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마 성당 2020. 4월 영적 도서 성서와 인간-4「고통 그 인간적인 것」

작성자 : 글라라    작성일시 : 작성일2020-04-29 22:50:14    조회 : 164회    댓글: 0

세마 성당 2020. 4월 영적 도서 성서와 인간-4고통 그 인간적인 것

지은이 : 송봉모 신부

 

예수회 신부. 로마 성서대학원에서 교수 자격증을 받고, The Catholic University of America에서 신약주석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신약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에 성서와 인간 시리즈, 성서 인물 시리즈, 요한복음 산책시리즈와 미움이 그친 바로 그 순간, 예수-탄생과 어린 시절, 예수-새 시대를 여심, 예수-우리의 발걸음을 아빠 하느님께로, 외국인 노동자와 이주민을 위한 The Lord Calls My Name, Wounds and Forgiveness 등이 있다.


나눔의 글

 

이 책은 고통을 받아들이고 이겨나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주며, 고통을 안고 있거나 고통받고 있는 가족이나 이웃에게 용기와 힘을 주고픈 모든 분께 권하는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고통을 통해 참 평화에 이르는 새로운 길을 송봉모 신부님은 사랑가득한 언어로 제시하고 계십니다.

<공자의 인간관과 그리스도의 인간관 >이라는 주제로 김수환 추기경님과 도올 선생님의 특별대담(2001428, KBS)에서 김수환 추기경님 또한 이 책에서 고통에 관한 감동적인 실례를 이 책에서 언급하실 만큼 생생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고통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무덤에 누워 있는 이들이 아닌 한 누구나 고통거리를 가슴에 안고 살아갑니다. 다만 고통거리에 압도되어 살아가느냐, 나름대로 고통거리를 해결해 가면서 마음의 평화를 누리며 살아가느냐 하는 것만이 다를 뿐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고통에 사로잡혀서 힘겹게 살아간다면 좀 더 다른 행동 양식, 문제를 대면하고 의미 있는 생을 살아가게 해주는 행동을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며, 우리는 짧고 소중한 인생 여정에서 육체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고통을 겪을 때마다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보아야 합니다.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이 고통은 나를 성숙시키고 단련시키고 있는가? 아니면 나를 비참하게 만들고 무기력한 사람으로 만드는가?"

"고통은 받아들이는 것이다. 고통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고통 안에서 쉴 수 있게 된다. 고통을 받아들일 때 고통스런 상황은 그대로 존재하지만 평화의 자리가 마련되는 것이다 ······. 우리가 고통을 받아들일 때, 고통 한복판에서도 평화를 누리게 된다. 어려운 삶 속에서도 희망을 갖게 된다. 하지만 고통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우리는 절망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고통은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 본문에서-

 

 

 

머리말

 

고통스런 것은 인간적이다.’라는 말이 있다. 인간이기에 언젠가는 스러져야 할 무상한 인간이기에 고통스런 것은 인간적이라는 말이겠다.

 

인생은 기껏해야 칠십 년 근력이 좋아야 팔십 년, 그나마 거의가 고생과 슬픔이오니 덧없이 지나가고, 우리는 나는 듯이 가버리고 마나이다.”(시편 89,10)라는 시편의 말씀처럼 고통스런 것은 인간적인 것인 만큼 삶의 여정을 얘기할 때 고통을 빼놓을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고통에 대한 이해를 넓혀보고자 한다. 그 누구보다도 인간 삶의 다양한 모습을 깊이 이해하였던 칼릴 지브란은 다음과 같은 시를 썼다.

 

그대들의 고통이란

그대들 이해력의 껍질이 깨어지는 것,

과일의 씨앗도 햇빛을 쐬려면

부서져야 하듯이

그대들도 고통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되리

 

고통은 인생의 깊이를 더해주고 성숙으로 이끌어 주는가 하면, 인생살이를 더욱 어둡고 비참하게 만들기도 한다. 고통이 언제나 우리를 단련시켜 주는 것만은 아니다. 시련에 대한 우리 자세에 따라서 단련이 될 수도 있고 우리 생을 파괴시켜 버릴 수도 있다. 마치 옹기가마의 불이 옹기를 만들 수도 있고, 숯덩이처럼 태워버릴 수도 있듯이. 도스토예프스키는 내가 두려워하는 것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내가 내 고통에 맞갖지 못하게 행위할까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 세상에서 고통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무덤에 누워 있는 이들이 아닌 한 누구나 고통거리를 가슴에 안고 살아간다. 다만 고통거리에 압도되어 살아가느냐, 나름대로 고통거리를 해결해 가면서 마음의 평화를 누리며 살아가느냐 하는 것만이 다를 뿐이다.

