 배출을 줄일 것인가 하는 약속인데요. 문 대통령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40% 이상 감축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사실 가톨릭 교회 입장에서는 성에 차지 않는 목표입니다. 2018년은 탄소 배출을 가장 많이 했던 해거든요. 가장 많을 때 기준 40%는 부족하다는 겁니다. 2018년 기준으로 한다면 50% 이상 감축해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죠. 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장 양기석 신부는 지난달 CPBC 뉴스에서 "이런 식이라면 2050년이 되도 탄소중립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조금 바뀐 문구가 있습니다. 탄소중립위원회는 당초 40%를 감축한다고 발표했거든요. 그런데 어제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40% 이상 감축하겠다고 했습니다. 최대 40%에서 40% 이상도 가능하다 이렇게 해석될 수 있죠. '최소 40%'이냐 '40% 이상'이냐 이건 법적 구속력이 달라지기 떄문에 분명히 의미가 있는 변화입니다. 그러니까 탄소중립위 발표보다 한뼘 정도 더 나아간 약속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다음 약속은 뭔가요?
▶ 산림복원 협력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이 남북한 산림 협력을 통해 한반도 전체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건데요. 환경 회의에서도 북한에 손을 내민 것이죠. 산림 협력은 대북제재가 걸린 경제협력보다 가볍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아 그리고 북한도 총회에 참석했습니다. 최일 주영 북한 대사가 참석했는데요. 자리에 앉아서 문 대통령의 연설을 끝까지 들었고요. 북측에 산림 협력을 제안한 걸 들은 것이죠. 문 대통령이 기조연설이 끝나고 북한 측 자리를 지나쳐 갔는데 북측과 접촉은 없었습니다.
세 번째 약속은 세계 석탄 감축 노력에 동참하겠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2050년까지 모든 석탄 발전을 폐지할 것이고 당장 올해 말까지 두 기를 폐쇄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처음에 하나의 제안도 있다고 말씀드렸죠. 문 대통령은 청년 기후 서밋을 정례화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사실 미래 세대는 기후위기에 따른 고통을 직접 경험할 세대입니다. 문 대통령도 기후위기의 당사자라고 표현했거든요.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가 대표적입니다. 문제 해결에 미래세대의 목소리가 더 많이 포함될 수 있도록 그들의 발언권을 확대하자, 이런 취지로 풀이됩니다.
▷ 우리나라는 국제환경단체로부터 기후 악당이라는 오명을 듣고 있죠. 문 대통령이 작심하고 기조연설을 준비한 것 같지만, 그래도 부족하다는 생각도 사실 듭니다. 그리고 교황청도 참석했죠?
▶ 네. 교황청에서는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참석했습니다. 파롤린 추기경은 오늘 연설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직접 참석하진 못했지만, 그제 주일 삼종기도 후에 COP26을 언급했습니다. "땅의 절규와 가난한 자들의 부르짖음이 들리길 기도합시다. 이번 회의가 미래세대에게 구체적인 희망을 주는 효과적인 해답을 만들어내길 바랍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 순방이 막바지로 향하는 것 같은데, 다음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 문 대통령은 오늘 헝가리로 향합니다. 가장 먼저 2019년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추모공간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영국 프레스센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기후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계획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실천이 가장 중요해 보입니다. 맹현균 기자였습니다.
cpbc 맹현균 기자(maeng@cpbc.co.kr) | 입력 : 2021-11-02 1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