 

1

 

고통에 대한 이해

 

 

왜 고통이 ?

 

자연세계는 언제나 폭풍(storm)을 몰고 온다. 아무리 기상변화가 심하지 않은 고장이라 하더라도 폭풍은 계절의 변화와 함께 우리를 찾아온다. 겨울이 되면 눈보라(snowstorm)가 있고, 여름이 되면 비바람치는 폭풍(rainstorm)이나 우박이 동반된 폭풍(hailstorm)이 있다. 이렇게 여러 가지 폭풍이 존재하듯이 우리 삶에도 폭풍이 있으니 곧 삶의 풍파들이다.

 

이러한 삶의 풍파들이 밀려왔을 때 우리는 어김없이 ? 어째서?”라는 물음을 던진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어째서 하느님은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시는가?”, “왜 하느님은 적절하고 필요한 때에 개입하시지 않는가?”

 

특별히 신앙생활을 해오면서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아니 하느님은 사랑뿐이시다.’라는 것을 믿었던 사람은 ?”라는 질문과 내가 무엇을 잘못했길래?”란 질문을 더 하게 된다.

 

고통 앞에서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내가 무엇을 잘못했길래?”라고 하는 것은 하나같이 내가 고통의 희생물이 되었다고 여겨 나오는 말이다. 성서의 인물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도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내가 무엇을 잘못했길래?”를 외친다. 성서 안에서 고통의 인물로 뽑히는 이는 단연 욥이다. 의인으로 살다가 갑작스레 재앙을 만나 자녀들과 재산을 다 잃어버리고 자신은 심한 피부병으로 고생하게 된 그는 분노에 차 하느님께 외친다. 어찌하여 고달픈 자에게 빛을 주시며 괴로운 자에게 생명을 주시는가?”(3,20).

 

도대체 고통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 세상을 고해苦海라고 부르고, 인간에겐 백팔번뇌가 있다고 말하는 불가佛家에서는 고통의 원인을 무엇으로 보고 있을까? 불교의 진리에 따르면, 고통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이 세상의 진리이다. 생로병사,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지 못하는 것,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함께해야 하는 것, 생의 모든 것이 고이다. 간단히 말해서 인간 몸뚱이 그 자체, 인간을 구성하는 오온五蘊 자체가 고이다. 인생은 무상하기에 그러하다. 그러면 성서에서 말하는 고통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제 성서의 인물들이 고통과 씨름하면서 나름대로 사색하여 내어놓은 고통의 다섯 가지 원인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성서에서 본 고통의 원인들

 

1. 고통의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가 지은 죄와 그릇된 행위들이다. 아담과 하와가 뱀의 유혹에 넘어가 선악과를 따먹었을 때 하느님께서는 네가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저주를 받을 것이다.”라고 하셨다. 이 관점에서 보면 고통의 원인은 네가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이다. 창세기 3장 본문을 자세히 보자. 하느님께선 여자와 남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너는 아기를 낳을 때 몹시 고생하리라. 고생하지 않고는 아기를 낳지 못하리라. 남편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싶겠지만 도리어 남편의 손아귀에 들리라.”(창세 3,16)

너는 아내의 말에 넘어가 따먹지 말라고 내가 일찍이 일러둔 나무 열매를 따먹었으니 땅 또한 너 때문에 저주를 받으리라. 너는 죽도록 고생해야 먹고 살리라. 들에서 나는 곡식을 먹어야 할 터인데, 땅은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내리라. 너는 흙에서 난 몸이니 흙으로 돌아가기까지 이마에 땀을 흘려야 낟알을 얻어먹으리라.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창세 3,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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